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167 가지 꽃과 닮은 감자꽃, 감자 이야기 어머니의 텃밭에 감자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제 여름이 시작된다는 신호다. 감자는 무슨 과 식물일까 아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먹는 감자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자가 고구마와 비슷한 식물이 아닐까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고구마는 나팔꽃과 같은 식구로 감자와는 족보가 아주 다르다. 꽃을 잘 살펴보면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다. 바로 가지나 토마토 꽃과 아주 닮았다. 잎은 토마토와 비슷하다.감자는 바로 가지과 가지속의 한해살이풀이다. 그래서 학명도 Solanum tuberosum이다. 솔라눔(Solanum)은 가지속을 총칭하는 이름으로 배풍등이나 까마중이 이에 속한다. 토마토나 고추는 가지속은 아니지만 같은 가지과로 근연종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미치광이풀이나 꽈리 종류도 가지과 식물이고 나무로는 구기자나.. 2012. 6. 1. 홀아비꽃대 암술과 수술, 홀아비꽃대 이야기 홀아비바람꽃이라는 꽃이 있다. 봄이 한창인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무리지어 피는 이 꽃은 긴 꽃대 끝에 다섯 장의 흰 꽃잎으로 된 한 송이의 꽃만 달고 있다. 그리고 홀아비꽃대라는 꽃이 있다. 촛대처럼 자라난 하나의 꽃대에 흰 수술이 브러시처럼 달린 이삭꽃차례가 외로운 홀아비를 연상시켜서 홀아비꽃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 홀아비들은 무리지어 자라나고 무리지어 꽃을 피우며 외로움을 달랜다. 그래서 홀아비꽃대의 꽃말은 '외로운 사람'이다. 홀아비꽃대와 아주 비슷한 종으로 옥녀꽃대가 있다.옥녀꽃대는 홀아비꽃대에 비해 수술대가 길다. 외로운 홀아비꽃대에게 옥녀꽃대가 가까이 있었으며 좋겠다 싶은데, 홀아비꽃대와 옥녀꽃대는 자생하는 곳이 서로 다르다. 홀아비꽃대는 섬 지방을 제외한 전국의 깊은 산 나무그늘에서 .. 2012. 5. 29. '당신을 붙잡아두는 비밀', 삼지구엽초 꽃 남한산성 그늘진 숲속 언덕에 삼지구엽초가 꽃을 피웠다. 반갑다. 이른 봄 식물원에서 무더기로 자라는 삼지구엽초 꽃들이야 흔하게 감상할 수 있다지만 야생 상태에서 삼지구엽초 꽃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삼지구엽초는 독특한 생김새부터 눈길을 끈다. 곧게 서는 하나의 줄기 끝에 가지가 셋 벌고 각각의 가지에서 3개씩의 잎이 달린다. 그래서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라는 이름을 얻었다. 삼지구엽초는 우거진 숲속 물빠짐이 좋은 반그늘진 땅에서 잘 자란다. 예로부터 줄기와 잎을 따서 그늘에 말린 것을 '음양곽(淫羊藿)'이라고 하여 강장·강정제로 널리 이용해온 약초이기도 하다. 건강에도 좋은 약초지만 차나 술로 담가 마시면서 즐기는 그윽한 향미 또한 일품이다. 여러 가지로 매력적인 삼지구엽초(Epimedium .. 2012. 5. 28. 보랏빛 꽃으로 핀 아름다운 '절제', 처녀치마 처녀치마는 백합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흔히 잎이 방석처럼 넓게 퍼지는 모습이 처녀들의 치마폭을 연상하게 하여 처녀치마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높은 산의 습기 있는 부엽토에서 자라는 한국의 특산식물로 종소명이 'koreana'인데 일본에도 분포하고 있다. 꽃은 4월에 피기 시작하는데, 초기에 피는 꽃은 10cm 정도의 짧은 꽃대에 3~10개의 붉은보랏빛 꽃이 뭉쳐서 달린다. 수술은 6개이고 수술대는 화피보다 길다. 꽃은 계속적으로 피는데 꽃이 핀 뒤에는 녹색빛이 돌며 꽃대가 점점 높이 자라 약 50cm에 이른다. 이는 열매를 맺은 뒤 바람의 힘으로 종자를 보다 멀리 전파시키려는 번식 전략으로 보인다. 