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산민들레 Taraxacum ohwianum, 민들레 이야기

모산재 2014. 5. 19. 20:46

 

선자령에서 산민들레를 만난다. 강원도 산에서 흔히 만나는 토종 민들레이다.

 

산민들레는 토종 민들레인 민들레(T. platycarpum)와 사람 사는 곳 주변에 널리 퍼진 서양민들레(T. officinale)에 비해 가장자리 갈래잎 사이에 작은 갈래잎이 없는 점으로 구분된다. 또한 민들레의 꽃받침 갈래조각 끝에는 돌기가 있지만 산민들레는 돌기가 없는 점으로 구별되기도 한다.

 

우리 토종 민들레는 대개 민들레, 산민들레, 흰민들레가 기본을 이루고 있다. 이들 민들레는 꽃받침(총포)이 일편단심으로 젖혀짐이 없이 깍듯이 꽃을 받치고 있는 점으로 총포가 뒤로 젖혀지는 서양민들레와 구별된다.

 

 

 

 

 

선자령

 

 

 

 

 

 

 

 

 

 

 

 

● 산민들레 Taraxacum ohwianum | Montane dandelion  /  국화목 국화과 민들레속의 여러해살이풀

꽃자루 높이 10∼35cm이다. 원줄기가 없고 뿌리에서 곧바로 잎이 나온다. 잎은 사방으로 퍼지고 거꾸로 선 바소꼴이며 길이 9∼20cm, 나비 2∼5cm이지만 간혹 길이 36cm, 나비 7cm에 이르는 것도 있다. 양면에 털이 나며 가장자리가 아래를 향하여 4∼5쌍으로 갈라진다. 밑부분이 좁아져서 잎자루로 흐르기도 한다.

꽃은 5∼6월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꽃자루 끝에 1개씩 달린다. 꽃자루는 꽃이 핀 뒤 더욱 길어지며 꽃 밑에 털이 빽빽하게 난다. 총포는 길이 13∼20mm이다. 바깥조각은 곧고 길이 5∼8mm로서 끝부분이 자줏빛을 띤다. 털이 약간 나고 끝에 돌기가 없다. 가장자리의 화관(花冠)은 길이 13∼19mm, 나비 1.8∼2mm이다. 

열매는 수과(瘦果)로서 갈색을 띤 긴 타원형이고 길이 3∼3.5mm, 지름 1mm 정도이며 줄이 많고 윗부분에 뾰족한 돌기가 있다. 관모는 길이 7∼8mm이며 잿빛을 띤 갈색이다. 

 

 

 

 

 

도시 주변에는 토종 민들레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토종 민들레는 아황산가스나 산성비 등 공해에 약해 공해에 강한 서양민들레에게 서식지를 내 주고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토종 민들레는 서양민들레에 비해 훨씬 몸집이 크지만 생명력에서는 뒤지는 듯하다. 민들레 종류는 잎의 수만큼 꽃대가 올라온다고 하는데, 서양민들레의 꽃대는 토종민들레에 비해 거의 배로 많다. 토종 민들레의 꽃차례에는 60~80개의 꽃이 들어 있지만 서양민들레는 200개 이상의 꽃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민들레의 꽃차례는 진노랑 꽃이 조밀하고 화려해 보이는데, 토종 민들레는 연한 색깔의 꽃이 성기고 소박해 보인다. 

 

 

예로부터 민들레를 앉은뱅이꽃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중국 이름은 '포공영(蒲公英)'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서당을 '앉은뱅이집'이라 불렀고 서당 훈장을 '포공'이라 일컬었는데, 이는 옛 서당에서 민들레를 앞 마당에 심은 데서 유래한 것이다. 서당 마당에 민들레를 심은 것은 민들레가 가지고 있는 아홉 가지 덕성을 본받고자 한 깊은 뜻이 있었다.

 

 

민들레가 가진 아홉 가지 덕성을 '포공구덕(蒲公九德)'이라 하였으니, 다음과 같다.

 

 

어떤 환경도 견디고 억척스럽게 자라니 인(忍),

뿌리가 잘려도 새싹이 돋는 강(剛),

꽃이 한 번에 피지 않고 차례로 피므로 예(禮),

여러 용도로 사용되니 온몸을 다 바쳐 기여하므로 용(用),

꽃이 많아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니 덕(德),

줄기에는 흰 젖을 머금었으니 자(慈),

약으로 복용하면 노인의 머리를 검게 하여 효(孝),

흰 즙은 모든 종기에 효험이 있어 인(仁),

씨앗은 스스로 바람을 타고 멀리 낯선 곳을 찾아서 뿌리를 내리니 용(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