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가지 꽃과 닮은 감자꽃, 감자 이야기

모산재 2012. 6. 1. 13:04

 

어머니의 텃밭에 감자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제 여름이 시작된다는 신호다.

 

 

감자는 무슨 과일까 아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먹는 감자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자가 고구마와 비슷한 식물이 아닐까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고구마는 나팔꽃과 같은 식구로 감자와는 족보가 아주 다르다. 꽃을 잘 살펴보면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다. 바로 가지나 토마토 꽃과 아주 닮았다.

 

감자는 바로 가지과 가지속의 한해살이풀이다. 그래서 학명도 Solanum tuberosum이다. 솔라눔(Solanum)은 가지속을 총칭하는 이름으로 배풍등이나 까마중이 이에 속한다. 토마토나 고추는 가지속은 아니지만 같은 가지과로 근연종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미치광이풀이나 꽈리 종류도 가지과 식물이고 나무로는 구기자나무도 가지과에 속한다. 이들 식물들의 꽃과 열매 속을 들여다 보면 같은 가지과 식구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가지나 토마토는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맛있는 열매를 주렁주렁 다는데, 감자는 토마토 비슷한 작은 열매가 달릴 뿐 풍성한 열매를 달지 않는다. 대신 땅속 줄기에 영양분을 비축하여 토실토실한 감자를 만든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페루·칠레 등의 안데스 산맥에서 인디언들이 길렀던 작물이지만, 지금은 온 세계의 온대지방에서 널리 재배한다. 쌀, 밀, 옥수수와 더불어 세계 4대 식량작물이 되었다.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인에 의해 유럽에 전해진 감자는 처음에는 관상용으로 정원에 길렀지만 악마의 식물이라 하여 식품으로는 혐오스러워하고 배척하였다. 1770년 나폴리에 대기근이 들고 북유럽에서 감자를 구호품으로 보냈는데, 나폴리 사람들은 배를 곯으면서도 감자를 만지는 것조차 거부했다. 그러나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기를 지날 무렵부터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점차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탄수화물이 풍부한 감자는 기근을 해결해주는 주요 작물로 자리잡게 된다.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로 표현된 것처럼 감자는 가난한 소작인들의 주식이 되었다. (특히 아일랜드에서 감자가 빵을 제치고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아일랜드 농민들은 영국인 지주에게 곡물을 착취당하고 수확량이 많은 감자를 재배하여 생계를 해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른바 아일랜드 대기근이 닥친다. 1845년 9월 단일 품종으로 재배하던 감자에 마름병이 돌아 감자가 죽어 버렸고, 이듬해에는 작물을 재배할 씨감자조차 구할 수 없었다. 이후 5년간 계속된 대기근에 먹을 것조차 없어진 아일랜드 소작인에게 소작료를 요구하는 영국인 지주들의 착취로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굶어죽었고,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수가 130만 명에 이르렀다.)

 

 

감자는 16세기경 네덜란드의 상인들에 의해 중국에 전래됐고, 국내에는 1824년경 만주의 간도 지방으로부터 전래됐다고 보고 있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1824년과 1825년 사이에 관북에서 처음 들어왔다고 되어 있다. 김창한의 <원저보(圓藷譜)>에서는 1832년 영국 상선이 전라북도 해안에서 약 1개월 간 머물고 있을 때, 배에 타고 있던 선교사가 씨감자를 나누어주고 재배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하였다.

 

땅속에 조랑조랑 달린 감자가 말 요령 같다 하여 '마령서(馬鈴薯)'라고도 불렀고, 북쪽에서 전래된 고구마란 뜻으로 '북감저(北甘藷)'라고도 불렀다.

 

 

감자의 주성분은 전분, 즉 탄수화물이다. 철분, 칼륨과 같은 중요한 무기성분 및 비타민C,· B1,·B2, 나이아신과 같은 인체에 꼭 필요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C는 익혀도 쉽게 파괴되지 않으며 고혈압이나 암을 예방하고 피로를 풀어주고 식물성 섬유질인 펙틴이 들어있어 변비에 특효가 있다. 감자는 염증 완화, 화상, 고열, 편도선이나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다고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감자의 생즙은 관절염 및 통증을 억제한다. 햇빛을 받아 푸르게 변한 감자나 싹이 돋는 부분은 알칼로이드의 일종인 솔라닌이라는 독성 성분이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고구마는 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하며 비대해져 생긴 것이고, 감자는 땅속 줄기가 둥글게 살이 오르며 생긴 것이다. 감자는 땅속에 있는 줄기마디로부터 기는줄기가 나와 그 끝에 토실토실한 덩이줄기가 성숙하며 감자가 생긴다. 그래서 고구마는 덩이뿌리라 하고 감자는 덩이줄기라고 한다. 덩이줄기에는 오목하게 팬 눈 자국이 나 있고, 그 자국에서는 작고 어린 싹이 돋아난다. 땅위줄기의 단면은 둥글게 모가 져 있다. 잎은 줄기의 각 마디에서 나오는데 대개 3∼4쌍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고 작은 잎 사이에는 다시 작은 조각잎이 붙는다. 6월경에 잎겨드랑이에서 긴 꽃대가 나와 취산꽃차례를 이루고 지름 2∼3cm 되는 별 모양의 5갈래로 얕게 갈라진 엷은 자주색 또는 흰색의 꽃이 핀다. 꽃이 진 뒤에 토마토 비슷한 작은 열매가 달린다.

 

 

 

 

● 감자 Solanum tuberosum | Potato   ↘   통화식물목 가지과 가지속 재배 식물

줄기 높이 60-100cm이다. 땅속줄기 끝이 덩이줄기로 되고 독특한 냄새가 난다. 덩이줄기를 식용으로 한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엽병이 길며 1회우상복엽이고 소엽은 5-9개이며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소엽 사이에 작은 잎몸이 있다.

꽃은 6월에 피고 백색 또는 자주색으로서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자란 화경에 달리며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꽃부리는 얕은 잔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얕게 5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고 꽃밥은 황색이로서 암술대를 둘러싼다. 열매는 장과로 지름 1-2cm이고 둥근모양이며 짙은 녹색이고 황록색으로 익는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