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21

소 먹이던 추억 따라 고향 뒷산의 풀꽃나무 산책/ 왜박주가리,댕댕이덩굴,가는금불초,병아리난초

아버지 기일을 앞두고 찾은 고향... 늦은 오후 산소에 들러 침입하는 칡덩굴과 환삼덩굴을 걷어내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고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참으로 징글징글 지겹게 내리는 비... 집으로 돌아와 마루에 걸터앉아 가난한 마당 저 멀리 먹구름을 이고 있는 안산을 ..

풀꽃나무 일기 2011.08.31

참 시원한 물놀이 계곡, 합천 황매산 석정 계곡

합천 읍내에서 여행 이틀째의 밤을 보내고 해인사를 보고 싶다는 동료들의 뜻을 따라 해인사로 향한다. 그런데 태풍 덴무가 상륙하여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해인사에 도착했을 때는 바람조차 심해지며 세찬 비바람이 몰아친다. 결국 해인사는 건성으로 돌아보고 거기서 이별을 고한다. 모두들 서울로 돌아가고 이 선생님 커플은 다시 제주도로, 아버지 기일을 앞둔 나는 고향으로...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는 이 선생님 차편으로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기제사를 지낸 다음날 함께 모인 가족들은 무더운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놀러 가기로 한다. 몇 곳을 대상으로 논의한 끝에 모산재에서 가까운 석정(石亭) 계곡을 선택한다. 두심 마을을 거쳐 두만과 복치동 마을을 지나 대기 저수지 상류에 있는 석정 계곡에 도착한다. 집에서 1..

합천 황계폭포에서 남명과 문무자의 발자취를 만나다

까마득히 칼 능선을 이루는 산세와 아늑하게 넓은 황매평전을 바라보며 동료들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황매평전에 여러 갈래의 큰길이 나고 포크레인으로 파헤쳐 인공 시설을 만드는 걸 보면서 심란해짐을 어쩔 수 없다. 나라가 온통 삽질공화국이 되니 이 멋진 심심산골의 고원까지도 인공 조림과 시설물로 채우지 못해 안달이다. 황매산을 본 다음 황계폭포로 가기로 한다. 꽤 훌륭한 폭포이지만 지역 내에서만 알려져 있을 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차황에서 하금으로 난 새 도로를 따라 합천호 곁을 지난다. 합천호를 보지 않은 사람들인지라 몹시 궁금해 하는데, 사실 합천호만큼 흉물은 없어 보여 주기가 민망하다. 주변 산들이 사질 땅이어선지 합천호는 좀처럼 물이 가득찬 모습을 보여 주..

아름다운 황매산, 천혜의 황매평전에 인공 수목원이라니...

지리산에서 구룡계곡을 돌아본 뒤에 애타게 황매산을 보고 싶어하는 조 선생의 뜻에 따라 합천으로 향한다. 한여름의 산이 생각만큼 매력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괜히 마음이 쓰이는데, 산청 차황을 지나 멀리 우뚝 솟은 황매산이 나타나고 그 품 아래 다랑이논 속에 그림처럼 앉은 신촌과 만암마을을 건너다 보면서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고향을 다녀오는 귀경길에 내 고향 반대편인 이곳을 호기심으로 몇 번 지나갔을 뿐이지만, 내 눈에도 이곳의 풍광은 아마도 우리 나라에서 보기 힘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외할머니의 친정이자 어머니의 외가가 있는 마을이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데, 황매산의 남서쪽 천황재를 넘어서야 갈 수 있는 이 마을을 이곳 사람들은 '마느물'이라고 불렀다. 이삼십 년 전만 하여도 오지 중에서..

계축옥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합천 화양리 소나무

봄방학이 끝나는 주말 대보름날, 어머니 생신을 열이틀 앞당겨서 온 가족들이 모였다. 귀한 만남에 뜻을 모아 해인사를 돌아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해인사를 못 본 사람도 있고 백련암과 원당암 등 암자를 제대로 구경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해인사로 가는 도중 막내아우의 제안으로 묘산 어느 마을에 있다는 멋진 소나무를 둘러보기로 한다. 정이품송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대단한 소나무가 있다는 거다. 대병, 용주, 합천, 묘산을 거쳐 화양리로 찾아가는 길은 꽤 멀다. 해발 500m의 산간 오지 화양리 나곡마을을 오르는 좁은 길은 산청 정취암이나 운길산 수종사 오르는 길을 연상시킬 만큼 급하게 비탈진 산허리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네 대의 승용차가 하늘을 향해 헐떡거리며 올라선 막다른 길 끝에 작은 마을 ..

고향 뒷산의 돌가시나무,쥐깨풀,누린내풀,좀담배풀,쇠풀,나도기름새,쥐꼬리새,감태나무

내일이 집안 조상님들 산소 벌초하는 날이라 두 주일만에 또 고향을 찾았다. 삼가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를 잡았는데, 타고 보니 전에 없이 미터기로 요금을 받는다. 지금까지 8,000원 받던 요금이 갑자기 14,000원으로 급상승이다. 이런 날벼락이 다 있나, 알았더라면 20분만 더 기다려 완행..

풀꽃나무 일기 2009.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