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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이야기167

자라풀(Hydrocharis dubia) 이야기 자라풀은 못이나 도랑 등 얕은 물에서 자라는 자라풀과의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자라풀과(Hydrocharitaceae)는 나사말과라고도 하는 수생식물로 한국에는 자라풀, 올챙이자리, 나사말, 검정말, 물질경이 등 5속 5종이 있다. 자라풀이란 이름이 재미 있다. 습지식물에는 습지에 사는 동물 이름을 따 붙인 이름이 많다. 개구리자리, 개구리미나리, 미꾸리낚시, 붕어마름 등등... 둥근 잎이 자라의 등 모양을 닮았을 뿐더러 미끈하고 윤기가 나는 모습이 자라를 연상하여 자라풀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한자명으로 '수별(水鱉)'이라고 하는데 '물자라'란 뜻이다. 그런데 영명은 frogbit이니 서양인들은 자라가 아니라 개구리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잎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수련을 닮아서 '수련아재비'라.. 2010. 11. 10.
활나물(Crotalaria sessiliflora) 이야기, 활나물 꽃과 열매 구부러졌다 활나물이요 펄럭펄럭 나비나물 이 나물 저 나물 바삐 펴서 채광우리를 채와가지구 해지기 전에만 집에 가자. - 끔대끔대 끔대끔 놀아라, 끔대끔대 끔대끔 놀아라. 서도민요에 '나물타령(끔대타령)'이 있다. 후렴구가 달려 있고 모두 4절로 되어 있는데 위에 소개한 것은 제1절이다. '구부러졌다 활나물' 이라고 하였으니 활나물 모양이 활처럼 휘어져서 생긴 이름일까. 아니면 '낮에도 밤나무, 십리절반 오리나무'라는 '나무 노래'처럼 이름을 언어유희로 지은 노래일까. 활나물의 모양을 보고 활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꽃도, 잎도, 열매도 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흔히 줄기가 활처럼 휘어진다 해서 활나물이라고 설명하지만, 활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이는 길게 펼쳐진 잎과 줄기가 교차되는 .. 2010. 11. 7.
쉬땅나무, 가을에도 꽃이 피었네 10월 초순, 하늘공원 가는 길에서 쉬땅나무 꽃을 만난다. 여름에 피는 꽃이 깊은 가을에 또 피었으니, 철부지 개화가 그지 없이 반갑다. 인간 세상에서는 꽃이 너무 일찍 피거나 (이성에 빨리 눈 뜨거나) 늦게 피게 되면(늙어서도 이성을 밝히면)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이렇게 철부지로 피는 자연의 꽃들을 보면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원래 쉬땅나무는 장마철 전후인 6~7월에 꽃을 피운다. 점차로 뜨거워지는 여름의 초입에서 더위에 맞서는 듯 가지 끝에 하얀 꽃송이들을 무더기무더기 피워올리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여러 개의 줄기가 밑에서 부터 무더기로 자라니 그야말로 순백의 꽃덤불이요 꽃사태다. 줄기에 달린 무성한 푸른 잎들 속에서 가지 끝에 쌀밥처럼 수북히 피워 올린 흰 꽃송이는 탐스럽고 아름답다. 도감.. 2010. 11. 7.
생태계의 천덕꾸러기, 가시박(Sicyos angulatus) 가시박은 북아메리카에서 귀화한 박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박과 식물 중에서는 꽃이 볼품없고 그 열매 또한 작고 가시투성이어서 쓸모가 별로 없는 천덕꾸러기 잡초로 인간의 발길이 뜸한 하천이나 버려진 공터 등을 차지하고 무성하게 자란다. 가시박이 이 땅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20여 년 전부터 안동지방에서 호박이나 오이의 대목으로 생명력이 완성한 가시박을 이용하게 되면서 퍼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 이전부터 귀화한 것을 이용하였을 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 서울 탄천 가시박이 뿌리를 내린 주변 지역은 멍석처럼 줄기를 벋어 주변의 모든 식물들을 질식사시켜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기도 한다. 덩굴 줄기는 4~8미터까지 벋는데 평지와 담장과 나무를 가리지를 않는다. 오각형의 넓은 잎은 무.. 2010. 11. 5.
