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영산 가는 길에 들른 고흥 읍사무소.
앞뜰의 그늘시렁(pergola)이 등나무가 아니라 멀꿀 덩굴로 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다.
마침 멀꿀 열매가 제법 커다랗게 달려 있는데, 여섯 개의 작은 잎이 잎자루를 달고 달려 있는 잎 모양도 그렇지만 오리알 모양의 열매도 으름과 많이 닮았다. 가을이 되면 붉은갈색으로 익는데 과육이 으름보다 더 맛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과육에 비해 씨앗이 너무 많아 과일로서 상품성은 별로 없는 모양...
멀꿀은 다도해의 섬지방에서 자라는 으름과의 늘푸른 덩굴나무다. 잎이 지는 으름과 달리 상록이고 익으면 열매가 벌어지는 으름과 달리 익어도 열매가 벌어지지 않는 점이 다르다.
멀꿀이란 이름은 열매 속살이 꿀 같은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며, 제주도에서는 '멍나무'나 '멍꿀'이라 부르고 완도나 거제도에서는 '먹나무'로 부른다고 한다.
속명 Stauntonia는 아일랜드의 의사로 식물 애호가인 Staunton(1740~1801)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고 종명 hexaphylla는 '여섯 개의 잎'이란 뜻이니 멀꿀의 잎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난대식물이지만 다 자란 나무는 영하 10도 정도의 추위에도 견뎌 낮 기온이 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곳이면 기를 수 있다고 한다.
● 멀꿀 Stauntonia hexaphylla ↘ 미나리아재비목 으름덩굴과 멀꿀속 상록 덩굴나무
원줄기는 5m 정도 뻗어가고 잎은 어긋나며 5∼7개의 작은잎으로 된 손바닥모양 겹잎(掌狀複葉)이다. 작은잎은 두껍고 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자루는 길이 6∼8cm, 작은 잎자루는 3cm이다.
암수한그루로 꽃은 5월에 황백색으로 피는데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암꽃의 작은꽃가지는 가을에 적갈색으로 되고 많은 피목(皮目)이 있어 거칠다. 열매는 장과로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이고 길이 5~10cm이며 10월에 붉은갈색으로 익고 과육은 으름보다 맛이 좋다. 종자는 달걀 모양의 타원형으로 흑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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