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167 이른봄 '향기 나는 띠풀', 향모(Hierochloe odorata ) 향모(香茅)는 이름처럼 '향기가 있는 띠풀'이다.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잔디가 자라는 곳에 함께 자라 꽃줄기가 올라오기 전에는 잔디와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잔디에 비해 잎이 간략하게 달리며 길고 곧다. ↓ 남한산성 3월에서부터 4월에 걸쳐 볕이 잘 드는 풀밭 언덕에서 이른 시기에 꽃대를 올리고 무더기로 꽃을 피운다. 이 시기에 꽃을 피우는 벼과 식물이 없으므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특히 무덤 주변에서 많이 자란다. 잎이 마르면 향기가 난다고 하지만, 향모가 피어 있는 곳을 지나칠 때에도 독특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잘 모른다면 풀을 뽑아서 살짝 씹어보면 향수와 같은 은근하고 묘한 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참기름새, 향기름새, 백모 등의 딴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학명은 Hierochloe .. 2011. 4. 18. 가부장제의 '슬픈 추억', 할미꽃 이야기 뒷동산에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하하하하 우습다.졸고 있는 할미꽃 아지랑이 속에서 무슨 꿈을 꾸실까. 누가 '할미'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이렇게 가슴 설레게 아름다운 꽃에다…. 붉은 빛과 검은 빛이 조화를 이룬 이처럼 완벽한 빛깔을 어디서 본 적이 있는가! 저렇게 무엇인지 부끄러워 볼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할미를 본 적이 있는지! 그리고 저 눈부시게 보송보송한 저 하얀 솜털은 또 어쩌고…. 고개 숙인 모습이 허리 꼬부라진 할미를 닮았고, 꽃이 지면서 수많은 암술의 날개가 하얗게 부풀어 오른 모습이 할미의 백발을 닮았다. 그래서 할미꽃을 옛 사람들은 백두옹(白頭翁)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할미꽃을 다룬 이야기로 가장 오래된 것은 설총의 이다. 는 이야기를 해달라는 신문.. 2011. 4. 18. 꽃망울 터뜨리는 천마산의 만주바람꽃 3월 말이면 만주바람꽃이 꽃망울을 달기 시작한다. 천마산에서 가장 먼저 피는 바람꽃은 눈속에서 눈꽃을 닮은 하얀 꽃잎을 여는 너도바람꽃. 그 뒤를 이어서 꿩의바람꽃과 만주바람꽃이 봄바람에 꽃잎을 하늘거리며 지천으로 핀다. 변산바람꽃까지 자생했다면 천마산은 정말 몸살 앓았.. 2011. 4. 7. '나를 생각해요','지중해의 이슬' 향기를 가진 로즈마리 로즈마리(Rosemary)는 원산지가 지중해 연안으로 향기가 아름다운 꿀풀과의 늘푸른 허브 식물입니다. 자소화(紫梢花)라고도 부르는데, 원산지인 지중해 연안 아침 바람을 받는 해안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꽃은 따뜻한 지역에서는 3월부터, 그 외 지역에서는 5~7월 무렵에 피는데 잎.. 2011. 4. 4. 앉은부채, 불염포 속에 부처님 앉았네 앉은부채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른 곳에서는 2월이면 피기 시작하여 고산지대에서는 4월에도 꽃을 볼 수 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불염포 속에 들어 있는 공모양의 꽃이삭이 마치 광배(불염) 앞에 앉아 있는 부처님 모습이라 하여 '앉은부처'라고 .. 2011. 4. 1. 솜털 보송한 풍도의 분홍 노루귀 풍도의 노루귀는 육지의 노루귀에 비해서 개체의 크기가 아주 작아 보인다. 흔히 남해안에 자라는 작은 노루귀를 새끼노루귀라 하는데, 이곳 풍도의 노루귀를 새끼노루귀로 보는 이가 많다. 남해안만이 아니라 서해안의 섬이나 주변 지역에서 자생하는 노루귀도 거의 새끼노루귀로 보는.. 2011. 3. 29. 금빛 꽃잎 속 찬란한 보석, 풍도의 복수초 복수초는 이름대로 복(福)과 장수(壽)를 기원하는 꽃이다. 