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76

멋진 트레킹 코스, 쫄븐 갑마장길(따라비오름-행기머체)

따라비오름에서 내려서니 입구에 '쫄븐갑마장길'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우리를 안내하던 병철형은 주차장쪽 길이 아닌 반대편의 쫄븐갑마장길 계곡 숲으로 들어선다. 기대하지 않았던 트레킹을 하게 되니 마음이 설렌다. 따라비오름에서 가시천을 따라 큰사슴이오름까지 한 바퀴 두르는 짧은 갑마장길인데, 행기머체까지만 걷기로 하였다. 안내판에 나와 있는 '잣성'이 무엇일까 확인해 보니 목장과 목장의 경계를 구분짓고 말들을 가둬두기 위해 쌓은 돌담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어쨌거나 가시리에서 큰사슴이오름까지 한바퀴 두르는 20km나 되는 갑마장길 중, 따라비오름에서 큰사슴이오름까지 한 바퀴 도는 짧은 갑마장길이 바로 '쫄븐갑마장길'이란다. (‘쫄븐’은 ‘짧은’의 제주도 방언이다.) 갑마장길 코스 조선 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하..

제주도 여행 2014.03.17

따라비오름, 세 개의 굼부리를 가진 오름의 여왕

환상의 억새밭길을 따라 드디어 따라비오름에 도착하였다. 억새와 가시덩굴이 엉켜 있는 덤불을 헤치고 오르는 오름의 모습은 여느 오름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거대한 화륜과 굼부리로 되어 있는 단순한 모습이 아니라 봉우리가 여럿 보인다. 바로 따라비오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3개의 굼부리와 6개의 봉우리가 어울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뒤돌아본 풍경. 새끼오름 오른쪽으로 펼쳐진 억새밭 갑마장길, 모지오름으로 이어진다. 울을 이룬 쑥대낭(삼나무) 바깥 지대는 모두 억새밭. 오른쪽 모지오름에서부터 우리가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따라비오름 굼부리 다랑쉬오름을 '오름의 여왕'으로 알고 있었는데, 따라비오름도 '오름의 여왕'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세 개의 굼부리로..

제주도 여행 2014.03.16

환상의 억새길 따라 따라비오름 가는 길

두번째로 찾은 따라비오름. 처음 찾았을 때는 가시리를 지나 따라비오름의 남쪽 주차장으로 가서 솔숲이 우거진 계단길을 따라 올랐는데, 이번에는 성읍마을의 북쪽에서 모지오름을 곁에 두고 한없이 이어지는 억새밭길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며 따라비오름 북쪽 갑마장길로 접근하였다. 모지오름 입구 주변에 잠시 들판이 있지만 앞에 보이는 쑥대낭(삼나무)을 지나면 억새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아마도 갑마장길일텐데, 따리비오름으로 이어지는 억새밭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따라비오름이 희미한 실루엣으로 하늘에 솟아 있고, 오른족으로는 새끼오름이 살짝 보인다. 멀리 앞쪽으로 새끼오름과 그 너머로 큰사슴이오름이 나타난다.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밭. 아마도 억새꽃이 바람에 일렁이는 가을에 찾았더라면 정말 환상의 길이었을 것 같다..

제주도 여행 2014.03.12

제주올레 21코스 (2) 최고의 전망, 지미오름(지미봉)

하도해수욕장에서 철새도래지를 지나 해맞이해안도로를 따라 성산 방향으로 꺾어지자마자 오른쪽으로 들어서는 농로가 나타난다. 지미오름으로 이어지는 올레길 21코스! 멀리 지미봉 봉우리가 얼굴을 내밀고 농로를 따라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 동쪽 '땅끝'에 솟아 있어 지미오름, 또는 지미봉(地尾峰)이라 한다. 매년 1월 1일에는 해돋이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지미봉 가는 길 주변의 들판은 싱그러운 풀빛으로 가득하다. 지미봉은 말굽형 분화구를 지니고 있는 화산체. 분화구가 북쪽을 향해 벌어져 있는 정면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풀로 덮여 있는 부분이 많은 다른 오름과는 달리 지미오름은 솔숲이 울창하다. 21코스의 화룡점정, 지미오름 입구 해발 165.8m로 경사는 가파르지만, 등산로 길이는 5..

