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167 '꿈 속의 사랑' 백서향(白瑞香) 백서향(白瑞香)은 팥꽃나무과 팥꽃나무속의 관목으로 제주도 곶자왈과 거제도, 흑산도 등 남해안 섬 지역의 바다 가까운 숲에서 자란다. '만리향'이라 불리는 금목서, 꿀풀과의 백리향과 함께 향기가 아름다운 꽃으로 향기가 천리까지 간다 하여 '천리향'이라 불린다. 이른봄에 흰 꽃을 피우고 6월이면 빨갛게 열매가 익는데 독성이 있다고 한다. 울릉도 도동 민가 ● 백서향 白瑞香 Daphne kiusiana | White daphne ↘ 팥꽃나무목 팥꽃나무과 팥꽃나무속의 상록관목 높이 약 1m이다. 꽃이삭 에만 털이 난다. 잎은 어긋나고 거꾸로 선 바소꼴이며 길이 7∼14cm, 너비 l.2∼3.5cm이다.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자루가 짧으며 혁질(革質:가죽 같은 질감)이고 윤이 난다. 꽃은 암수딴그루이며 2∼4월에.. 2014. 12. 10. 느릅나무에 가시 달렸네, 시무나무 가시 달린 느릅나무가 있다. 그것도 작은 가시가 아니라 조각자나무처럼 무시무시하게 큰 가시가 달린다. 바로 시무나무다. 시무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에만 자생하는 1속 1종의 나무이며, 한국에 서식하는 느릅나무과 나무 가운데 가장 큰 나무다. 다 자라면 높이가 20m, 지름이 2m에 이르는 큰키나무다.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한다고 하는데 그리 만나기 흔한 나무는 아닌 듯하다. 시무나무 수피와 가시 시무나무 잎 시무나무 열매 시무나무 수형 시무나무는 작은 가지가 흔히 가시로 변해 있는데, 그래서 한자로 '가시 느릅나무'란 뜻으로 자유(刺楡)라 부른다. 잎 모양은 참느릅나무와 비슷하나 좁고 긴 편이며 잎밑이 거의 대칭을 유지한다. 시무나무 열매는 한쪽에만 날개를 가지는데, 느티나무 열매에는 날개가 없고 느릅나무와.. 2014. 11. 22. 해바라기에 감자 달렸네, 뚱딴지 꽃 뚱딴지는 '돼지감자'라고도 하는데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중국을 거쳐 17세기 이후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바라기와 같은 국화과 해바라기속(Helianthus)으로 해바라기는 영양분을 꽃에 실어서 실한 열매를 맺는 한해살이풀이라면 뚱딴지는 영양분을 땅속줄기에 저장해서 울퉁불퉁한 덩이줄기를 만드는 여러해살이풀이라는 점으로 구별된다. 뚱단지의 종소명 'tuberosus'는 이 덩이줄기(tuber)에서 비롯된 것이다. 덩이줄기가 못 생기고 맛도 부족한 탓에 돼지에게 먹이는 감자라고 '돼지감자'라고 부른다. 꽃과 잎은 감자와 무관하게 생겼는데 엉뚱하게도 뿌리에 감자가 달려 있으니 이를 빗대 '뚱딴지 같다'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국어 사전에는 '뚱딴지'와 '돼지감자'가 모두 표준어로 실려(이른바.. 2014. 11. 17. 산민들레 Taraxacum ohwianum, 민들레 이야기 선자령에서 산민들레를 만난다. 강원도 산에서 흔히 만나는 토종 민들레이다. 산민들레는 토종 민들레인 민들레(T. platycarpum)와 사람 사는 곳 주변에 널리 퍼진 서양민들레(T. officinale)에 비해 가장자리 갈래잎 사이에 작은 갈래잎이 없는 점으로 구분된다. 또한 민들레의 꽃받침 갈래조각 끝에는 돌기가 있지만 산민들레는 돌기가 없는 점으로 구별되기도 한다. 우리 토종 민들레는 대개 민들레, 산민들레, 흰민들레가 기본을 이루고 있다. 이들 민들레는 꽃받침(총포)이 일편단심으로 젖혀짐이 없이 깍듯이 꽃을 받치고 있는 점으로 총포가 뒤로 젖혀지는 서양민들레와 구별된다. 선자령 ● 산민들레 Taraxacum ohwianum | Montane dandelion / 국화목 국화과 민들레속의 여러해살.. 2014. 5. 19. 꽃다지, 민초들의 생명력과 그리움 4월 초순, 양지바른 교정의 뜰에서 꽃다지들이 합창처럼 일제히 노란 꽃들을 피워올렸다. 봄바람에 흔들리며 따스한 햇살을 받아 피어난 그리움의 불꽃, 보잘것없는 작은 꽃송이들이 서로를 껴안고 함성처럼 피어난 사랑 ! 