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125

동티베트(26) 먼위안의 유채밭 다녀 오는 길

2014년 8월 4일 월요일. 먼위안(门源)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중국의 3대 유채밭 중의 하나라는 먼위안(门源)의 유채밭 구경. 개인적으로는 이 귀한 티베트 오지 여행에서 유채밭 구경에 하루를 보내는 것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었지만 배낭 여행이 아닌 다음에야 내 욕심대로 여행 일정을 채울 수야 없지 않겠는가. 결론적으로는 역시 그랬다. 그나마 유채꽃조차 거의 져버린 상태였다. 어쨌거나 6시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8시 10분에 유채꽃 유람 버스는 출발했다. 시닝에서 허시후이랑의 길목 장예(张掖市)로 가는 227국도를 따라 북으로 북으로 버스는 달린다. 비가 올듯 잔뜩 흐리고 안개도 낀 날씨는 기분도 우중충하게 만든다. 윤곽이 누운 불상을 닮았다는 산을 지나고... 다퉁(大通) 후이족 토족 자치현 바오..

동티베트(25) 시닝 수이징골목시장

2014년 8월 3일 일요일. 차카염호-시닝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꽈배기에 콩국, 삶은 달걀, 쌀죽)을 먹고 9시 15분 차카를 떠난다. 서쪽으로 달리면 거얼무-신장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하지만 동쪽 청해호 남쪽 난산산맥 남쪽 평원 G6징장고속도로(京藏高速)를 달린다. 10시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다. 하미과를 먹으며... 차카염호로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에는 사람 사는 마을이 거의 보이지 않고 이따금식 양이나 말떼들만 보일 뿐이다. 남쪽 저 멀리 가물거리는 쿤룬산맥과 북쪽의 난산산맥(靑海南山山脈) 사이로 이어지는 대평원은 사막과 초원의 중간쯤인 듯 메말라 보인다. 그리고 한 시간 쯤 지나 한 차례 더 휴식을 가진다. 칭하이 난산산맥이 아침 구름에 덮힌 채 살짝 살짝 근골..

동티베트(24) 차카염호, 협궤열차가 달리는 고원의 소금호수

2014년 8월 2일 토요일 오후. 차카염호 5시 30분에 차카염호에 도착한다. 풍광 아름다운 푸른 호수를 상상했던 터여서 눈 앞에 펼쳐지는 뜻밖의 소금 세상에 얼떨떨해진다. 늦은 오후에 구름까지 두껍게 덮고 있는 흐릿한 날씨라 소금 세상이 빛나보이기보다는 다소 우중충하게 다가온다. 기온도 많이 낮아서 으슬으슬하다. 그렇다, 차카염호의 첫인상은 마치 늦가을 서해안을 찾은 듯 을씨년스런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입구에는 불상과 화려한 타르촉이 티베트땅임을 알려주고 있다. 길은 호수를 향하여 나 있다. 길은 소금으로 만들어져 있다. 서해안 소래포구의 옛 염전으로 들어서는 듯한 그런 기분으로 소금길을 걷는다. 소금길. 차카(Chaka)가 무슨 말일까. 찾아보니 '소금의 바다'라는 뜻을 가진 몽골어란다. 그리고..

동티베트(23) 청해호 호반길을 따라 차카염호 가는 길

2014년 8월 2일 토요일, 청해호 문성공주의 옛 이야기가 서린 일월산을 넘어 버스는 청해호를 향해 내려서며 옛 티베트 땅으로 들어섰다. 일월산에서 청해호를 향해 흘러내리는 물을 '도창하(倒淌河)'라고 하는데, 당나라의 궁궐도 고향도 잊어버리자고 일월보경을 깨뜨린 다음 가마를 버리고 말을 타고 일월산을 내려가던 문성공주가 하염없이 흘린 눈물이 도창하가 되어 거울 같은 청해호를 이루었다는 전설이 떠오르는데, 아쉽게도 도창하라는 물이 어디에 있는지 사방을 둘러보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나 청해호에 거의 다다를 무렵 유채꽃이 피어 있는 곳에서 잠시 내려서 휴식을 취한다. 노란 색감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이런 천편일률의 풍경에 그리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여인들은 아이들마..

동티베트(22) 문성공주가 넘던 일월산을 넘다

2014년 8월 2일 토요일. 시닝-청해호-차카염호 6시에 일어나 7시에 아침식사를 한다. 식당의 우유가 유난히 신선한 맛이다. 아마도 우유가 아니라 양유인지 모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맛본 양유의 맛이 절로 떠올랐다. 티베트 고원의 청정 풀을 뜯어먹은 양의 젖... 오늘은 일월산을 넘어 청해호를 지나 차카염호를 가게 된다. 일월산은 당 태종의 양녀 문성공주가 티베트 왕인 송첸캄포에게 시집가면서 넘었던 산이다. 그 길을 당번고도(唐蕃古道)라 하는데, '당나라와 토번을 잇는 옛길'이란 뜻이다. 오늘 우리는 바로 문성공주가 갔던 길을 따라 일월산을 넘게 된다. 8시 10분 호텔을 나선다. 호텔 프런트에 있던 타블로이드판 신문 한 장 들고 나섰는데, 너무도 뜻밖에 거기에 쿠처 왕이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

