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대둔산의 현호색, 현호색 이야기

모산재 2012. 4. 22. 13:07

 

4월 초 대둔산 금강계곡에는 현호색 꽃이 지천으로 피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이 녹기 시작할 무렵이면 싹을 틔우고 금방 꽃망울을 달아 아직도 겨울나무 가득한 숲에서 푸른 보랏빛 꽃을 가장 먼저 피워 올린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한달 가량, 지상에서 현호색의 일생은 이것으로 끝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속명 corydalis는 그리스 어로 '종달새'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꽃 모양이 종달새의 머리깃과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일까. 꽃말은 '보물주머니' 또는 '비밀'이니 앙증스런 꽃 모양이나 열매 모양에서 비롯된 것이지 싶다.

 

 

 

 

 

 

 

 

 

 

 

 

 

현호색과 식물은 보라색 꽃이 피고 덩이줄기가 있는 현호색속과 노란색 계열의 꽃이 피고 덩이줄기가 없는 괴불주머니아속으로 나뉜다.

 

현호색(Corydalis remota)은 잎 모양에 따라 대나무 잎을 닮은 댓잎현호색, 빗살무늬가 있는 빗살현호색, 작은잎이 잘게 선형으로 갈라지는 애기현호색 등으로 나누기도 했으나 잎의 변이가 자유로운 편이므로 지금은 굳이 나누지 않는다.

 

꽃잎은 4장이며, 꽃부리의 한쪽은 여인의 입술처럼 살짝 벌어지고 반대쪽는 점점 좁아지며 끝이 뭉툭해져 꿀샘이 들어 있다. 여러 개의 수술이 2개의 다발로 이루어진 양체수술을 가지고 있다.

 

뿌리에는 지름 1cm 정도 크기의 덩이줄기가 달려 있는데, 껍질 표면은 희고 속살은 노랗다. 이 덩이줄기를 '연호색(延胡索)'이라 하며 혈액순환을 도와 한기를 다스리는 데 이용된다. 모르핀에 견줄 정도로 강력한 진통작용이 있다고 한다. 습기가 적당히 있는 골짜기나 산기슭에서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