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때죽나무(Styrax japonica), 낮은 땅을 향해 피는 '겸손'의 꽃

모산재 2010. 8. 3. 19:11

 

오뉴월 순백의 하얀 꽃들이 떼를 지어 가지런히 달려 피는 모습이 아름답다. 긴 꽃자루에 대롱대롱 매달린 꽃은 약속이나 한듯이 땅을 향해 꽃잎을 연다. 이런 모습의 때죽나무 꽃을 보고 서양사람들은 snowbell이라 부른다. 낮은 곳을 향하여 피는 꽃의 모습에 어울리게 꽃말은 '겸손'이다.  

 

흔히 열매를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떼'로 '죽'는다고 하여 때죽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럴 듯하지만 우리말 조어법상 설득력이 있지는 않다. 또 다른 설로는 땅을 향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열매들이 엷은 회색으로 매끈해서 마치 스님이 떼로 몰려있는 듯한 모습이어서 ‘떼중나무’로 부르다가 때죽나무로 정착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나무 줄기에 때가 많아 검게 보이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때죽나무는 쪽동백과 함께 감나무목 때죽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다. 낮은 산이나 들판 가, 물가 언덕 등에서 자란다.

 



 

↓ 무의도

 

 

 

  

  




속명 Styrax는 '안식향을 낸다'는 뜻의 그리스어 ‘Storax’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줄기에 흠을 내어 흘러 나오는 물을 받아 안식향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또 열매나 잎 속에는 에고사포닌이라는 마취 성분이 들어 있어서, 이를 찧어서 물 속에 풀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에고사포닌은 기름때를 없애 주어서 세제가 없던 예전에는 열매를 찧어 푼 물에 빨래를 했다고 한다. 


또 민간에서는 꽃을 인후통이나 치통에, 잎과 열매는 풍습(風濕)에 썼다. 크게 자라지는 않은 나무라 농기구의 자루 따위로 쓰기도 한다. 목재는 세포의 크기와 배열이 일정하여 나이테 무늬마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곱다. 


열매에 기름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쪽동백나무 열매와 함께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북쪽 지방에서 동백기름의 대용으로 썼다.

 


 

  

 

 

  



때죽나무 Styrax japonicus / 감나무목 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 소교목


높이는 10m 내외이다. 가지에 성모()가 있으나 없어지고 표피가 벗겨지면서 다갈색으로 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톱니가 약간 있다. 


꽃은 단성화이고 종 모양으로 생겼다. 5∼6월에 지름 1.5∼3.5cm의 흰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총상꽃차례로 2∼5개씩 밑을 향해 달린다. 꽃부리는 5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수술은 10개이고 수술대의 아래쪽에는 흰색 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길이 1.2∼1.4cm의 달걀형의 공 모양으로 9월에 익고 껍질이 터져서 종자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