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자라풀(Hydrocharis dubia) 이야기

모산재 2010. 11. 10. 19:47

 

자라풀은 못이나 도랑 등 얕은 물에서 자라는 자라풀과의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자라풀과(Hydrocharitaceae)는 나사말과라고도 하는 수생식물로 한국에는 자라풀, 올챙이자리, 나사말, 검정말, 물질경이 등 5속 5종이 있다.

 

자라풀이란 이름이 재미 있다. 습지식물에는 습지에 사는 동물 이름을 따 붙인 이름이 많다. 개구리자리, 개구리미나리, 미꾸리낚시, 붕어마름 등등... 둥근 잎이 자라의 등 모양을 닮았을 뿐더러 미끈하고 윤기가 나는 모습이 자라를 연상하여 자라풀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한자명으로 '수별(水鱉)'이라고 하는데 '물자라'란 뜻이다. 그런데 영명은 frogbit이니 서양인들은 자라가 아니라 개구리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잎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수련을 닮아서 '수련아재비'라 불리기도 하고 땅에서 피는 매화라고 하여 '지매(地梅)'로 불리기도 한다. (두산백과사전에는 자라풀의 딴이름으로 '모근(毛菫)'을 들어 놓았는데, 모근은 미나리아재비의 딴이름이므로 착오로 보인다.) 

 

 

 

 

↓ 선유도공원

 

 

 

 

물속줄기는 1m 안팎으로 물의 깊이에 따라 길어지며 줄기가 옆으로 벋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리고 턱잎이 자라며 턱잎의 겨드랑이에서 잎이 자라서 물 위에 뜬다.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은 지름 3.5~7cm 크기로 둥글고 밑부분은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뒷면 중앙부에 공기 주머니가 있어서 물에 뜨기 쉽고 거북등처럼 생긴 그물눈이 있다.

꽃은 8~9월에 물 위에서 단성화로(한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꽃잎은 흰색이며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3개씩이다. 수꽃은 하나의 포 안에 2~3개씩 들어 있고 각 꽃마다 6~9개의 수술이 있는데 그 중 3-6개는 꽃밥이 발달하지 않고 흔적만이 남아 있는 헛수술이다. 암꽃은 한 포 안에서 2개씩 생기지만 1개만이 발달하며, 암술은 2개씩 갈라지는 6개의 암술머리가 있고 6개의 헛수술이 있다. 열매는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형이며 육질이고 10월에 익는다.

 

 

 

 

 

 

 

 

자라풀은 무분별한 개발로 습지 등이 파괴되면서 점차 사라져가는 종으로 국립수목원은 '약관심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 야생 멸종 4종류, 멸종위기종 144종류, 위기종 122종류, 취약종 119종류, 약관심종 70종류, 자료부족종 112종류 등 총 7개 분야에서 571종을 희귀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자라풀 전초는 마뇨화(馬尿花)라 하며 약용한다. 여성의 적백대하(赤白帶下)를 치료한다. 가루로 만들어 삶은 쇠고기와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