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배풍등(Solanum lyratum) 열매 이야기

모산재 2011. 1. 8. 00:23

 

 

낙엽조차 다 져 버린 겨울의 산과 들, 눈 내린 산기슭 덤불 위에 꽃처럼 아름다운 붉은 열매가 반긴다. 배풍등이다. 배풍등은 눈 덮인 덤불 속에 숨어 있는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 '설하홍(雪下紅)'이라 불리기도 하는 가지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이다.

 

 

가지와 고추, 토마토와 꽈리가 그러하듯 가지과의 식물들은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통꽃이 그리 예쁜 구석이 없는 수수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꽃은 볼품없을지 몰라도 열매는 그 모양이 눈에 띄게 독특하고 색깔도 아름답다. 말하자면 꽃보다는 열매가 아름다운 식물이다. 배풍등도 마찬가지다.

 

열매는 둥근 녹색으로 달리지만 익으면 영롱한 붉은 색이 된다. 크기가 작을 뿐 모양은 방울토마토와 아주 비슷하다.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로 새를 통해 널리 번식된다.

 

 

 

▼ 경주 남산 보리사 앞 갯마을 대숲

 

 

 

 

 

 

 

▼ 전주 경기전 느티나무 줄기에 뿌리 내린 배풍등

 

 

 

 

 

 

국명과 학명이 모두 약리작용에서 유래한 것이어서 흥미를 끈다. 배풍등(排風藤)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풍(風)을 물리치는(排) 덩굴(藤)'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속명 'Solanum'은 진정작용이 있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Solamen'에서 유래한 것이다.

 

실제로 배풍등은 전초에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고 줄기에는 스테로이드,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는데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약리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 배풍등의 줄기와 잎 말린 것을 '촉양천(蜀羊泉)', 또는 '백영(白英)'이라 하여  해열제·진통제로 쓴다. 배풍등의 열매는 '귀신의 눈'이라는 뜻의 귀목(鬼目), 또는 백영실로 불리는데, 치통과 안통(眼痛)을 치료하고 눈을 밝게 한다.

 

 

 

 

● 배풍등 Solanum lyratum / 통화식물목 가지과 가지속 다년생 활엽 반초본

길이 3m. 줄기의 기부만 월동하며 끝이 덩굴같으며 줄기에 선상의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달걀모양이고 길이와 폭이 각 3~8cm × 2~4cm로 보통 기부에서 1~2쌍이 열편으로 갈라진다.

원뿔모양의 취산꽃차례로 잎과 마주나며, 꽃대 길이는 1 ~ 4cm이고 꽃받침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꽃부리는 수레바퀴모양이며 5개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은 뒤로젖혀지며 백색으로 8 ~ 9월에 개화한다. 열매는 장과로 둥글고 지름 8mm로서 적색으로 10월 성숙한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