그리워도 뒤돌아보지 말자 작업장 언덕길에 핀 꽃다지 나 오늘도 캄캄한 창살 안에 몸 뒤척일 힘조차 없어라. 진정 그리움이 무언지 사랑이 무언지 알 수 없어도 퀭한 눈 올려다본 흐린 천정엔 흔들려 다시 피는 언덕길 꽃다지.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뜰이나 언덕에서 몰래 피어나는 꽃, 하지만 스스로 피어나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유채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꽃! • 봄맞이꽃 [06/03/09 15:13] 꽃 한 송이로는 볼 것이 없겠지만 꽃대가 길게 자라 군락을 이루면 '작은 유채꽃밭'이라 할 수.. 2014. 4. 8. 동강에서 만난 개아마 꽃, 개아마 이야기 8월의 마지막날, 동강 가까운 산 능선 길에서 뜻밖에 개아마 꽃을 만났습니다. 가느다란 외줄기 윗부분에 여러 개의 작은 가지가 갈라지고 가지 끝에는 작은 자줏빛 꽃이 앙증스럽게 피었습니다. 개아마는 들아마라고도 부르는데 바로 이곳 동강 주변의 석회암지대 햇빛이 잘 드는 건조한 풀밭에서 자랍니다. 영명은 Wild Flax (Flax : 아마) 개아마는 아마과의 한해살이풀로 이 땅에 자생해온 유일한 아마과의 풀입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마(亞麻)는 '삼(麻)에 버금(亞) 가는 풀'이라는 뜻이니, 예로부터 삼(대마)에 못지 않은 섬유자원으로 이용되어온 풀일 뿐만 아니라 인류가 재배한 가장 오래된 섬유라고 합니다. 스위스 호수의 선사시대 유적에서도 발견되었고,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직물이 발견되었다고 .. 2013. 11. 8. 개불알풀, 봄까치꽃이라 불러다오 봄햇살이 따뜻이 내리는 들판이나 길가에서 덩굴을 사방으로 벋으며 우묵한 푸른 잎 사이로 좁쌀만한 연분홍 꽃을 불씨처럼 피우는 개불알풀. 연약하고 작은 꽃이지만 볼수록 아름다운 꽃이다. 개불알풀! 망칙스러우면서도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풀이다. 알고 보면 열매 모양에서 개의 불알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니 이름 타박할 건 못 된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 이름이 일본어를 그대로 번역하여 붙였다는 것! 일본명은 '이누노후그리(イヌノフグリ), '개의 불알'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런데 개불알풀의 이명인 'Veronica caninotesticulata'에서 종명 'cainotesticulata'도 '개의 고환 모양'이라는 뜻이니, 이 풀은 '개불알'과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듯하다. 하지만 이 풀은 '봄까치꽃'이.. 2013. 4. 5. '몰래주는 사랑', 애기똥풀 꽃 이야기 양재천길을 걸으며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애기똥풀을 만납니다. 애기똥풀, 이름이 참 재미있는 꽃. 똥이란 말이 들어 있어 더러울 듯한데 그래도 '애기똥'이라고 하니 귀엽게 느껴지는 풀꽃.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진한 노란색의 즙액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애기똥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애기똥풀이라고 부르는 풀. 애기똥풀은 양귀비과 애기똥풀속의 두해살이풀입니다. 환한게 핀 노란 꽃이 양귀비를 닮기도 했습니다. 야생화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람도 애기똥풀은 알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잡초이며 들꽃입니다. 