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바위 틈에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 돌단풍

모산재 2012. 4. 30. 00:25

 

돌단풍은 범의귀과 돌단풍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름만 단풍일 뿐 생태적으로 단풍나무와는 상관없다. 다만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는 잎 모양이 단풍잎을 닮았고, 계곡 습한 바위틈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돌단풍이란 이름이 붙었다. 

 

 

 

 

 

 

 

 

 

 

 

 

 

돌단풍의 학명도 비슷한 유래를 보인다. 돌단풍의 정명은 Mukdenia rossii이지만 이명 아세리필룸 로시(Aceriphyllum rossii)의 속명 아세리필룸은 '단풍나무'라는 뜻의 라틴어 'Acer'와 '잎'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hyllum'이 합성된 이름으로 단풍나무 잎을 닮은 데서 유래하였다. 영명도 단풍잎을 반영한 Maple-leaf mukdenia이다.

 

돌단풍은 충청도 이북 산지 계곡 바위 틈에서 자란다. 꽃말은 '생명력' 또는 '희망'. 바위 틈에서 자라나는 강인한 생명력에서 비롯된 의미일 것이다.

 

잎의 열편이 5-7개로 갈라지는 돌단풍과 달리 12개 내외로 갈라지는 품종으로 큰돌단풍(f. multiloba)이 있으며, 땅속줄기 끝에서 1-2장씩 자라난 둥근 잎이 갈라지지 않는 돌부채손(Mukdenia acanthifolia)이 평안남도 맹산 등 석회암 지대에 자생하고 있다.

 

 

 

 

☞ 뿌리줄기는 굵고, 잎은 단풍잎 모양이므로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범의귀과의 다른 식물들과 구분된다.

본 분류군은 범의귀속(Saxifraga)에 처음 발표되었는데, 1891년 독일의 분류학자 엥글러(Engler)가 처음 돌단풍을 범의귀속에서 분리 독립시켰다. 이후 1935년 일본의 분류학자 코이즈미(Koidzumi)는 엥글러가 설정한 돌단풍의 속명인 Aceriphyllum이 이미 다른 분류군에 쓰이고 있어 이 속명을 돌단풍에 적용할 수 없음을 알고 Mukdenia라는 새 이름을 설정하였다. 2007년 발간된 한국속식물지에서는 올바른 이름이 제시되고 있으나 많은 한국의 문헌에서는 Aceriphyllum rossii라는 잘못된 학명을 쓰고 있다.

북한의 평남 지역에서 기재된 돌부처손(Mukdenia acanthifolia Nakai)과 유사하며 잎의 결각 정도에 따라 5-7개의 열편으로 갈리는 것을 돌단풍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돌단풍 내의 변이가 심해 이들이 독립된 종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본 분류군 식물에는 항암 물질인 트리테르펜(triterpene)의 일종인 alpha,23-isopropylidenedioxyolean-12-en-27-oic acid (IPA)를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자궁암 세포의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져서 항암제로 개발될 잠재력을 가진 식물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