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18

부여 (16) 부여 무량사의 부속전각들 / 명부전, 영산전, 원통전, 산신각, 청한당

구릉이 흘러내리는 넓은 터에 자리잡은 무량사는 특이한 가람 배치를 보인다. 주법당인 극락전이 넓은 마당에 자리잡고 그 앞쪽에 오층석탑과 석등이 천왕문과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데, 부속 전각들은 법당의 서쪽 높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다만, 명부전(冥府殿)만 극락전의 너른 앞마당 동쪽 담장 곁에 자리잡고 있다. 1872년 원열화상에 의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창건되었다고 한다. 저승 세계의 한가운데에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협시하고 있다. 좌우로는 원유관에 문관복을 입고 홀을 든 모습의 시왕(十王)이 홀수(1.3.5.7.9)대왕과 짝수(2.4.6.8.10)대왕으로 늘어져 배치되어 있다. 시왕상의 양쪽 끝에는 악귀를 쫓는 인왕상이 세워져 있다. '검수지옥'이라 적혀 있는 오관대왕의 모..

부여 (15) 아름다운 절집 만수산 무량사, 조선 최고의 건축미 극락전

무량사를 찾게 된 것은 금오산인 김시습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단종 임금이 쫓겨났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21세의 청년기에 방랑길을 떠난 김시습이 십여 년이 지난 뒤 경주 남산(금오산)에서 이 땅 최초의 한문소설 를 짓고 만년에 다시 방랑하다 입적한 곳이 무량사이기 때문이다. 작년 경주 남산을 찾았을 때에도, 그리고 덕유산을 갔다 덕유산 백련사 일주문 옆에서 김시습의 부도로 오해되고 있는 '매월당 부도'를 만났을 때에도, 무량사를 꼭 한번 찾으리라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임진왜란 중 "왜적의 재침을 막고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기치를 들고 홍산에서 난을 일으킨 이몽학이 승려들과 함께 난을 모의하고 군사를 조련했던 곳이 또한 무량사였다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시외버스를 타고 부여..

부여 (13) 무왕의 설화가 서린 궁남지와 포룡정

부여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서동의 탄생 전설이 서린 궁남지(宮南池). 부여박물관에서 부여군청 쪽으로 가다가 보면 남쪽으로 빠지는 길을 만난다. 그 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시내를 벗어나 넓은 들로 들어선다. 거기에 궁남지가 있다. 커다란 인공호수 궁남지로 들어서는 길 주변은 온통 연꽃을 심어 놓은 습지로 조성되어 있다. 연꽃은 이미 지고 없지만 수련꽃은 아직도 환하게 피고 있다. 연꽃을 심었다고 연꽃만 자라는 게 아니다. 습지엔 온갖 물풀들이 깃들어 살며 갖가지 꽃을 피우고 있다. 자라풀은 점점이 흰 꽃을, 물달개비와 물옥잠은 보랏빛 꽃을 한창 피우고 있다. 물질경이도 때 늦은 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이고... 빅토리아연꽃은 이미 꽃철을 지났지만, 저 귀티나는 커다란 연잎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

부여 (12) 국립부여박물관 앞뜰의 두 보물 비석, 당유인원기공비· 보광선서비

정림사 옛터의 장중한 석탑을 돌아본 다음 동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국립부여박물관이 나타난다. 박물관은 계백장군 동상이 있는 부여군청 로터리의 동쪽 금성산 기슭에 기대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뒷산에는 계백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올해 개관한 공연장인 사비마루가 먼저 눈에 띈다 사비마루를 돌아 넓은 마당을 지나면 박물관 본관이 나타난다. 국립부여박물관은 그 뿌리가 1929년에 발족된 부여고적보존회로부터 시작된다. 부여객사 건물에 '백제관'이라는 간판을 달고 박물관이 개관되고 1939년 일제 총독부박물관 부여분관이 된다. 해방 뒤에 국립박물관 부여분관으로 되었다가 부소산 언덕에 건물을 짓고 1975년 국립부여박물관으로 승격하였다가 1993년에 지금의 건물로 이전하였다. 상설 전시실로 선사실· 역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