뽕나무 닮은 잡초, 뽕모시풀(Fatoua villosa) 이야기 가을이 되면 가장 눈에 잘 띄는 잡초 중의 하나가 뽕모시풀이 아닌가 싶습니다. 날씨가 싸늘해지며 많은 한해살이풀들이 풀이 꺾이며 스러진 자리에 뽕모시풀은 푸른 잎을 홀로 자랑하며 자신의 존재를 뽐내고 늦은 꽃을 피웁니다. 숲 가장자리나 들판의 덤불 주변은 물론, 길가의 풀섶.. 2010. 11. 5.
미국실새삼(Cuscuta pentagona) 이야기 실새삼은 메꽃과의 기생식물이다. 기생식물이라 나팔꽃이나 메꽃처럼 넓은 잎도 없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열매를 보면 나팔꽃 열매와 아주 닮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양분을 섭취할 뿌리도 엽록소를 가진 푸른 잎도 없지만 다른 식물에 기생하여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 준다. 새삼류는 처음에 씨앗에서 발아하여 나선형의 덩굴을 만들어 숙주식물에 도달하면 뿌리를 스스로 없애고, 뿌리에 해당하는 흡기(吸器, haustoria)로 숙주식물의 줄기나 체관에 파고들어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성장한다. 미국실새삼은 이 땅에서 1981년 이후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자생 실새삼(Cuscuta australis)이 콩과식물에 주로 기생하는 데 비하여 미국실새삼은 콩과식물이 아닌 식물들에도 광범위하.. 2010. 11. 5.
들풀로 자라는 토종 제라늄, 이질풀(Geranium thunbergii) 이질풀은 전국의 산과 들, 길가 언덕 등에서 흔히 자라는 쥐손이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푸름만 가득한 여름의 산과 들에 선홍빛으로 점점이 피어나는 이질풀꽃의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은 원예종 서양 제라늄에 비교될 수 있을까. '토종 제라늄'이라 불러도 될 이질풀은 꽃의 아름다움에 비해 그리 대접받고 있지 못하고 잡초로 대접받고 았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예로부터 이질에 특효가 있다고 해 이질풀이라고 부르며 잎 모양이 쥐 손바닥과 닮았다고 하여 서장초(鼠掌草)라고도 불렀다. 서장초는 '쥐손이풀'이라는 뜻의 한자명이지만 쥐손이풀은 따로 존재한다. 현초(玄草), 광지풀, 공등, 관근, 개발초, 거십초, 민들이질풀 등 불리는 딴이름이 많기도 하다. 속명 geranium은 '학'을 뜻하는 그리스어 'geranos.. 2010. 11. 5.
흰머리를 검게 하는 잡초, 한련초(Eclipta prostrata) 이야기 한련초(旱蓮草)는 우리 나라 중부 이남의 논이나 개울 등 습기 많은 땅에 흔하게 자라는 국화과의 한해살이 잡초입니다. 국화과라고 하지만 가막살이나 도깨비바늘처럼 꽃이 그리 예쁘지 않습니다. 영명으로는 False Daisy라 하니 서양인들 눈에는 '가짜 데이지'쯤으로 보였나 봅니다. 키는 20~60센티미터쯤 자라는데 환경에 따라서는 땅바닥을 기기도 하고 곧게 서서 자라기도 합니다. 잎은 마주나는데 버들잎처럼 길죽한 모양이며, 잎겨드랑이마다 가지를 치는 성질이 있습니다. 잎과 줄기에 뻣뻣한 털이 나 있습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가지와 줄기 끝에 하나씩 하얀 꽃이 핍니다. 꽃의 크기는 지름 1cm쯤이며 개망초처럼 수십 개의 작은 꽃잎이 하얀 원을 그리며 중앙에 자리잡은 대롱꽃을 둘러섭니다. 꽃이 지고 난 뒤에.. 2010. 11. 5.
족제비 새끼를 살려낸 '신비'의 잡초, 진득찰 이야기 진득찰은 이 땅의 산 가장자리나 밭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봄과 여름에 자라난 잎은 제법 시원스런 모습이라 꽃도 멋지게 피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데, 정작 가을에 피는 꽃은 작고 볼품없어 실망을 안깁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잡초.. 2010. 10. 18.
