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들풀로 자라는 토종 제라늄, 이질풀(Geranium thunbergii)

모산재 2010. 11. 5. 19:26

 

 

이질풀은 전국의 산과 들, 길가 언덕 등에서 흔히 자라는 쥐손이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푸름만 가득한 여름의 산과 들에 선홍빛으로 점점이 피어나는 이질풀꽃의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은 원예종 서양 제라늄에 비교될 수 있을까. '토종 제라늄'이라 불러도 될 이질풀은 꽃의 아름다움에 비해 그리 대접받고 있지 못하고 잡초로 대접받고 았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예로부터 이질에 특효가 있다고 해 이질풀이라고 부르며 잎 모양이 쥐 손바닥과 닮았다고 하여 서장초(鼠掌草)라고도 불렀다. 서장초는 '쥐손이풀'이라는 뜻의 한자명이지만 쥐손이풀은 따로 존재한다. 현초(玄草), 광지풀, 공등, 관근, 개발초, 거십초, 민들이질풀 등 불리는 딴이름이 많기도 하다.

 

속명 geranium은 '학'을 뜻하는 그리스어 'geranos'에서 비롯한 것으로 열매 모양이 학의 부리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질풀을 또 다른 한자명으로 각각 두루미와 황새를 나타내는 노학초(老鶴草), 노관초(老鸛草) 등으로 불러왔다니 동서양인의 동일한 상상력이 정말신기할 따름이다. 종소명 nepalense는 최초 표본 명명지가 네팔이었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 가락동

 

 

 

 

 

 

 

줄기는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거나 기듯이 뻗으면서 자라고, 길이가 50㎝에 달한다. 줄기를 비롯하여 전체에 털이 많고 뿌리는 여러 개로 갈라진다. 손바닥 모양의 잎은 마주나며, 3~5개로 갈라진다. 너비가 3~7㎝ 정도인 잎은 앞뒷면에 검은색 무늬와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붉은색으로 피며 하나의 꽃자루에 1~2개의 꽃이 달린다. 꽃은 지름이 1~1.5㎝이고, 5개의 씨가 들어 있는 열매는 10월에 익는데 위로 말리는 삭과(蒴果)이다. 열매 껍질이 용수철 같이 말리는 힘으로 씨를 멀리 퍼뜨린다.

 

 

 

 

 

 

 

 

 

 

 

관상용으로도 이용하지만 약용으로 사용한다. 꽃이 필 무렵 풀 전체를 채취해서 말린 것을 현초(玄草)라고 하는데, 탄닌(tannin)·푸로신(furosin), 케르세틴 등이 들어 있어 소염·지혈·수렴·살균 작용이 있다. 이질, 위장복통, 대하증, 방광염, 변비, 종기, 피부병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종기와 피부병 등에 외용한다. 이질풀을 달여 마시면 어떠한 설사병도 말끔히 낫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이를 5대 민간 영약으로 부른다.

 

특히 양계를 하는 데 있어 병아리 때부터 이 풀을 달인 물을 먹이면 닭의 백리병(白痢病) 등 위장병의 예방과 질병의 치료에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