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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21

고향에서 만난 자주감자꽃, 흰쥐꼬리망초, 실새삼, 미국실새삼, 혀버섯, 은이끼(?) 추석 전날 고향집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쯤. 바로 우물가에서 숫돌에 낫을 갈아 들고, 그리고 카메라까지 챙겨 들고 아버지 산소 벌초를 간다. 7월 하순에 조카가 한번 벌초를 하였건만 두 달이 지나니 또 풀들이 숲을 이루었다. 집 앞 개울가 우리 논에서는 작은어머니와 사촌동생이 쪼.. 2017. 10. 12.
고향의 들과 산에서 만난 5월의 풀꽃나무들 어버이날을 앞두고 형님과 여동생 그리고 장조카와 함께 고향을 찾는다. 요양원에서 두 달만에 집으로 모셨는데, 집에 와서도 힘들다며 침대에 누워 계시겠다는 어머니. 누나와 자형이 저녁을 사겠다고 하여 함께 가자고 하는데도 어머닌 그냥 집에 있겠다고 하신다. 결국 어머니를 두고.. 2016. 5. 13.
추석 날 고향 뒷동산의 풀꽃나무 산책 추석 전날 고향을 찾습니다. 선물꾸러미를 들고 개울길을 따라 대문을 들어서면 아버지 어머니가 축담으로 내려서면 "아이고, 니가 오나!" 하고 반갑게 맞이하던 그 풍경이 이젠 아득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텅 빈 집을 들어서니 셋째 동생네 제수 씨와 어린 조카들이 맞이해 .. 2015. 10. 12.
합천호 연꽃 연못에서 그림자 놀이하며 물풀과 놀기 황매산을 내려온 뒤 온 가족이 합천호반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토종 돼지고기가 맛있다는 대병면소재지 음식점은 합천호 전망이 좋은 물가 언덕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허굴산과 함께 삼산(三山)으로 불려지는 금성산과 악견산이 나란히 바라보입니다. 음식점 아래에는 .. 2012. 11. 8.
황매산의 물매화 이야기 물매화와의 첫 만남은 몽골 울란바타르의 휴양지 테를지의 초원에서입니다. 그 다음은 중국 윈난의 리지앙(여강)과 위룽셰산(옥룡설산)의 고산 초원에서입니다. 고원의 물기 있는 풀밭에서 긴 꽃대 끝에 단 한 송이만 피운 순백의 흰 꽃은 소녀의 해맑은 얼굴처럼 다가왔습니다. 그저 이국의 꽃으로 생각했던 풀꽃이 이 땅에도 분포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신비로운 고산 풀꽃을 처음으로 고향의 산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의 놀라움...! 그 꽃이 바로 물매화이고, 그것을 만난 곳이 황매산입니다. ↓ 황매산 물매화는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로 볕 드는 산기슭의 습한 땅에서 자랍니다. 긴 꽃줄기 끝에 매화를 닮은 하얀 꽃을 한 송이씩 피우는 풀꽃입니다. 꽃잎 속에 보이는 암술과 수술이 정교하게 세공한 보석처럼.. 2012. 11. 8.
넉넉한 어머니의 품, 아름다운 황매산의 가을 모산재 정상에서 바라보는 황매산은 두 팔로 감싸듯 넉넉한 품을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황매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꼭 십 리, 그러니까 4km입니다. 능선길을 따라 사방으로 보이는 가깝고 먼 산들을 바라보는 것도 시원스럽고 온갖 풀꽃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납니다. 중학교 시절 영암사지에서 소풍을 마치고 돌아갈 때 이곳까지 단숨에 오른 후 눈부신 억새와 단풍 속으로 능선길을 걸었던 일들이 어제의 일처럼 생생히 떠오릅니다. 사방으로 보이는 산들, 천황재와 허굴산, 악견산과 금성산의 울툴불퉁한 근골들을 바라보면 '정기'란 말의 뜻이 절로 실감됩니다. 이 모든 바위 산들을 하나로 품어주는 듯한 산이 바로 황매산인데, 황매산은 이곳 사람들의 심장 속에 펄떡이는 정신의 근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황매산 정기.. 2012. 11. 7.
황매산 모산재, 황금들판과 기암절벽이 어울린 환상의 절경 아름다운 영암사지를 벅찬 감동으로 돌아보고 나서 모산재로 오릅니다. 새로 개척된 등산로는 절 입구의 길을 잠시 되나와야 하지만, 서금당지 뒤편으로 난 오솔길로 바로 접어듭니다. 예전에 갔던 길을 더듬어 간 것인데, 한참 오르니 길이 자꾸만 끊기고 사라집니다. 그냥 편안한 능선길로 갔어야 했나... 급경사를 이룬 골짜기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길을 더듬어 오르니, 예전 흔들바위로 오르던 길은 찾을 길이 없습니다. 몇 번씩 길을 멈추고 땀을 씻으며 줄곧 골짜기를 거슬러오르며 마침내 모산재 암릉 위로 오르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모두 탄성을 지릅니다. 모산재 바위절벽과 황금들판이 빚어내는 환상의 조화! 이렇게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줄 미처 몰랐습니다. 과연 합천팔경의 하나로 손색.. 2012. 11. 6.
