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92 고향에서 만난 자주감자꽃, 흰쥐꼬리망초, 실새삼, 미국실새삼, 혀버섯, 은이끼(?) 추석 전날 고향집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쯤. 바로 우물가에서 숫돌에 낫을 갈아 들고, 그리고 카메라까지 챙겨 들고 아버지 산소 벌초를 간다. 7월 하순에 조카가 한번 벌초를 하였건만 두 달이 지나니 또 풀들이 숲을 이루었다. 집 앞 개울가 우리 논에서는 작은어머니와 사촌동생이 쪼.. 2017. 10. 12. 고향의 묏등에 핀 늦가을 개쑥부쟁이꽃 주말,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시월의 시제(時祭)에 참례하기 위해 고향집으로 향한다. 막바지 단풍과 시제 철이 겹치면서 추석이나 설 명절 못지 않을 정도로 밀려드는 차량으로 고속도로 교통 체증은 심각하다. 해마다 교통체증에 생고생을 하면서도 고향을 찾는 이유는 시제보다는 노모.. 2016. 11. 16. 고향의 들과 산에서 만난 5월의 풀꽃나무들 어버이날을 앞두고 형님과 여동생 그리고 장조카와 함께 고향을 찾는다. 요양원에서 두 달만에 집으로 모셨는데, 집에 와서도 힘들다며 침대에 누워 계시겠다는 어머니. 누나와 자형이 저녁을 사겠다고 하여 함께 가자고 하는데도 어머닌 그냥 집에 있겠다고 하신다. 결국 어머니를 두고.. 2016. 5. 13. 추석 날 고향 뒷동산의 풀꽃나무 산책 추석 전날 고향을 찾습니다. 선물꾸러미를 들고 개울길을 따라 대문을 들어서면 아버지 어머니가 축담으로 내려서면 "아이고, 니가 오나!" 하고 반갑게 맞이하던 그 풍경이 이젠 아득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텅 빈 집을 들어서니 셋째 동생네 제수 씨와 어린 조카들이 맞이해 .. 2015. 10. 12. 고향의 가을 풍경이 아름다워요 추석날 고향에서 보냈던 시간들, 그리고 장면들이다. 추석 전날, 집 앞 개울에서 보를 쌓았다. 혼자 끙끙대며 쌓다가 너무 큰 바윗돌 몇 개는 큰 조카의 힘을 빌린다. 쌓아 놓고보니 제법 연못처럼 물이 고였다. 저 다리 밑에까지 물이 닿았으면 좋으련만 그건 '택도 없는 일'이다. 십 수년 .. 2012. 10. 30. 고향 들녁의 들꽃 풍경, 기타... 아버지 산소에 벌초 가는 길, 냇가에는 찔레꽃, 미나리냉이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들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꽃은 뭐니 해도 껑충하게 큰 키에 숯불 같은 붉은 꽃을 피운 지칭개다. 논둑에는 가락지풀이 양지꽃과 닮은 꽃을 환하게 피우고 벌씀바귀, 벋음씀바귀, 고들빼기도 다투듯 .. 2012. 5. 30. 100mm로 담은 기암절벽의 바위산, 합천 모산재 추석날 오후에 찾은 모산재. 자욱한 안개에 모습을 감춘 황매산 정상을 포기하고 황매평전에서 능선을 타고 모산재 내려가는 길로 들어섰다. 능선길에서 내려다보는 모산재 풍경은 어둡고 흐릿하다. 점심때 비까지 내린 궂은 날씨였는데 비가 그친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만 맑.. 2011. 10. 30. 추석날 풀꽃 산책 / 메밀, 며느리밑씻개, 까치깨, 이질풀, 닭의장풀, 비름 며느리배꼽 메밀꽃 여뀌바늘 닭의장풀 왕고들빼기 며느리밑씻개 탑꽃 이질풀 까치깨 무당벌레 붉은서나물 ?노린재 울콩(강낭콩) 비슷한 콩인데, 이름이 무엇인지... 비름 2011. 10. 30. 설날, 고향 마을과 노모의 배웅 설날. 올해 차례가 또 늘었다.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리고 이번 설날을 보름 앞두고 작은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한 가문의 윗 세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살며 어쩌면 가문이 더 이상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우리가 이 세상의 맨 윗 세대가 되었다. 이제 여생이 그리 많지 않은 홀로 된 어머니와 큰어머니, 작은어머니가 빈 집을 지키며 삶의 터전을 지켜가리라. 입춘을 하루 앞둔 설날, 거의 매일처럼 영하 십 몇 도로 떨어지며 사납던 한파도 물러서고 봄날보다 더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저 따스한 햇살이 남편이 사라지고 자식이 떠나가 버린 외로운 집 구석구석을 가득 채워 주었으면... 사촌들에게도 이심전심이지 않았을까. 큰집 우리집 작은집을 오가며 차례를 지낸 다음, 오늘.. 2011. 2. 18. 고향 풍경/ 우물가엔 명주달팽이 기고, 논두렁길 따라 농부는 꼴지게 지고 고향의 아침을 명주달팽이와 함께 맞이한다.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며 세수하러 우물가에 갔더니, 명주달팽이 한 마리 졸졸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느리고 느린 걸음을 옮기고 있다. 10여 분이 지났나 싶게 그 느린 걸음을 지켜 보고 있노라니 '찌뿌둥'했던 몸도 정신도 어느새 맑아지고 .. 