동티베트(21) 시닝 황중현, 총카파와 십만 사자후불상의 타얼스 사원

2014년 8월 1일 금요일 오후. 시닝시 황중현 11시 30분 경, 구이더 지질공원을 떠나 타얼스(塔尔寺) 사원으로 출발. 12시 30분 경, 황중현(湟中縣) 상신장진(上新庄鎭)에서 점심을 먹는다. 다진 고기와 납작면으로 만든 육말면편(肉末面片)이라는 국수. 청해성의 면맛은 다소 거친 편인데, 그나마 납작국수가 먹기엔 편하다. 식사 후 30여 분쯤 걸려 2시 무렵 타얼스에 도착한다. 타얼스의 위치는 시닝에서 남서쪽으로 25km 떨어진 황중현 루사얼진(魯沙尔鎮). 루사얼은 바로 '황수(湟水)의 중류'를 뜻하는 '황중(湟中)'을 가리키는 티베트 말이다. 타얼스 장의원(藏醫院)이 있는 출구 쪽에는 포장마차가 가득 들어서 정신 사나운 시장바닥 풍경을 보이고 있다. 지나치게 관광지화되어 실망스럽다는 이야기가 실..

동티베트(20) 구이더 국가지질공원, 아슈궁칠채봉총 단하지모

2014년 8월 1일 금요일 오전, 구이더 6시 30분에 일어나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10분에 호텔을 나섰다. 오늘은 오전에는 구이더 국가지질공원 아슈궁칠채봉총경구(阿什贡七彩峰丛景区), 오후에는 총카파 탄생지라는 타얼스 사원을 돌아보고 시닝에서 묵을 예정이다. 어제 못 본 칸불라협곡과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여 간 곳은 칸불라협곡으로 흘러드는 황하 상류. 구이더에서 황하의 남쪽 길을 따라 차이다춘(查达村)이란 마을을 조금 지난 강변으로 어제 구이더로 올 때 보았던 강 건너편이다. 이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체 기념 사진 한장 남기고 되나와 아슈공 단하지모를 향해 황하청대교를 건넌다. '구이더국가지질공원'이라 새긴 입석. 이 입석을 '황하유경청해조형입석(黃河流經青海造型立石)'이라 부른다..

동티베트(19) 구이더(贵德), 중화복운륜 · 청해제일탑 미나보탑 · 구이더고성

2014년 7월 31일 목요일 오후. 구이더(贵德) 한나절이 훌쩍 지난 오후, 구이더(贵德) 숙소 온천빈관에 도착하자 바로 짐을 내린다.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바로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모두들 숙소에 배낭을 내려 두고 일행이 온천욕을 하러 가는 사이 나는 홀로 황하 구경에 나서기로 하는데, 현옥, 예주 두 분도 따라나선다. 숙소 건너편 미루나무 숲속, 무슨 박람횐가를 끝낸 지 한 주쯤 되었다는 광장이 온통 쓰레기 더미를 이루고 있다. 그 곁 숲을 지나 황하로 가는 길 숲속 빈터에도 쓰레기가 널려 있다. 지저분함이 인도에 온 듯한 느낌... 공터 한가운데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어서 보니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뜨거운 온천수란다. 그런데 그 주변에도 쓰레기가 워낙 널려 있어 그 좋은 자연 온천수에조차 손을..

동티베트(18) 퉁런에서 '푸른 황하'를 따라 구이더 가는 길

● 2014년 7월 31일 목요일, 퉁런(同仁)에서 구이더(貴德) 가는길 칸불라협곡을 지나 구이더(貴德)으로 가는 날. 6시에 일어나 7시 호텔 식당에서 쌀죽, 우유, 빵, 삶은 달걀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어제 늦은 오후에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도 날씨는 흐리다. 8시 20분 호텔을 출발한다. 이곳에서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는 롱우스(隆務寺) 사원을 한번쯤 둘러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근처에도 못 가보고 퉁런을 벗어난다. 비가 내린 탓인지 롱우허(隆務河)는 흙탕물이 되어 거세게 흘러 내린다. 그런데, 안개가 끼는 등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듯한 날씨가 좋지 않은데 칸불라대협곡을 가지 않는 게 어떠냐고 묻는다. 협곡에 들어서더라도 이런 날씨라면 안개가 끼어 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안내자의 ..

동티베트(17) 퉁런 우툰스, 러궁예술의 진수 탕카의 아름다움

●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퉁런 우툰스(吾屯下寺). 러궁화원(热贡畵院) 하우툰스, 사원 안에 탕카(唐卡) 제작소가 있다. 우리 일행이 모두 들어서기에는 내부는 아주 좁다. 벽과 천정에는 그리 크지 않은 탕카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고 바닥에도 벽에 기대어 놓았다. 동자승이 바닥에 앉아서 익숙한 듯 흘낏 눈길 한번 주고는 탕카 밑그림 그리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탕카(唐卡)는 불보살이나 신중(神衆)을 그린 불화로 우리의 탱화(幀畵)와 발음도 비슷하고 의미도 비슷하다. 다만 탱화가 법당에 걸어두는 그림이라면, 탕카는 사원은 물론 가정에서 일상 예배에 사용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탕카는 1300여 년 전 10세기 무렵에 티베트에 불교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탕카의 기원은 유목 생활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