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76 제주도 (3) 표선 해변에서 본 한라산 일몰, 표선 야경 표선의 드넓은 백사장 너머 또렷한 실루엣을 드러낸 한라산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횟집 아주머니는 이렇게 한라산이 또렷이 보이는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 쉽지 않다고 한다. 백사장엔 밀물이 들고 있다. 표선해변의 드넓은 백사장을 안고 서쪽에 자리잡은 당케포구는 제주올레 제3코스의 종착지이자 제4코스의 출발점이다. 무엇이 감사하다고 '당케'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독특한 명칭에 설마 독일과 관련이 있을까 싶은데 그건 아니다. 당케포구는 설문대할망의 전설이 깃든 이름이다. 제주 앞바다에 서서 치마폭으로 한라산을 건설한 설문대할망, 폭풍우가 몰아쳐 피해가 극심하던 이곳에 포구를 만들어 주었다. 사람들은 이곳에 설문대할망을 모신 '할망당'이라는 당집을 세웠고, 그래서 '당포' 또는 '당개'라 불리던 이 포구는 '당케.. 2012. 4. 4. 제주도 (2) 제주올레 제1코스 두산봉(말미오름, 알오름) 트레킹 두산봉(斗山峰=말미오름)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 오전에 원시의 숲 이승악오름을 돌아본 다음, 오후에는 제주올레 1코스 중 두산봉(말미오름)과 알오름을 걷기로 한다. ※ 제주올레1코스(두산봉과 알오름-광치기해변) 안내도 말미오름이라고도 불리는 두산봉은 성산읍 시흥리와 구좌읍 종달리 사이에 있는 오름이다. 두산봉(斗山峰)이란 이름은 '말뫼오름'이라 불리던 것을 한자말로 직역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오름의 생긴 모양이 됫박 같이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말미오름이란 이름은 제주도의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하여 유래된 것이라고도 하고, 말을 많이 방목하던 곳이라 몰미오름이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된 것이라고도 한다. 시흥초등학교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들판 너머로 길게 누워 있는 말미오름이 보인.. 2012. 4. 3. 제주도 (1) 환상의 숲길, 이승악오름 산책 제주도로 삶터를 옮긴 두 분 덕택에 제주도를 자주 찾게 된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 저녁, 김포에서 15년 지기 일곱 사내가 이스타 항공에 몸을 실었다. 공항으로 마중나온 이 선생님 커플이 안내한 노형오거리 '우리집'이란 횟집에서 신선한 회와 한라산 소주로 맘껏 주말의 해방감을 즐긴다. 그리고 숙소인 애월의 중산간에 위치한 솔베이지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튿날 아침, 은정 씨가 마음 써서 특별히 챙겨온 황태국과 밥, 김치로 행복한 아침 식사를 한다. 제주에서의 첫 여행은 표선의 신 선생님이 안내해 주기로 약속된 모양이다. 걱정과는 달리 눈부신 햇살이 넘칠 만큼 쏟아져 내리고 있다.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 한라산과 서귀포 앞바다가 보이는 1115번 중산간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돈네코를 지날 무렵부터.. 2012. 4. 2. 한라산 (4) 삼각봉대피소-개미등-탐라계곡-숯가마터-구린굴-관음사 입구 삼각봉 발치를 허리띠처럼 두른 등산로를 따라 걷다가 다시 능선으로 들어서면 삼각봉대피소가 나타난다., 대피소에 들어서기 전 돌아서서 바라보는 삼각봉은 송곳니처럼 뾰족하다. 