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고향 들녁의 들꽃 풍경, 기타...

모산재 2012. 5. 30. 22:26

 

아버지 산소에 벌초 가는 길,

냇가에는 찔레꽃, 미나리냉이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들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꽃은 뭐니 해도 껑충하게 큰 키에 숯불 같은 붉은 꽃을 피운 지칭개다. 논둑에는 가락지풀이 양지꽃과 닮은 꽃을 환하게 피우고 벌씀바귀, 벋음씀바귀, 고들빼기도 다투듯 꽃을 피우고 있다.  

 

 

 

어머니가 심은 감자도 벌써 자줏빛 꽃을 피웠다. 

 

 

 


 

고들빼기꽃

 

 

 

 


산달래꽃

 

 

 

 


흰민들레꽃

 

 

 


염주괴불주머니꽃

 

 

 

 


노박덩굴꽃

 

 

 

 


벌씀바귀꽃

 

 

 

 


벋음씀바귀꽃

 

 

 

 


지칭개꽃

 

 

 

 


메꽃

 

 

 


땅비싸리

 

 

 


벌초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묵어버린 우리 논 위 도로에 두 대의 차가 서 있고 논에는 여자 셋이 무슨 일을 하는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무슨 일인고 , 싶어서 바라보니 우리 밭가에 자라던 아름드리 뽕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시력조차 나빠진 눈으로 한참을 살펴보고서야 뽕나무를 줄기만 남기고 가지들을 몽땅 잘라 뽕잎을 털고 있는 중이란 걸 알았다.

 

 


 

한 달만 있으면 검붉게 잘 익은 오디가 한 말이나 되게 조랑조랑 달릴 터인데, 남의 나무를 허락도 없이 마구 자르고 털어가다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 먼 곳에다 대고 고함지를 용기는 없고 그냥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이 사실을 이야기 하니...

 

털어가는 뽕잎 도둑이 내 초등학교 동기란다. 차를 몰고 다니며 묵은 뽕밭 뽕잎 다 털어서 돈을 꽤 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