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8

중국 산동 (4) 중국 최대의 석화(石花) 동굴, 구천동(九天洞) 석회동굴

성채를 연상시키는 기기묘묘한 산들을 차창으로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느새 이위안(沂源) 구천동 입구에 도착한다. 칭다오를 떠난 지 벌써 3시간 반이 지나 해는 서산으로 많이 기울었다.  구천동(九天洞) 동굴은 이위안(沂源)현 내 북서 7km 정도 떨어진 노산(魯山)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이 동굴은 '중국 최대의 석화동굴'이라 불려질 정도로 석순과 종유석보다는 석화(石花)가 눈꽃처럼 피어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1992년에 개발되었는데, 동굴 내부의 길이는 600m로 왕복 1200m이며, 내부 온도는 일년 내내 18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관리동으로 보이는 건물엔 '노산용동군풍경구(魯山溶洞群風景區)'라고 씌어 있는데 동굴이 여럿 있는 모양이다. 현지인들에게는 '용동(溶洞)'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

중국 산동 (2) 칭다오 소어산(小魚山) 공원과 팔선과해(八仙 过海) 벽화

사전 정보 없이 여행을 가는 게으른 버릇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영빈관을 돌아보면서 옛 독일 총독의 관저라는 사실 외에는 아는 것도 없이 그저 눈길을 끄는 대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그러다보니 앞장서서 휭하니 돌아보는 가이드와도 멀어지며 관전 포인트를 놓쳐 버린다.  하긴 그래봤자지. 여행이라는 게 정해 놓은 답을 찾고 확인하는 것보다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더 큰 기쁨을 주는 것... 영빈관을 떠난 버스는 좁디좁은 골목길을 돌아 소어산(小魚山) 공원으로 향한다. 영빈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작은 광장이 나타나고 공원 꼭대기의 팔각정이 눈에 들어온다. 소어산(小鱼山)공원은 산세를 이용하여 경치를 꾸민, 중국의 고전적 풍격을 지닌 산정(山頂) 공원으로 청도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

중국 산동 (1) 칭다오 가는 뱃길, 칭다오 영빈관(독일 총독 관저)

오후 3시 인천항 제2국제선터미널에 모여 들었다. 예전 잉커우 갈 때와 같은 터미널인 줄 알았더니, 동인천역에서 택시를 탔는가 싶은데 금방 내리라고 한다 동인천역에서 지근 거리다. 서해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5박 6일의 산동 여행... 태산과 공자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이 그리 흥미롭지 않아 망설이다 가기로 마음 먹는다. 여유 없는 일정이 이어져 부담도 느끼던 중이지만, 뜨거운 여름 집을 지키고 있어 봐야 무엇하리... 연수를 다녀온 다음날 고향집으로, 고향집을 다녀오자마자 청산도, 청산도를 다녀오자마자 중국행 배를 타게 되니 하루의 휴식도 없는 여행길이 이어진다. 여행 배낭을 꾸리느라고 점심을 놓쳐 터미널에서 콩국수로 늦은 점심 식사를 한다. 수속을 마치고 5시경에 칭다오행 배를 탄다...

기와지붕 위에서 피는 꽃, 태양산(太陽傘) = 금접 Kalanchoe delagoensis

기와지붕 위에서 자라고 피는 꽃, 태양산(太陽傘) 중국의 운남성 건수(젠스웨이), 장가화원이라는 고택이 있는 단산마을을 찾으면 기와지붕 위에 꽃이 핀 희한한 광경을 만난다. 우리 나라에서도 기와지붕 위에 바위솔이 자라 와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처럼 화려한 꽃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애기똥풀 씨앗이 날아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그거야 정말 어쩌다가 있는 일. 그러나 단산마을에는 기와지붕에서 나고 자라서 기다란 꽃대 끝에 화려하게 핀 붉은 꽃을 마주치게 된다. 한 집의 지붕에서 발견해서 신기하게 바라보는데 다른 집 지붕에도 이 꽃이 피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붕 아닌 땅 위에서는 볼 수 없는 꽃, 지붕 위에서 태양을 바라보며 피는 파라솔 같은 꽃. 주민이 알려준 꽃 이름은 '태양산(太陽傘)..