봄날 마을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습기 있고 양지바른 길가나 언덕에서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풀, 연두빛 풀밭을 무성하게 이루는 쇠뜨기와 함께 어울려 노란 물감을 짜 놓은 듯한 환한 꽃은 이웃 사람들의 얼굴인 듯 편안하게 .. 2012. 12. 2. 생태계 교란 식물, 가시박의 아름다운 꽃과 열매 북아메리카가에서 귀화한 박과의 한해살이풀 가시박을 탄천에서 만납니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식물로, 강과 호수가에서 왕성한 번식력과 생명력으로 나무와 풀을 뒤덮어 다른 식물들의 삶의 터전을 모두 빼앗아 버리는 무서운 식물입니다. 하지만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은근한 매력에 탄성이 나옵니다. 가시박 수꽃입니다. 다섯 갈래로 갈라진 하얀 꽃잎에는 그물 모양의 녹색무늬가 아름답게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긴 꽃대에는 희고 긴 잔 털이 촘촘하게 나 있네요. 가시박은 암꽃 수꽃이 같은 그루에 피며 암꽃은 잎겨드랑이에서 짧은 꽃대에 작은 꽃들이 공 모양으로 뭉쳐서 피고 수꽃은 긴 꽃자루에 큰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립니다. 박과 식물이지만 열매 표면은 가시 같은 돌기가 촘촘한데 맛은 쓰고 떫어 식용으로는 .. 2012. 11. 12. 황매산의 물매화 이야기 물매화와의 첫 만남은 몽골 울란바타르의 휴양지 테를지의 초원에서입니다. 그 다음은 중국 윈난의 리지앙(여강)과 위룽셰산(옥룡설산)의 고산 초원에서입니다. 고원의 물기 있는 풀밭에서 긴 꽃대 끝에 단 한 송이만 피운 순백의 흰 꽃은 소녀의 해맑은 얼굴처럼 다가왔습니다. 그저 이국의 꽃으로 생각했던 풀꽃이 이 땅에도 분포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신비로운 고산 풀꽃을 처음으로 고향의 산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의 놀라움...! 그 꽃이 바로 물매화이고, 그것을 만난 곳이 황매산입니다. ↓ 황매산 물매화는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로 볕 드는 산기슭의 습한 땅에서 자랍니다. 긴 꽃줄기 끝에 매화를 닮은 하얀 꽃을 한 송이씩 피우는 풀꽃입니다. 꽃잎 속에 보이는 암술과 수술이 정교하게 세공한 보석처럼.. 2012. 11. 8. 물봉선 꽃에 담긴 비밀, 우리도 몰랐던 물봉선 이야기 물봉선은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한 땅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데, 응달 양달 그리 가리지 않고 왕성한 생명력과 번식력을 자랑한다. 아침 저녁 가을 기운이 느껴지는 8~9월 무렵 물봉선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그런데 물봉선의 꽃 모양은 여느 꽃과는 다른 특이한 아름다움을 준다. ● 물봉선 꽃에 담긴 비밀 물봉선은 꽃대가 밑으로 드리워져 꽃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으로 핀다. 매달린 꽃의 앞쪽은 꽃잎을 활짝 벌린 모습이고 뒤쪽은 길게 좁아지는 깔때기가 도르르 말린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꿀주머니' 또는 '거(距)'라고 한다. 꽃을 정면에서 보면 3장의 꽃잎이 좌우 대칭의 형태로 윗꽃잎은 작고 아래입술꽃잎은 넓고 둥근데 두 갈래로 되어 있다. 곤충들이 안전하게 꿀을 빨 수.. 2012. 10. 14. 쉽싸리(Lycopus lucidus) 이야기 습지에서 자라는 쉽싸리를 1천 4백 미터가 넘는 소백산 정상의 고위평탄면에서 만난다. 웬만큼 눈여겨 보지 않고서야 깨알 같이 작은 꽃을 발견하기 어려운데, 잎겨드랑이에 숨은 듯이 피어 있는 흰 꽃이 눈에 시리게 빛난다. 고산지대에서 피는 꽃은 이렇게 작은 꽃까지 또렷하고 아름답다. 