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박은 북아메리카에서 귀화한 박과의 한해살이풀이다. 박과 식물 중에서는 꽃이 볼품없고 그 열매 또한 작고 가시투성이어서 쓸모가 별로 없는 천덕꾸러기 잡초로 인간의 발길이 뜸한 하천이나 버려진 공터 등을 차지하고 무성하게 자란다.
가시박이 이 땅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20여 년 전부터 안동지방에서 호박이나 오이의 대목으로 생명력이 완성한 가시박을 이용하게 되면서 퍼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 이전부터 귀화한 것을 이용하였을 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 서울 탄천
가시박이 뿌리를 내린 주변 지역은 멍석처럼 줄기를 벋어 주변의 모든 식물들을 질식사시켜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기도 한다. 덩굴 줄기는 4~8미터까지 벋는데 평지와 담장과 나무를 가리지를 않는다. 오각형의 넓은 잎은 무성하여 다른 식물들의 광합성을 차단해 버린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 하천 언덕을 호령하는 가장 생명력 있는 식물은 환삼덩굴이었는데, 가시박이 들어서면서부터 환삼덩굴조차 힘을 쓰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전국의 하천을 휩쓸고 있는 이 가시박을 제거하기 위한 싸움은 이제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과제가 되었다. 2005년 원주지방 환경청이 처음으로 생태교란식물 지정을 요청했던 가시박은 작년(2009년) 6월 1일 환경부에 의해 생태교란식물로 공식 지정되었다.
가시박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녹색 빛이 도는 흰 꽃을 피운다. 꽃이 진 자리는 흰 가시로 덮인 길쭉한 열매가 달리는데, 그래서 가시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번식력이 뛰어나 한 그루 당 25,000개 이상의 씨가 달린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열매는 쓰고 떫어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 가시박 Sicyos angulatus | Bur cucumber ↘ 박목 박과 가시박속 한해살이풀
줄기는 4-8m에 이르며, 3-4개로 갈라진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으며 기어오른다. 각(角)이 졌으며, 연모(軟毛)가 밀생한다. 잎은 어긋나기(互生)잎차례이며, 잎자루는 길이 3-12㎝, 연모가 밀생한다. 잎몸은 거의 원형, 5-7천열(淺裂)이 되며, 지름 8-12㎝, 기부는 깊은 심장저(心臟底)이고 열편은 끝이 예두(銳頭) 또는 점첨두(漸尖頭)이다.
6-9월에 꽃이 핀다. 꽃은 자웅동주(雌雄同株)이며 수꽃은 총상(總狀)을 이루며, 길이 약 10㎝정도로 길게 된 꽃대 끝에 달리며 지름 1㎝, 황백색, 꽃밥은 동합되어 한 덩어리가 되엇으며, 꽃대에는 샘털이 있다. 암꽃은 짧은 꽃대 끝에 두상(頭狀)을 이루며 지름 6㎜, 담녹색, 1개의 암술, 씨방하위이다. 열매는 자루가 없고 3-10개가 뭉쳐 나며, 긴타원모양이며 가느다란 가시로 덮여 있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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