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앉은부채, 불염포 속에 부처님 앉았네

모산재 2011. 4. 1. 17:22

 

앉은부채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른 곳에서는 2월이면 피기 시작하여 고산지대에서는 4월에도 꽃을 볼 수 있다.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불염포 속에 들어 있는 공모양의 꽃이삭이 마치 광배(불염) 앞에 앉아 있는 부처님 모습이라 하여 '앉은부처'라고 하던 것이 소리가 변하여 '앉은부채'가 되었다. 꽃이 지고 나오는 푸른 잎이 부채처럼 넓어서 '앉은부채'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다. 

 

 

 

 

앉은부채는 겨울잠을 자고 난 곰이 이른 봄에 돋아나는 싹을 처음 먹는다고 해서 곰풀이라 부르기도 하고, 잎이 우엉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엉취로 부르기도 한다. 한약명으로 '냄새나는 배추'라는 뜻의 취숭(臭菘)이라 하는데, 공교롭게도 영어 이름도 스컹크 캐비지(skunk cabbage)이다. '스컹크처럼 고약한 냄새가 나는 양배추'라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잎이 풍성하지만 먹을 수 없다고 해서 '호랑이배추'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달마대사가 좌선하고 있는 모습같다고 하여 좌선초(座禪草) 또는 달마초(達磨草))라고 부른다고 한다.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속명은 '결합'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symploce와 '열매'라는 뜻을 가진 'carpos'의 합성어로 육수꽃차례에 종자가 뭉쳐서 달린 것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종소명 renifolius는 '콩팥 모양 잎을 가진'이라는 뜻이라 한다. 

 

꽃말은 '그냥 내버려 두세요'란다. 그야말로 '렛잇비'.

 

 

 

 

 

 

앉은부채의 아름다움은 뭐니뭐니 해도 이른봄 눈 속에서 '불염포'라는 꽃주머니 속에 곤봉 모양의 특이한 꽃대를 올리는 모습이라 할 것이다. 부처님 광배 모양의 불염포 속의 온도는 주변보다 약 10도 정도 높다고 하니 꽃샘 추위 속에 꽃을 피워내는 강인한 생명력의 비밀이 놀랍기만 하다.

 

앉은부채는 발열세포가 있어 눈과 얼음을 녹여 꽃이 피는데 고약한 냄새를 풍겨 곤충을 끌어 모은다고 한다. 곤봉 모양의 육수꽃차례에는 100여 개의 작은 양성화가 달리는데 암술이 먼저 성숙하고 수술이 성숙하는 성 전환을 하는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이른봄 곤충의 활동이 저조한 시기에 생식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실률이 매우 낮아서 열매를 맺은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앉은부채 열매 =>http://blog.daum.net/kheenn/15855676, http://blog.daum.net/kheenn/11882257
 

 

붉은 얼룩무늬가 있는 항아리 모양의 꽃덮개(불염포) 속에 통통한 꽃이삭(육수꽃차례)이 들어 있다. 꽃은 빽빽하게 붙어서 지압공 모양을 하고 있다. 꽃자루는 거의 없으며, 꽃잎은 4장이지만 꽃들이 빽빽하게 피어 마치 거북의 등처럼 보이며 수술 4개, 암술 1개를 가진다.

 

열매는 여름철에 작은 옥수수 알갱이처럼 둥글게 모여 가을에 붉게 익는다.

 

 

 

 

앉은부채는 독성이 강한 풀이라 초식동물은 물론 멧돼지도 먹지 않는다. 하지만 이른봄에 자라난 부드러운 새싹은 초식동물이 뜯어먹은 흔적을 종종 볼 수 있고, 민간에서도 뿌리줄기와 어린 싹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