꿀풀과의 어러해살이풀로 묘한 이름을 가진 쉽싸리, 그 이름의 어원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다. 줄기가 긴 점에서 싸리와 관련된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다지 설득력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주 귀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쉽사리' 만날 수 있는 풀도 아니니 '쉽사리'에서 유래한 이름도 아닐 테고... 말의 의미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쉽싸리가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생태적 특성에 생각이 미쳐, 습한 곳에서 산다는 의미에서 '습+살이'.. 2012. 9. 19. 왜솜다리 Leontopodium japonicum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솜다리'라는 이름은 포잎에 솜 같은 털이 많이 달린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서양에서는 에델바이스라고 불리는 꽃을 우리 나라에서는 솜다리꽃이라 하는데, 이 땅에 자생하는 솜다리속에는 이 밖에도 산솜다리와 왜솜다리, 그리고 한라솜다리와 들떡쑥(들솜다리) 등이 있다. 왜솜다리는, 가지가 벌지 않고 하나의 꽃이 피는 솜다리나 산솜다리와 달리, 키가 크고 가지가 갈라지는데 꽃차례가 다소 엉성하다. ↓ 소백산 Edelweiss, Edelweiss, 에델바이스 에델바이스 Every morning you greet me. 아침마다 나를 반기는 Small and white, clean and bright, 작고도 하얀, 맑고도 빛나는 You look happy to meet me. 나를 만나.. 2012. 9. 17. 멀꿀(Stauntonia hexaphylla) 열매, 잎, 수피 팔영산 가는 길에 들른 고흥 읍사무소. 앞뜰의 그늘시렁(pergola)이 등나무가 아니라 멀꿀 덩굴로 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다. 마침 멀꿀 열매가 제법 커다랗게 달려 있는데, 여섯 개의 작은 잎이 잎자루를 달고 달려 있는 잎 모양도 그렇지만 오리알 모양의 열매도 으름과 많이 닮았다. 가을이 되면 붉은갈색으로 익는데 과육이 으름보다 더 맛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과육에 비해 씨앗이 너무 많아 과일로서 상품성은 별로 없는 모양... 멀꿀은 다도해의 섬지방에서 자라는 으름과의 늘푸른 덩굴나무다. 잎이 지는 으름과 달리 상록이고 익으면 열매가 벌어지는 으름과 달리 익어도 열매가 벌어지지 않는 점이 다르다. 멀꿀이란 이름은 열매 속살이 꿀 같은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며, 제주도에서는 '멍나무'나 '멍꿀'이라 부.. 2012. 8. 20. 좀조팝나무(Spiraea microgyna), 붉은 꽃 조팝나무 태백산에서 만난 조팝나무는 얼핏 일본조팝나무를 연상시킬 정도로 꽃잎의 색이 붉다. 주변에는 연한 홍색빛을 띤 흰 꽃잎을 단 조팝나무가 많은데 몇몇 개체만 이런 짙은 붉은 빛을 띤 꽃색을 보여준다. 잎 모양을 보면 잎가장자리 전체에 톱니가 고루 발달하고 있어 참조팝나무라기보다는 좀조팝나무라는 판단에 이르게 한다. ● 좀조팝나무 Spiraea microgyna ↘ 장미목 장미과 조팝나무속 관목 높이 대개 1m 이내이다. 나무껍질은 갈색이며, 잔가지는 단면이 원형 또는 작은 능선이 있으나 현저한 능각은 없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는 길이 3~5mm이다. 잎몸은 타원형으로 길이 5~6cm이고, 잎밑은 넓게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는 겹톱니 또는 결각상 톱니가 있으며, 잎끝은 점차 뾰족해진다. 잎 뒷면은 회백색으.. 2012. 7. 30.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