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168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 댕강나무 꽃

댕강나무는 우리 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평안남도 맹산과 성천에 자생하고 있다. 댕강나무라는 이름은 타는 소리가 '댕강댕강'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줄기를 꺾으면 댕강 잘라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댕강나무 종류는 석회암지대에 자라는 대표적인 식생이다. 꽃은 5월에 연한 홍색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서 한 개의 꽃자루에 3개의 꽃이 달린다. 트럼펫 모양의 꽃부리는 끝에서 5갈래로 갈라진다. 은은하고 달콤한 꽃의 향기가 좋다. 댕강나무의 학명은 Abelia mosanensis인데, mosanensis는 일제시대인 당시 맹산에서 처음 발견한 정태현 박사가 맹산의 일본식 발음을 따서 붙인 종명이다. 댕강나무의 학명에는 이렇게 식민지의 아픈 상처가 새겨져 있다. 다행히 ..

'낭만과 정열', 칠엽수 꽃은 지고

아이들 백일장이 있는 날. 올림픽 공원 수영장 근처에는 마로니에 꽃이 지고 있다. 어제까지 부슬부슬 내리던 비에 그나마 남은 꽃잎마저 흠뻑 젖어 애처롭다. 70년대 박건이란 가수가 부른 '지금도 마로니에는' 이라는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루루 루루루루루 루루루 루루루루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 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네. 꽃말이 '사치스러움', '낭만', '정열' 등이니, 마로니에 꽃이 떨어진다는 것은 화려하고 뜨거운 청춘과 낭만의 시절이 지고 있음을 뜻하겠다. 그건 아픔일 터. 꽃이 진 자리에는 꼬마 열매가 달렸는데, 피마자 열매를 닮은 가시 모양의 돌기가 없고 매끈한 것을 보면 흔히 마로니에라고 부르는 서양칠엽수가 아니라..

호랑가시나무( Ilex cornuta) 이야기, 꽃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과의 늘푸른 관목이다. 중국에서는 고양이 발톱처럼 생겼다 하여 묘아자(猫兒刺)라 한다. 변산반도 이남의 해변가 낮은 산의 양지에서 자란다. 높이 2∼3 m로 자라고 잎은 어긋나고 두꺼우며 윤기가 있고 타원상 육각형이며 각점이 예리한 가시로 되어 있다. 잎의 톱니가 가시이므로 호랑이처럼 무섭다는 의미에서 호랑등긁기, 호랑이발톱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4∼5월에 황백색으로 피는데 향기가 있으며 5∼6개가 잎겨드랑이에 산형꽃차례로 달린다. 암수딴그루로 암술과 수술이 모두 생기지만 그중 한쪽 성(性)만 발달한다. 암술은 암술대가 없고 암술머리는 약간 높아져서 4개로 갈라지고 흑색으로 된다. 9∼10월에 지름 10 mm 가량의 아름다운 붉은 열매를 단다. 호랑가시나무는 꽃이 볼품없는 데 비해 ..

골담초 Caragana sinica, 골담초 이야기

골담초라니... '초(草)'자가 붙어서 풀로 생각하기 쉽지만, 골담초는 콩과의 떨기나무이다. 뿌리가 생약으로 “뼈의 질환을 다스린다.” 는 의미로 부르게 되었다. '금작화(金雀花)', '금계아(金鷄兒)', '선비화(禪扉花)'라 부르기도 한다. 단물을 빨아먹었던 추억의 꽃이기도 한데, 무르익은 봄철에 피는 노란 꽃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골담초(骨擔草)라는 이름 그대로 관절염과 신경통 등 뼈 질환을 다스리는 약재로도 관심을 받는 나무다. 의상대사가 쓰던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는 전설이 전하는, 영주 부석사 조사당 추녀 밑의 골담초가 유명하다. 擢玉森森倚寺門 옥같이 빼어난 줄기 절간 문에 기대었는데 僧言卓錫化靈根 석장이 신령한 뿌리로 화하였다고 스님이 일러주네. 杖頭自有曹溪水 지팡이 끝에 원래 조계수가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