그리고 포 같은 잎이 달리며 새로운 잎이 돋는다. ● 처녀치마 Heloniopsis kore.. 2012. 5. 14. 얼레지, 높은산 숲속의 우아한 기품 이른 봄 깊은 산 숲속에서 피는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꼽으라면 아마도 얼레지가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섯 갈래로 갈라진 자줏빛 긴 꽃잎과 그 안에 그려진 멋진 동심원의 짙은 무늬는 아리따운 여인을 연상시킨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얼레지는 높은 산 볕이 잘 드는 숲속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얼레지는 씨앗에서 싹이 터 꽃이 피기까지 7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얼레지 꽃을 발견했다면 그 얼레지의 나이는 최소 7살인 셈이다.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거친 탓인지 얼레지꽃에는 성숙한 여인처럼 격조 있고 우아한 아름다움이 있다. 씨에서 싹이 터서 꽃이 피기까지 7년이 걸라는 얼레지는 해마다 양분을 조금씩 뿌리줄기에 저장하여 내실을 기하다 7년째가 되면 커다란 두 잎을 만들어 그 사이에서 꽃대를 올려 .. 2012. 5. 14. 당개지치, 수줍은 새색씨처럼 피는 보랏빛 꽃 4월이 저물어 갈 무렵, 천마산 골짜기에 당개지치가 꽃을 피웠다. 줄기 끝에 돌려나기한 듯한 잎 겨드랑이에서 하나의 꽃대를 올려 여러 개의 꽃망울을 달고 자주색 꽃을 피운다. 꽃대는 아래로 처지며 때로는 잎사귀 아래로 꽃송이를 감추기도 한다. 수줍은 새색씨처럼... 당개지치는 이름 그대로 지치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란다. 이 땅에는 우리나라 전북 장안산 및 적상산 이북에 자생하며, 중국 동북부와 동시베리아 등지에도 분포한다. 당개지치는 우산나물이나 삿갓나물, 또는 도깨비부채가 그렇듯이 우산 모양을 하고 있다. 줄기 끝에 5∼7개의 잎이 돌려난 듯한 모습인데, 자세히 보면 돌려난 것이 아니라 잎이 어긋나게 달린 마디 사이가 촘촘하여 돌려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당개지치는 '당꽃.. 2012. 5. 11. 숲속의 노란 봄나비떼, 피나물 꽃 천마산 팔현리 골짜기는 노란 봄나비떼가 가득 날아든 듯 숲속이 환하다. 노랑매미꽃이라고 불리는 피나물꽃이 환상의 화원을 이루었다. 피나물의 꽃말은 '봄나비'. 노란색 꽃받침은 윤기가 흐르고, 넉 장의 꽃잎이 밝고 화사해서 매우 화려해 보인다. 가운데로 노란색의 수술이 소복하게 모여 있고 암술은 1개이다. 줄기를 자르면 유액이 흐르고 꽃은 노란색인데 열편이 4개이니 양귀비과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나물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독성이 있어 식용은 피하는 게 좋다. 양귀비과 식물이 대개 그렇듯이 독성이 있는 풀이라 어린 순도 한참 우려내야 먹을 수 있다. 흔히 줄기를 자르면 피와 같은 붉은 즙액이 흘러나와 피나물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피나물이라 불리는 이 꽃에서는 애기똥풀처럼 노란 액체가 흘.. 2012. 5. 11. 미나리냉이, 탐스러운 흰 꽃을 피우는 냉이 냉이만큼 종류가 다양한 것도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실린 것만 해도 60여 종에 육박한다. 미나리냉이(Cardamine leucantha), 깃꼴 겹잎의 잎 모양이 미나리를 연상시켜서 붙은 이름이다. 십자화과 황새냉이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이 땅의 그늘진 산골짜기 물기 많은 곳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고 하얀 꽃을 피운다. 거의 잡초처럼 취급받는 풀이지만 하얗게 피는 꽃이 탐스럽고 아름답다. '냉이'라는 이름이 붙은 십자화과의 식물 중에서는 는쟁이냉이와 함께 단연 돋보이는 꽃을 피운다. ↓ 대모산 전국의 냇가와 계곡에 흔하게 자란다. 