땅속 꽃줄기에서 피는 양하(Zingiber mioga) 꽃 생강과 같은 식구인 양하 꽃이 피었다. 생강과 닮은, 한 자쯤 되는 길고 무성한 잎새 밑에 꽃줄기가 죽순처럼 땅을 뚫고 올라와 붉은 꽃잎을 수줍게 열었다. 초가을에 다육질의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어 마디부분에서 꽃줄기가 나오며 그 끝이 땅 위로 드러나서 꽃이삭이 달린다. 꽃줄기는 뿌리줄기 끝에서 두 줄로 겹친 비늘 조각 모양의 꽃 턱잎에 싸여 나오는데 손가락 길이 정도이다. ↓ 서을 가락동 양하(蘘荷)는 열대 아시아인 서인도 지방이 원산지인 여러해살이풀이다. 여름에 꽃이 피는 작은 여름양하와 가을에 피는 큰 가을양하가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양애, 또는 양애깐이라 부르며 가을에 별미로 먹는다고 한다. 꽃이 피기 전의 꽃줄기를 식용하고, 봄에는 잎이 피기 전의 어린줄기를 양하죽이라 하여 식용한다. 한방에서는.. 2010. 10. 15.
지리산 고란초, 고란초(Crypsinus hastatus) 이야기 고란초(皐蘭草)는 고란초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산의 그늘진 바위틈이나 낭떠러지 또는 벼랑에 붙어 자란다. 백제의 고도 부여의 부소산을 돌아 흐르는 백마강 가 고란사(皐蘭寺) 뒤의 절벽에서 자라기 때문에 고란초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고란사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로 알려져 .. 2010. 10. 8.
때죽나무(Styrax japonica), 낮은 땅을 향해 피는 '겸손'의 꽃 오뉴월 순백의 하얀 꽃들이 떼를 지어 가지런히 달려 피는 모습이 아름답다. 긴 꽃자루에 대롱대롱 매달린 꽃은 약속이나 한듯이 땅을 향해 꽃잎을 연다. 이런 모습의 때죽나무 꽃을 보고 서양사람들은 snowbell이라 부른다. 낮은 곳을 향하여 피는 꽃의 모습에 어울리게 꽃말은 '겸손'이다... 2010. 8. 3.
봉삼이라 불리는 운향과의 풀, 백선(Dictamnus dasycarpus) 백선은 귤이나 산초, 상산 등과 같은 운향과의 방향성 식물로 유라시아가 원산지인 여러해살이풀이다. 운향과 식구답게 꽃에서 강한 향이 나며 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운향과 식구에서 드물게 자생하는 풀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초여름에 접어들 무렵 백선(白蘚)이라는 이름처럼 '.. 2010. 7. 15.
소태나무(Picrasma quassioides) 암꽃과 수꽃, 소태나무 이야기 소태나무는 잎지는 큰키나무로 줄기는 곧게 서고 10m 정도로 자란다. 어린 가지는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의 매끄러운 바탕에 황색의 작은 숨구멍 흩어져 있고 가지는 흔히 층층나무처럼 층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작은 잎이 열 두 세 개씩 붙어있고 가지에는 어긋나기로 달린다. 작은 달걀모.. 2010. 7. 15.
바다빛깔 닮은 꽃, 반디지치 Lithospermum zollingeri 반디지치는 5월이면 아름다운 푸른보랏빛의 꽃을 피우는 지치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서늘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높은산에서 피는 용담꽃이 하늘빛을 닮았다면, 따스한 봄바람 산들거리는 해안 언덕에서 피는 반디지치는 바다빛깔을 닮았다고나 할까. '자목초, 마비, 반디개지치, 억센털개지치, 깔깔이풀' 등의 딴이름으로도 불린다. 영명은 Zollinger Gromwell. 유감스럽게도 반디지치란 예쁜 이름은 일본명의 번역어라 한다. 반디지치의 일본명은 'ホタルカズラ'로 '반딧불(Firefly)을 뜻하는 'ホタル'와 덩굴을 뜻하는 'カズラ'가 결합한 말인데, 일본인들은 반디지치의 꽃에서 반딧불이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 굴업도 높이 15∼25cm이며 원줄기에 퍼진 털이 있고 다른 부분에는 비스듬히 선 털이 있다. 꽃이 .. 201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