아직도 눈과 얼음이 남아 있는 산골짜기에서 금빛 찬란한 꽃잎을 열고 피어나는 복수초는 가슴 설레게 아름답고 황홀하다. 풍도에서 만난 복수초는 서해안 지역에서 흔히 만나는 개복수초이다. 복수초에 비해서 꽃이 많이 큰데, 그래서인지 꽃받침이 꽃잎을 감싸지 못할 정도로 작으며 꽃받침이 5개로 복수초의 8개에 비해 적다. 꽃이 피면서 잎도 함께 자라나기 시작하는 점도 꽃이 핀 다음에 잎이 자라는 복수초와 다른 점이다. 이십여 장이나 되는 샛노란 꽃잎들이 포개어 벌어지고 그 안에는 금빛 찬란한 수술과 꽃밥이 보석처럼 동심원을 그리며 빼곡히 배열되어 있다. 그리고 수술 안쪽 화심에는 돌기처럼 돋아난 연두빛 암술이 공 모양의 꽃턱에 자리잡고 있다. 꽃봉오리가.. 2011. 3. 27. '꽝꽝' 소리내며 타는 꽝꽝나무(Ilex crenata) 고창읍성인 모양성을 돌아보다가 숲그늘에서 뜻밖에 꽝꽝나무 어린 개체를 만난다. 꽝꽝나무는 감탕나무과의 늘푸른 떨기나무이다. 얼핏보기에 작은 잎들이 촘촘히 달리고 잔 가지가 많은 나무의 모습이 회양목과 많이 닮았다. 하지만 회양목과는 달리 잎이 어긋나고 가지가 회갈색인 점이 회양목과 다르다. 꽃을 비교해 보면 아주 다른 모습이다. 불에 탈 떼 '꽝꽝' 소리가 난다 하여 꽝꽝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이는 자작나무가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나는 데서 유래한 것과 같다.꽝꽝나무는 열을 받으면 잎 속의 공기가 팽창하여 터지면서 소리를 내는데, 나뭇잎 몇개만 태워도 70데시벨이 넘는 소음이 난다고 한다. 꽝꽝나무 잎은 작지만 두껍고 표면이 막질로 형성돼 있다. '꽝꽝낭' 또는 '꽝낭'이란 이름으로도 불린.. 2011. 3. 22. 늦가을에 꽃 피는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11월, 경주 남산을 답사하다 경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 히말라야시다를 만난다. 그리고 겨울이 가까워진 늦가을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 경북 산림환경연구소(경주 남산) 개잎갈나무 수꽃 히말라야시다는 눈덮인 히말라야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과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시키는 수형만으로도 사람들의 미감을 자극하는 나무이다. 실제로 땅에 닿을 듯 가지가 처져 삼각형을 이룬 수형이 장관을 이룰 뿐만 아니라 짧은 가지에 촘촘히 자란 잎의 색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아름다워 세계적인 조경수로 꼽힌다. 흔히 '히말라야시다'로 불리지만, 정식으로 등록된 국명은 개잎갈나무이다. 잎갈나무의 '잎갈'이 '잎을 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히말라야시다는 잎갈나무를 닮았지만 잎이 지지 않는 상록수라고 하여 개잎.. 2011. 1. 8. 댕댕이덩굴(Cocculus trilobus) 열매 댕댕이덩굴은 암수딴그루여서 암그루에만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핵과로 모양과 색깔이 머루를 닮아 10월에 푸른빛이 감도는 검정색으로 익는다. 열매의 지름은 5~8mm이며 속에 든 종자는 지름 4㎜ 정도의 편평한 원형으로 중앙에 구멍이 있고 많은 고리 모양 줄(環狀線)이 있다. 방기과의 .. 2011. 1. 8. 배풍등(Solanum lyratum) 열매 이야기 낙엽조차 다 져 버린 겨울의 산과 들, 눈 내린 산기슭 덤불 위에 꽃처럼 아름다운 붉은 열매가 반긴다. 배풍등이다. 배풍등은 눈 덮인 덤불 속에 숨어 있는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 '설하홍(雪下紅)'이라 불리기도 하는 가지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이다. 가지와 고추, 토마토와 꽈리가 그러하듯 가지과의 식물들은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통꽃이 그리 예쁜 구석이 없는 수수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꽃은 볼품없을지 몰라도 열매는 그 모양이 눈에 띄게 독특하고 색깔도 아름답다. 