황새냉이속의 다른 식물들에 비해서 겹잎의 작은 잎이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한 점에서 구분된다. 강원도 평창강과 평안남도의 양덕에서 자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 참고추.. 2012. 5. 3. 풀밭 언덕에 자라는 반기생 풀꽃, 제비꿀 이야기 제비꿀은 양지바른 풀밭이나 묘지 부근의 잔디 밭에 사는 잡초입니다. 광합성을 하지만 다른 식물의 뿌리에 붙어 영양분을 섭취하는 반기생식물입니다. 한 뺨 정도로 자라는 가느다란 줄기에 가지가 벌고 잎 긴 줄 모양으로 가늘게 달립니다. 봄이 무르익어 풀밭이 제법 짙어가는 4~5, 줄기의 잎겨드랑이마다 짧은 꽃대를 내고 깨알처럼 작은 흰 꽃을 하나씩 매답니다. 하얀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으로 씨방에 붙어 있으며, 대개 끝이 5개로 갈라지지만 더러는 4개로 갈라지기도 합니다. 수술은 꽃받침 조각 사이에 하나씩 있으며, 씨방의 씨는 하나뿐이라고 합니다. 제비꿀(Thesium chinense)은 단향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단향은 백단(白檀)이라고도 하고 백단향(白檀香)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 2012. 5. 3. 바위 틈에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 돌단풍 돌단풍은 범의귀과 돌단풍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름만 단풍일 뿐 생태적으로 단풍나무와는 상관없다. 다만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는 잎 모양이 단풍잎을 닮았고, 계곡 습한 바위틈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돌단풍이란 이름이 붙었다. 돌단풍의 학명도 비슷한 유래를 보인다. 돌단풍의 정명은 Mukdenia rossii이지만 이명 아세리필룸 로시(Aceriphyllum rossii)의 속명 아세리필룸은 '단풍나무'라는 뜻의 라틴어 'Acer'와 '잎'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hyllum'이 합성된 이름으로 단풍나무 잎을 닮은 데서 유래하였다. 영명도 단풍잎을 반영한 Maple-leaf mukdenia이다. 돌단풍은 충청도 이북 산지 계곡 바위 틈에서 자란다. 꽃말은 '생명력' 또는 '희망'. 바위 틈에서 자라나는.. 2012. 4. 30. 꽃마리 Trigonotis peduncularis 꽃마리는 지치과의 두해살이풀이다. 꽃차례가 말려 있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꽃이 피면서 말려 있던 짧은 꽃차례가 풀리며 점점 길게 자라난다. 하늘색을 띤 5갈래 꽃잎의 중심부는 노란색을 띠어 색깔의 조화가 아름다운데, 이는 벌레를 유인하기 위한 번식 전략일 뿐이다. 아주 비슷한 꽃받이는 잎겨드랑이에 한 개씩의 꽃이 달리는 점으로 구별된다. ↓ 대모산 달걀처럼 둥근 잎에 하나의 맥이 또렷이 나 있는 모습이 앙증스럽다. 좁쌀보다 작은 연한 하늘빛 꽃은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꽃 모양은 물망초를 닮았고 참꽃마리의 축소판이다. 이처럼 흔한 잡초도 많지 않을 것이다. 꽃샘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 민가 주변이나 들판의 빈터, 길가 등 어디에서나 무더기로 자라나 줄기 끝에 짧은 .. 2012. 4. 30. 둥근털제비꽃, 이른봄 가장 먼저 피는 제비꽃 둥근털제비꽃(Viola collina)은 가장 이른봄에 꽃을 피우는 제비꽃이다. 봄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산 등성이에서 3월 중하순이면 벌써 연한 하늘색의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잎이 둥글고 전체에 잔털이 가득 나 있어 둥근털제비꽃이라 부른다. '둥근털오랑캐꽃', '근채'라고도 한다. 