제주도 여행 2014.03.09

제주올레 21코스 (1) 별방진, 각시당, 토끼섬, 하도해수욕장

아침부터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제주 올레 마지막 구간, 21코스가 완성되었다 하여 구좌읍 하도리로 향하였다. 21코스는 세화리 해녀박물관에서 출발하여 해안길과 마을길, 밭길을 걸어 지미봉을 거쳐 종달리 종달바당까지 이어진다. 구간 거리는 약 10.7km. 우리는 하도리 별방진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도리 해안(하도해수욕장)을 거쳐 지미봉까지 걷기로 한다. '별방진(別防鎭)'은 이름 그대로 '특별한 방어진'이다. 우도에 자주 침범하는 왜구를 막기 위해 조선 중종 때 제주목사 장림(張琳)이 김녕읍에 있던 진을 이곳으로 옮겨 '별방'이라 불렀다 한다. 현재 성의 둘레는 950m. 성을 쌓을 때 흉년이 심하여 부역하던 장정들이 똥(人糞)까지 먹어가며 쌓았다고 하니, 그야말로 백성들의 고혈로 쌓은 성이라 하겠다. ..

제주도 여행 2014.03.06

제주올레 7코스 (3) 문섬 범섬 바라보며 법환포구 지나서

돔베낭길을 벗어나자 바로 '속골'이란 곳으로 접어든다. 대륜동 서귀포여고 부근, 사시사철 물이 솟아 흘러내리는 하천 주변은 공원처럼 가꾸어 놓았다. 입구에는 올레꾼들이 엽서나 편지를 부칠 수 있도록 색색의 우체통을 설치해 놓아 눈길을 붙든다. 속골의 개천을 지나면 '스모르공원'이란 이름을 가진 야자수 공원. 온통 검은 빛 화산암 해변에 황토색 바위들이 줄을 지어 놓여 있어 이채롭다. 멀리 강정해안과 범섬이 보인다. 속골을 지나면 소철나무들 사이로 길이 난 '수봉로'를 지난다. 2007년 올레지기 김수봉이란 분이 염소가 지나다니던 길을 삽과 곡괭이만으로 흙을 다져 만든 자연 생태 길이란다. 그리고 멀리 문섬을 배경으로 한 몽돌해안. 이곳에도 더러 황토색 몽돌들이 눈에 띈다. 범섬이 크게 보이는 걸로 보아 ..

제주도 여행 2014.03.03

제주올레 7코스 (2) 돔베낭길, 주상절리 절벽 따라 환상의 바당길

외돌개를 지나 해안 절벽 위로 넓게 펼쳐진 해안길을 걷는다. 해안 절벽 언덕에는 울을 이룬 해송들이 늘어서 있어 산책로는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금방 해안을 향하는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 주변은 제주도에서는 드문 논이 아니었을까 싶은 땅을 이루고 있다. 규모랄 것도 없는 워낙 좁은 땅이긴 하지만... 제주에서는 흔한 유채꽃들이 피었다. 길은 해안으로 내려선다. 길 없는 길...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7코스 바당길, 돔베낭길이 시작된다. 돔베낭길이라니... 이게 무슨 뜻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돔베낭'은 동백나무를 뜻하는 '돔베'에 나무를 뜻하는 '낭'이 결합한 제주사람들의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미 유포된 많은 글에는 돔베는 '도마'를..

제주도 여행 2014.03.02

제주올레 7코스 (1) 명승 제 79호, 외돌개

점심을 먹은 후 오후 한 나절이나 지난 시간에 제주올레 7코스를 걷기로 하였다. 2011년 여름에 태풍이 휩쓸고 가는 바람에 대신 6코스를 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7코스의 출발점인 외돌개로 향한다. 7코스는 제주 올레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바당길. 서귀포 삼매봉 앞바다에 솟은 외돌개로부터 강정 해안을 지나 월평포구에 이르기까지 모두 14.2㎞의 해안올레로 방문객이 가장 많은 찾는 길이다. '대장금 촬영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그래선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해안 곳곳에서 나무를 타고 올라간 후추등과 그 열매를 볼 수 있다. 아직은 겨울인데 밀사초가 꽃을 피웠다. 외돌개 해안. 동쪽으로 서귀포 새섬과 새연교, 그 너머로 섶섬, 오른쪽으로 문섬이 보인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범섬이 보인다. 용암이 반..

제주도 여행 2014.03.02

제주도 (8) 제주공항과 제주시를 한눈에 굽어보는 도두봉

제주의 마지막 일정은 도두봉에서 멈춰졌다. 몇몇 사내들이 해수탕으로 사우나를 간 사이, 남은 사내들은 도두봉을 한 바퀴 돌고 편의점에서 켄맥주를 사서 차 안에 앉아서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오름 들어서는 입구 쪽의 바다 풍경 제주공항 바로 앞에 솟은 작은 오름인 도두봉(道頭峰)은 한라산과 제주공항, 그리고 제주 시내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곳. 동쪽의 사라봉과 호응하며 제주의 관문 노릇을 한다. 그래서 도두봉은 섬의 머리라는 뜻으로 도두(島頭)로 표기되기도 한다. '도들오름'이란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야트막한 오름이 바다를 배경으로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두봉은 정상부에 분화구가 없는 원추형 화산체로 이른바 숫오름이다. 이 오름은 화산체의 내부를 관찰할..

제주도 여행 201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