소풍놀이터였던 영암사지 서금당지와 두 개의 귀부 영암사의 드넓은 금당터 바로 서쪽 숲속에는 또 하나의 절터가 있습니다. 숲속에 고운 금잔디가 깔린 이 아늑한 공간을 서금당터라 부릅니다. 중학교 시절 소풍을 오면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자유시간을 가진 뒤 전교생(이래야 300명 정도)이 모여 장기자랑을 했던 추억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철 없는 아이들은 절터 양쪽에 자리잡고 있는 돌거북을 타고 놀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금당은 남아 있는 주춧돌로 정면 3칸 측면 2칸임을 알 수 있고,금당을 오르는 돌계단이 동서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부처님을 바로 대할 수 없도록 비켜선 구조입니다. 이 금당 자리엔 어떤 부처님이 모셔졌는지 확인할 길 없지만, 주법당의 서쪽 자리인 걸로 봐서 아마도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2012. 11. 4.
지혜의 빛으로 장엄했던 합천 영암사지, 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 시월의 첫날, 조카의 제안으로 영암사지에서 시작하여 모산재를 지나 황매산을 등반하기로 합니다. 중학교 시절, 소풍지 1호였던 영암사지... 늘 지나쳐가기만 했던 절터를 오늘은 제대로 한번 살펴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발굴 복원 작업이 진행되어 온 것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감바우 마을 앞을 지나 구불구불 오솔길로 걸어오르노라면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이제 영암사지에 도착했음을 알려 줍니다. 600년이라는 수령, 조선 왕조와 거의 같은 시기를 살아온 느티나무는 학창 시절 보았던 모습과 다름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느티나무 왼쪽으로 서금당터가 오른쪽으로는 금당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람한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모산재는 서쪽으로 감바우(감암).. 2012. 11. 4.
고향의 가을 풍경이 아름다워요 추석날 고향에서 보냈던 시간들, 그리고 장면들이다. 추석 전날, 집 앞 개울에서 보를 쌓았다. 혼자 끙끙대며 쌓다가 너무 큰 바윗돌 몇 개는 큰 조카의 힘을 빌린다. 쌓아 놓고보니 제법 연못처럼 물이 고였다. 저 다리 밑에까지 물이 닿았으면 좋으련만 그건 '택도 없는 일'이다. 십 수년 .. 2012. 10. 30.
고향 들녁의 들꽃 풍경, 기타... 아버지 산소에 벌초 가는 길, 냇가에는 찔레꽃, 미나리냉이 흰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들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꽃은 뭐니 해도 껑충하게 큰 키에 숯불 같은 붉은 꽃을 피운 지칭개다. 논둑에는 가락지풀이 양지꽃과 닮은 꽃을 환하게 피우고 벌씀바귀, 벋음씀바귀, 고들빼기도 다투듯 .. 2012. 5. 30.
100mm로 담은 기암절벽의 바위산, 합천 모산재 추석날 오후에 찾은 모산재. 자욱한 안개에 모습을 감춘 황매산 정상을 포기하고 황매평전에서 능선을 타고 모산재 내려가는 길로 들어섰다. 능선길에서 내려다보는 모산재 풍경은 어둡고 흐릿하다. 점심때 비까지 내린 궂은 날씨였는데 비가 그친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만 맑.. 2011. 10. 30.
소 먹이던 추억 따라 고향 뒷산의 풀꽃나무 산책/ 왜박주가리,댕댕이덩굴,가는금불초,병아리난초 아버지 기일을 앞두고 찾은 고향... 늦은 오후 산소에 들러 침입하는 칡덩굴과 환삼덩굴을 걷어내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고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참으로 징글징글 지겹게 내리는 비... 집으로 돌아와 마루에 걸터앉아 가난한 마당 저 멀리 먹구름을 이고 있는 안산을 .. 2011. 8. 31.
참 시원한 물놀이 계곡, 합천 황매산 석정 계곡 합천 읍내에서 여행 이틀째의 밤을 보내고 해인사를 보고 싶다는 동료들의 뜻을 따라 해인사로 향한다. 그런데 태풍 덴무가 상륙하여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해인사에 도착했을 때는 바람조차 심해지며 세찬 비바람이 몰아친다. 결국 해인사는 건성으로 돌아보고 거기서 이별을 고한다. 모두들 서울로 돌아가고 이 선생님 커플은 다시 제주도로, 아버지 기일을 앞둔 나는 고향으로...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는 이 선생님 차편으로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기제사를 지낸 다음날 함께 모인 가족들은 무더운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놀러 가기로 한다. 몇 곳을 대상으로 논의한 끝에 모산재에서 가까운 석정(石亭) 계곡을 선택한다. 두심 마을을 거쳐 두만과 복치동 마을을 지나 대기 저수지 상류에 있는 석정 계곡에 도착한다. 집에서 1.. 2010. 10. 15.
합천 황계폭포에서 남명과 문무자의 발자취를 만나다 까마득히 칼 능선을 이루는 산세와 아늑하게 넓은 황매평전을 바라보며 동료들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황매평전에 여러 갈래의 큰길이 나고 포크레인으로 파헤쳐 인공 시설을 만드는 걸 보면서 심란해짐을 어쩔 수 없다. 나라가 온통 삽질공화국이 되니 이 멋진 심심산골의 고원까지도 인공 조림과 시설물로 채우지 못해 안달이다. 황매산을 본 다음 황계폭포로 가기로 한다. 꽤 훌륭한 폭포이지만 지역 내에서만 알려져 있을 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차황에서 하금으로 난 새 도로를 따라 합천호 곁을 지난다. 합천호를 보지 않은 사람들인지라 몹시 궁금해 하는데, 사실 합천호만큼 흉물은 없어 보여 주기가 민망하다. 주변 산들이 사질 땅이어선지 합천호는 좀처럼 물이 가득찬 모습을 보여 주.. 2010.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