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해바라기에 감자 달렸네, 뚱딴지 꽃

모산재 2014. 11. 17. 18:39

 

뚱딴지는 '돼지감자'라고도 하는데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중국을 거쳐 17세기 이후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바라기와 같은 국화과 해바라기속(Helianthus)으로 해바라기는 영양분을 꽃에 실어서 실한 열매를 맺는 한해살이풀이라면 뚱딴지는 영양분을 땅속줄기에 저장해서 울퉁불퉁한 덩이줄기를 만드는 여러해살이풀이라는 점으로 구별된다. 뚱단지의 종소명 'tuberosus'는 이 덩이줄기(tuber)에서 비롯된 것이다.

 

덩이줄기가 못 생기고 맛도 부족한 탓에 돼지에게 먹이는 감자라고 '돼지감자'라고 부른다. 꽃과 잎은 감자와 무관하게 생겼는데 엉뚱하게도 뿌리에 감자가 달려 있으니 이를 빗대 '뚱딴지 같다'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국어 사전에는 '뚱딴지'와 '돼지감자'가 모두 표준어로 실려(이른바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늦가을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따스하고 환하게 피우는 꽃을 보라. 어떤 꽃이 이만큼 아름다우랴. '뚱딴지'니 '돼지감자'니 하는 말에 깃들인 부정적인 의미는 편견이 낳은 이름일 뿐이다. 게다가 '돼지감자'라 멸시했던 덩이줄기는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에 탁월한 효험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항암, 피부 미용, 숙취 해소 등에도 좋아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3. 10. 13. 명성산

 

 

 

 

 

 

 

 

뜽딴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재배되어 원산지가 모호하다. 캐나다 퀘벡시를 만든 프랑스 탐험가 사뮈엘 드 샹플랭(1567-1635)은 매사추세츠의 나우셋 항구 원주민들이 아티초크 맛이 나는 뿌리를 재배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프랑스로 가져 온다. 뚱딴지는 유럽의 기후와 토양에 잘 맞아 식물이 빠르게 증식하였고, 1600년대 중반까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매우 일반적인 채소가 되었고 가축 사료로도 사용되었다. 뚱딴지가 처음 영국에 도착했을 때 '여왕을 위한 진미였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19세기 초에 최고 인기 채소가 되었다고 하며, 2002년 프랑스 요리 유산을 위한 니스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수프 야채'라는 타이틀이 붙여지기도 했다.  

 

 

뚱딴지는 유럽에서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대표적인 이름이 '예루살렘 아티초크(Jerusalem artichoke)인데, 예루살렘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같은 국화과의 아티초크의 한 종류도 아니다. 미국의 이탈리아 정착민들은 해바라기와 닮은 뚱딴지를 해바라기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Girasole이라 불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탈리아 남부 지방 발음인 [dʒiraˈsuːlə]에 가깝게 발음하다가 결국 예루살렘으로 엉뚱하게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설명은 청교도들이 신대륙 황무지에서 창조하고 있다고 믿었던 "새로운 예루살렘"과 관련하여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다만 이름 뒷부분인 '아티초크'는 뚱단지의 덩이줄기(tuber)의 맛에서 유래되었다. 프랑스 탐험가인 사무엘 드 샹플레인이 뚱딴지 샘플을 처음 프랑스로 보내며 맛이 아티초크(Cynara scolymus)와 비슷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된다.(아티초크는 대형 엉겅퀴처럼 보이는 식용식물로 꽃을 싸고 있는 통통한 포엽과 꽃받침을 먹는다. 시나린과 엽산이 풍부하며 맛이 미묘하고 견과 같아 식용으로 인기가 좋다. 우리 나라에서도 제주도 등에서 일부 재배한다고 한다.)

 

또한 French potato, Canada potato, topinambour, topinambour, Sunchoke, lambchoke 등 다양한 다른 이름이 있는데, Sunchoke는 1960년대에 농산물 도매상 프리다 카플란에 의해 붙여졌다. 토피남부르(topinambour)라는 이름은 1615년, 브라질 동부 해안의 투피남바족(Tupinamba) 일원이 뚱딴지 샘플이 전시되어 있는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인 캐나다 정착민들이 겨울을 버티는 데 도움을 준 중요한 식량원으로 제시된 것이 뚱딴지 이름이 되어 현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 러시아, 스페인에서 사용되고 있다.

 

 

 

 

● 뚱딴지 Helianthus tuberosus | Sunchoke, Jerusalem artichoke, topinambur  ↘   초롱꽃목 국화과 해바라기속 여러해살이풀

높이 1.5~3m이다. 줄기는 거친 털이 있어 껄끄럽다. 땅속줄기 끝이 굵어져서 덩이줄기가 발달하며 털이 있다. 잎에 털이 있다. 밑부분의 잎은 마주나기하고 윗부분의 잎은 어긋나기하며 긴 타원형이고 길이 15cm내외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기부에서 3맥이 발달하고 엽병에 날개가 있다.

꽃은 9~10월에 피며 황색이고 윗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져서 끝에 머리모양꽃차례가 달리며 머리모양꽃차례는 지름 8cm정도로서 가장자리에 10개 이상의 혀꽃이 달린다. 총포는 컵모양이며 총포 조각은 2~3줄로 배열한다. 열매는 수과이고 비늘조각 모양의 돌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