앞에서 보기에는 저 뾰족한 꼭대기가 정상인 듯하지만, 그 뒤로 더 높은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안개구름이 쉴새없이 뭉게뭉게 몰려와 봉우리를 가렸다가 또 모습을 드러내기를 반복한다. 삼각봉대피소는 계곡에 있던 용진각대피소가 2007년 태풍과 폭우에 유실된 다음에 가까운 곳에 있는 비교적 안전한 능선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대피소 옆 길가에는 날카로운 포잎으로 목도리를 두른 바늘엉겅퀴 꽃이 무리지어 피었다. 대피소에서 내려서는 능선길, 안개구름이 열린 사이로 환한 햇살이 비치는 제주시가 내려다 보인다. 이곳 능선길에서 만난 제주산수국은 특.. 2011. 10. 14. 한라산 (3) 네귀쓴풀, 개회향, 시로미, 애기솔나물, 한라고들빼기, 흰가시엉겅퀴, 곰취 백록담을 보지 못하고 한라산 북쪽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 길, 안개는 더욱 자욱하게 발걸음보다 훨씬 앞서 계곡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관음사코스는 산세가 험해 평탄한 성판악 코스와는 달리 길이 가파르고 변화무쌍하다. 8.3km나 되는 길은 성판악 코스와 비슷할 정도로 긴 편이다. 나무 계단으로 .. 2011. 10. 13. 한라산 (2) 좀쥐손이, 섬쥐손이, 네귀쓴풀, 만년석송, 다람쥐꼬리, 제주달구지풀, 구름떡쑥 사라오름에서부터 진달래대피소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볼거리 없는 숲길이 계속된다. 이런 길에서 풀꽃나무 탐사로 심심함을 달래기로 한다. 그런데 등산로 주변 숲속은 융단처럼 깔린 산죽(제주조릿대) 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풀꽃들의 서식하기에 몹시 불리한 환경이라 안타깝다. 어두.. 2011. 10. 11. 한라산 (1) 아름다운 산정호수를 거느린 소백록담, 사라오름(사라악) 맑은 물이 거울처럼 비치는 사라오름, 그리고 몇 년 전에 그 모습을 보지 못한 백록담을 이번에는 꼭 보리라. 거기에다 늦여름의 야생화 몇이라도 볼 수 있으면 더욱 좋으리라. 새벽 같이 일어나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성판악으로 간다. 교래리였던가 말들이 풀을 뜯는 아름다운 목장을 지나 성판악휴게소에 이른다. 흔히 '성판악(城板岳)'이라고 부르는 곳은 한라산 동쪽 능선의 성판악 휴게소(750m)를 가리킨다. 그러나 '성판악'(1,215m)은 '성널오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오름의 하나, 성판악 휴게소 서쪽 3 km쯤 거리에 우뚝 솟은 큰 오름이다. 분화구가 없는 특이한 오름... 백록담까지 9.6km를 오르고 다시 관음사까지 8.7km를 내려가야 하는 긴 여정. 이른 아침햇살이 푸른 숲속으로 명랑하게 비쳐드는.. 2011. 10. 11. 제주 올레 6코스 (6) 서귀포항(새섬, 새연교), 천지연폭포 저녁이나 다름없는 점심을 먹고서 식당을 나서니 벌서 다섯 시가 넘었다. 해가 기울어 가는 시간, 해안길을 따라 서귀포항을 지난다. 새섬과 방파제에 안겨 있는 서귀포항은 아름답다. 길을 잘 알았다면 해안길보다는 서귀포 시내 쪽인 이중섭기념관을 지나갔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 2011. 10. 7. 제주 올레 6코스 (5) 서복공원, 서복 전시관 정방폭포 매표소를 지나면 중국에서나 볼 수 있는 석조 패방이 정면에 나타난다. 패방에는 '서복공원(徐福公園)'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제주도의 가장 빼어난 풍광인 정방폭포 위의 이 넓은 자리를 중국풍의 기념관으로 가득 채웠다는 게 낯설고 안타깝기만 하다. 어째서 4. 3양민 대.. 2011. 10. 6. 제주 올레 6코스 (4) 정방폭포의 절경, 그리고 4.3 대학살의 아픈 역사 정방폭포에서 서쪽으로 300여 m 쯤 걸어가자 정방폭포 입구 주차장이 나타난다. 