말하자면 꽃보다는 열매가 아름다운 식물이다. 배풍등도 마찬가지다. 열매는 둥근 녹색으로 달리지만 익으면 영롱한 붉은 색이 된다. 크기가 작을 뿐 모양은 방울토마토와 아주 비슷하다.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로 새를 통해 널리 번식된다. .. 2011. 1. 8.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vs '사랑의 꽃', 솔체꽃 Scabiosa tschiliensis 솔체꽃을 가장 먼저 본 것은 2004년 시베리아의 푸른 눈 바이칼 호수 알흔 섬에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용담과 함께 바이칼의 물빛을 닮은 꽃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 여행 끝, 이르쿠츠크에서 2박 3일의 기차 여행 끝에 도착한 몽골의 울란바타르 교외 테를지의 드넓은 초원에서도 솔체꽃을 만났다. 사진을 제대로 찍을 줄만 알았더라면 좋은 추억을 남겼을 것을... 지금도 아쉬움이 크게 남아 있는 여행이다. 이 솔체꽃이 우리 나라에 자생한다는 것을 안 것은 몇 년 뒤이다. 산지의 볕이 잘 드는 밝은 풀밭에서 자라는 산토끼꽃과의 두해살이풀 솔체꽃은 만주 몽골 동시베리아로 이어지는 지역은 물론 우리 나라 경북과 강원 이북의 깊은산에서 자란다. 체꽃, 민둥체꽃, 구름체꽃을 품.. 2010. 12. 21. 돌외 Gynostemma pentaphyllum 열매, 암꽃과 수꽃 돌외는 박과의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울릉도 및 제주도 등 남쪽 섬에서 자라는 풀로 알려지고 있는데, 수도권인 아차산이나 천마산 등에서도 군락을 지어 자라고 있다. 검은 녹색으로 익는 열매는 장과로 크기는 지름 1cm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로 작다. 호박이나 오이 같은 박과로서는 가장 작은 열매이지 싶다. 2010. 11. 06. 아차산 ● 돌외 Gynostemma pentaphyllum | Five-leaf gynostemma ↘ 박목 박과 돌외속 다년생 덩굴 초본 마디에 흰털이 있고, 이리저리 엉켜서 자라지만 덩굴손으로 기어 올라가기도 한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양면에 다세포로 된 백색털이 있으나 곧 없어지고 소엽은 보통 5개이지만 3-7개인 것도 있으며 좁은 난상 타원형 또는.. 2010. 12. 21. 붉고 영롱한 주목(Taxus cuspidata) 열매 나무껍질이 유난히 붉어 주목이라 불리는 이 나무는 목재 또한 붉은 빛을 띠며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향기로와 모든 재목 중에서 으뜸으로 여겨진다. 주목은 암수딴그루인데, 침엽수들이 거친 솔방울을 다는 것과는 달리 암나무는 가을에 보석처럼 영롱한 붉은 열매를 단다. 높은 산.. 2010. 11. 15. 꼬마부들(Typha laxmannii), 부들 이야기 부들은 암꽃이삭이 핫도그처럼 생긴 아름다운 이삭열매를 맺는 습지식물이다. 연못이나 늪지대, 또는 개울가에서 자라며 햇볕을 좋아한다. 영명은 'cat tail'인데 서양인들은 부들 이삭을 보고 고양이 꼬리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우리 이름 부들은 잎이 부들부들해서, 또는 암꽃이삭의 감촉이 벨벳처럼 부드러워 유래한 것으로 본다. 부들을 '잘포'라고 부르기도 했다. 잎이 길고 두꺼우면서도 공기층이 들어 있어 탄력이 있으며 섬유질이 부드럽고 질긴데,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방석을 만드는 데 주로 썼다. 부들 방석을 '포단(蒲團)'이라 한다. 그 외에도 돗자리나 도롱이, 짚신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뜨거운 여름날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데, 꽃과 열매의 모양이 비슷해 꽃이 피고나서 열매를 맺을.. 2010. 11. 10.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