영명은 Hill violet. 산지의 양지나 반음지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잘 자란다.' 꽃대가 짧아 잎보다 아주 낮은 모습으로 꽃을 피우지만, 더러 잎이 자라지 않고 꽃을 피우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잎은 전부 뿌리줄기에서 돋고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이 필 때까지는 키가 낮지만 꽃이 지고나면 잎이 훌쩍 자란다. 꽃이 필 때의 잎은 길이 2∼3.5cm, 잎자루는 길이 3∼10cm이지만 열매를 맺을.. 2012. 4. 30. 대둔산의 현호색, 현호색 이야기 4월 초 대둔산 금강계곡에는 현호색 꽃이 지천으로 피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이 녹기 시작할 무렵이면 싹을 틔우고 금방 꽃망울을 달아 아직도 겨울나무 가득한 숲에서 푸른 보랏빛 꽃을 가장 먼저 피워 올린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한달 가량, 지상에서 현호색의 일생은 이것으로 끝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속명 corydalis는 그리스 어로 '종달새'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꽃 모양이 종달새의 머리깃과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일까. 꽃말은 '보물주머니' 또는 '비밀'이니 앙증스런 꽃 모양이나 열매 모양에서 비롯된 것이지 싶다. 현호색과 식물은 보라색 꽃이 피고 덩이줄기가 있는 현호색속과 노란색 계열의 꽃이 피고 덩이줄기가 없는 괴불주머니아속으로 나뉜다. 현호색(Corydalis remota)은.. 2012. 4. 22. 천마산 골짜기엔 꿩의바람꽃 겨울이 채 끝나지 않은 이른봄, 변산바람꽃이나 풍도바람꽃, 그리고 너도바람꽃이 활짝 필 무렵 꿩의바람꽃은 그제서야 수줍은 꽃봉오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긴 달걀 모양의 작은 꽃봉오리는 흰 색도 있지만 붉은 빛이 감도는 것도 흔하다. 처음 꽃봉오리일 때에는 수줍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꽃잎이 벌어지면서 점차로 고개를 들어 활짝 필 무렵이면 꽃은 하늘을 향한다. 붉은 빛이 감돌던 꽃봉오리도 흰색 꽃으로 변한다. 꿩의바람꽃은 얼레지와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고 자라는 곳도 비슷하다. 줄기에서 난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곧게 뻗어나오면 그 끝에 꽃이 한 송이씩 달린다. 꿩의바람꽃은 변산바람꽃이나 노루귀와 마찬가지로 하얀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 진화한 것이다. 흔히 5개 정도인 다른 바람꽃에 .. 2012. 4. 11. 개암나무 꽃, 개암나무 이야기 개암나무는 전국의 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자작나무과의 관목이다. 가을에 은행알처럼 달리는 열매의 고소한 맛(영어로는 헤이즐넛)이 매력을 끄는 나무이다. 당연히 이 개암나무에도 꽃이 핀다. 그러나 꽃잎을 갖춘 꽃이 아니다. 이른 봄인 3월, 아직 잎이 나오기 전에 한 가지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수꽃은 지난해에 만들어진 가지에서 지렁이처럼 밑으로 처진 꽃차례로 월동하며, 암꽃은 가지 끝에서 겨울눈처럼 성숙하며 이른 봄에 말미잘 촉수 같은 빨간 암술이 꽃싸개를 뚫고 밖으로 내민다. 개암나무 암꽃과 수꽃 가을 야산에서 익어가는 개암 열매는 옛날 시골 아이들의 군것질거리가 되기도 했다. 포잎에 싸여 있는 딱딱한 열매의 모양은 은행 씨앗과 빼닮았다. 이 딱딱한 열매를 깨물면 딱- 소리와 함께 겉껍질이 .. 2012. 4. 11. 이전 1 2 3 4 5 6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