입구 매표소 주변은 몰려든 사람들로 몹시 붐빈다. 영주 12경의 하나로 꼽히는 국가 명승이자 바다로 떨어지는 유일한 동양의 폭포라는 정방폭포, 장대하게 펼쳐지는 해안 절벽에 하얀 비단 두 폭이 드리워진.. 2011. 10. 6. 제주 올레 6코스 (3) 섶섬, 보목하수처리장-검은여쉼터-소정방폭포-제주올레사무국 제지기오름(절오름)을 뒤로 하며 보목항을 지나 마을을 동서로 나누는 정술내(보목천)를 건넌다. 내의 동쪽 동네는 낮은 지대라 해풍의 영향으로 수목들이 잘 자라지 않으므로 주로 어업에 의존해 살고, 서쪽 동네는 지대가 높고 토질이 비옥하며 숲이 우거져 농업을 하며 살아간다고 한.. 2011. 10. 4. 제주 올레 6코스 (2) 염포해수욕장, 소금막 포구(하효항), 제지기오름, 보목항 쇠소깍의 아름다운 풍광에 꽤 많은 시간을 보낸 뒤, 길을 떠난다. 쇠소깍을 벗어나면 아담한 검은 모래 해수욕장이 이어진다. 개장된 지 몇 년 안 되는 염포해수욕장... 옛날 이 부근에 소금을 나르는 소금막 포구가 있어 염포라고도 불렀다 한다. 해변 언덕에는 스탠드도 예쁘게 꾸미고 벤치도 충분히 마련해 두었건만 쇠소깍에만 사람들이 붐빌 뿐이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즈음에는 어여쁜 인어상과 해녀상이 있다. 아마도 제주도에서 만나는 해녀상 중에서 가장 발랄하고 섹시한 해녀상이지 싶다. 가슴을 드러낸 인어와 물안경을 올린 날씬한 해녀들의 시선이 당차고 씩씩하기만 한데... 그러나 요즘 제주도에서 이런 해녀를 만날 수 있던가... 어느 중국인 관광객이 인터뷰 중 "바람과 돌은 많은데, 여자는 못 본 것 같다."고 .. 2011. 10. 3. 제주 올레 6코스 (1) 쇠소깍,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깊고 푸른 물웅덩이 추자도를 떠나 오후 늦은 시간 제주항에 도착하였다.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 숙소를 정한다. 제주도로 내려와서 살고 있는 두 분께 연락하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번거로워지고 또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그만두기로 한다. 제주도에는 이틀 정도 머물며 하루는 한라산을 오르고 하루는 올레길을 걸어 볼까 했는데, 이런 젠장... 일기예보는 내일 비가 100mm까지 올 것이란다. 한라산에서 비를 맞으면 대책이 없을 터. 그래서 먼저 올레길을 걷기로 하는데, 올레길 7코스는 태풍 무이파가 휩쓸고 가면서 해안길이 파손되어 폐쇄되었다고 한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할수없이 6코스를 걷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엊저녁에 사둔 샌드위치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남원행 버스를 탄다. 1시간 가량 걸려서.. 2011. 9. 30. 추자도 (7) 상추자도 용등산, 나바론 해안절벽, 후포 해안 풍경 버스를 타고 다시 상추자도로 돌아온다. 한낮의 추자항은 더욱 환해진 표정이다. 어제처럼 나바론 절벽 너머로부터 안개가 몰려들지도 않아 물빛도 하늘빛 그대로이다. 어느 관공서 벽은 늘푸른 덩굴식물이 뒤덮고 있다. 석위가 저렇게 빼곡히 자란 것인가 하고 다가서 보았더니 석위가 .. 2011. 9. 29. 추자도 (6) 하추자도 올레길 /예초리 수호신, 엄바위-추자도 최고봉, 돈대산의 전망 아름다운 갯마을 예초리를 뒤로 하고 도로를 따라 얼마쯤 걷다 보면, 왼쪽 산언덕으로 집채보다 큰 우람한 회색 바위가 나타난다. 이름은 엄바위. 바위 아래에는 장승이 서 있다. 이 바위는 예초리 마을의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해 왔다고 한다. 옛날 바위 아랫부분에 장군의 형상이 새겨져 .. 2011. 9. 27.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