2010. 8. 16. 고향의 봄꽃들 (2) 은방울꽃, 물솜방망이, 옥녀꽃대, 각시붓꽃, 탱자꽃 점심을 먹고 출발하겠다는 막내동생의 전화를 받고선 무료한 오후 시간 동심 여행을 나서기로 한다. 어린시절 소먹이러 다니던 산을 찾아보기로 한다. 몇 년 전에도 가보았던 길이지만 계절을 달리하여 찾으면 또 색다른 감회를 느낄 수 있으리. 집 마당에서 꽃 핀 시금초도 담아 보고 호두나무 높은 가지에 달린 꽃도 살펴보지만 암꽃은 보이지 않고 수꽃만 보인다. 70mm, 초점거리가 짧으니 자세히 담기지 않아 안타깝다. 자꾸만 하이엔드 카메라가 그리워진다. 모과꽃도 피었다. 마을 뒤, 소 먹이는 동네 아이들이 다 모이던 모래등으로 오른다. 경운기가 다니는 길을 만드느라 산허리를 잘랐는데 그 곱고 향기로운 흙의 결에 한동안 마음을 빼앗긴다. 이것은 고비 종류로 보이는데.... 키가 1m쯤이나 높게 자랐다. 뜻밖에도 .. 2010. 5. 24. 고향의 봄꽃들 (1) 애기봄맞이, 금창초, 애기풀, 초피나무, 구슬봉이 주말이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고향의 산과 들에 가득할 신록과 봄꽃들이 그립기도 하여 고향을 찾는다. 하루 전 금요일 오후 진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데 누나와 자형의 전화에 삼가로 가서 저녁을 먹는다. 기훈이 녀석이 호주에서 돌아온 기념 겸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집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화창하다. 아마도 꽃이 다 졌을 거야, 궁금하던 애기봄맞이를 살펴보기 위해 큰집 마당으로 간다. 세상에나! 온 마당 가득 애기봄맞이꽃이다. 우산살 가득한 꽃대에 깨알 같은 흰 꽃이 안개꽃처럼 피었다. 아직도 겨울바람이 살랑이던 지난 2월, 겨울나기 한 어린싹들이 가득 자라고 있는 걸 보긴 했지만 제대로 자라나기나 할까 싶었는데 아주 지천으로 피었다. 지난해에는 4월 중순에 한창이었는데, 올해는 봄 추위 탓으로 꽃이 두.. 2010. 5. 24. 계축옥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합천 화양리 소나무 봄방학이 끝나는 주말 대보름날, 어머니 생신을 열이틀 앞당겨서 온 가족들이 모였다. 귀한 만남에 뜻을 모아 해인사를 돌아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해인사를 못 본 사람도 있고 백련암과 원당암 등 암자를 제대로 구경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해인사로 가는 도중 막내아우의 제안으로 묘산 어느 마을에 있다는 멋진 소나무를 둘러보기로 한다. 정이품송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대단한 소나무가 있다는 거다. 대병, 용주, 합천, 묘산을 거쳐 화양리로 찾아가는 길은 꽤 멀다. 해발 500m의 산간 오지 화양리 나곡마을을 오르는 좁은 길은 산청 정취암이나 운길산 수종사 오르는 길을 연상시킬 만큼 급하게 비탈진 산허리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네 대의 승용차가 하늘을 향해 헐떡거리며 올라선 막다른 길 끝에 작은 마을 .. 2010. 3. 4. 팔순 노모, 메밀묵을 만드시다 설 명절을 사흘 앞두고 늙으신 어머니 혼자 계시는 고향집으로 갑니다. 아버지 차례상에 올릴 제수 장도 봐야 하고, 사랑방 난방을 위해 땔감도 해야 하고, 산소 주변 찔레와 칡덩굴 얽힌 덤불도 쳐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며칠 전부터 내리던 비와 눈이 그치지를 않습니다. 자고 일어난 아침 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러 삼십 리 길을 갑니다. 늙으신 몸에 오래 전부터 좋지 않은 무릎관절로 걸음이 불편한 노모는 장을 미리 두 번이나 봐서 어물은 마련해 두었답니다. 막내동생은 과실을, 그 윗동생은 떡을 해오기로 했으니 오늘은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 육류만 사면 된답니다. 육류 외에도 사야 할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젊은 내가 들고 다니기에도 버거운데 당신 혼자서 어떻게 그 무거운 제수들을 챙길 수 있었을까.. 2010. 2. 26. 황매산의 억새, 용담, 꽃향유, 조밥나물, 쓴풀, 자주쓴풀, 빗살서덜취, 물매화 추석날, 늦은 오후 바람을 쐴 겸 동생과 조카와 함께 황매산을 찾는다. 중학교 시절 영암사에 가을소풍을 갔다 모산재를 거쳐 삼봉에 올랐던 일이 아직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산... 특히 삼봉의 바위절벽에 불 붙듯 붉게 물든 단풍을 처음 보았던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2009. 10. 31.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