중국 운남 여행 (17) : 밤비 내리는 리장(麗江) 고성

중국 운남 여행 (17) 두번 째 찾은 리장麗江) 고성, 밤비는 내리고... 2007. 01. 27~28 호도협에서 다시 리장으로 돌아오자 마자 다시 숙소(용원객잔)에서 방을 정하고 짐을 정리하고 씻기도 한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숙소, 용원객잔 이 선생님이 애저(새끼돼지)를 한 마리 사겠다 하여 미리 준비시킨 어느 나시족 관광 식당으로 이동한다. 식당 마당 한켠에 작은 무대가 있고, 좀 촌스러운 춤과 노래 공연이 시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저녁 기온이 뚝 떨어지고 열려진 문과 식당 한켠 트인 공간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으슬으슬 춥다. 그리고 바베큐로 구운 새끼돼지가 들어온다. 밥에 반찬이라고는 나물 두 접시밖에 없는 식사를 하려니 들인 돈에 비해서는 입맛이 영 돌지 않는다. 모두들 입맛이 별로였..

중국 운남 여행 (16) : 장엄한 위롱쉐산 바라보며 걷는 호도협 트레킹

중국 운남 여행 (16) 장엄한 위롱쉐산(玉龍雪山) 바라보며 걷는 호도협(虎跳峽) 트레킹 2007. 01. 27 아침부터 안개가 끼고 흐려 설산의 장엄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어쩌면 날씨가 좋았더라도 과음으로 몸이 무거워 일출을 보지 못했으리라. 독주에 취해 그냥 잠을 잤더니 입안이 바싹 말랐다. 생수를 한 병 사서 병째로 비우고서야 갈증이 조금 해소된 듯하다. 차마객잔의 이 건물은 지은 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시설이 모두 깨끗하다. 게다가 이 산에서 자란 소나무로 지은 집이라 소나무 목재에서 풍기는 실내 향기가 상쾌하다. 아침 식사는 묽게 끓인 닭죽에 달걀 한알... 다시 출발한다. 점심때까지 티나게스트하우스까지 도착해서 호도협 도로를 타고 리지앙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

중국 운남 여행 (15) : 두 설산 사이 세계 최고 협곡 호도협 트레킹

중국 운남 여행 (15) 옥룡설산, 하바설산 사이로 흐르는 금사강, 세계 최고 협곡 호도협 트레킹 2007. 01. 26 호도협(후타오샤) 트래킹을 떠나야 하는 날이다. 날이 채 밝지 않은 시간에 일어나 숙소 바로 앞의 골목에서 아침으로 죽을 먹는다. 식당 간판도 없는 민가로 보이는 집의 대문 앞에서. 병규씨가 따끈따끈한 달걀 하나씩을 더 준다. 겨울 옷을 입었는데도 으슬으슬 춥다. 준비한 버스를 타고 샹그릴라(중덴,中甸) 방향으로 달린다. 지지난해 여름 달리던 그 길이라 낯익고 반갑다. 고개를 넘고 나시마을과 나시하이도 지나 드디어 금사강(진사쟝, 金沙江)을 끼고 달린다. 그 여름에 보았던 누런 흙탕물이 이 겨울에는 옥색으로 바뀌었다. 물결도 잔잔하다. 이 넓은 강물이 호도협을 지나면서 장강이 된다. ..

운남 여행 (14) : 징홍 자전거 여행, 타이족 민가에서 결혼 잔치상을 받다

운남 여행 (14) 징홍 자전거 여행, 타이족 민가 결혼식 잔치상을 받다 2007. 01. 25 오후 4시 반에 이곳 징홍과 시솽반나를 떠나 리지앙으로 떠나기로 되어 있다. 그 시간까지 특별히 정해진 공식 일정은 없고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오늘도 아침은 김치찌개로 한다. 국물이 시원하다. 이곳에서 김치를 이렇게 맛있게 담그는 집주인의 솜씨가 대단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백주 한병도 곁들인다. 식사 후에는 길 건너편 열대과일 시장에서 탱자만한 감귤을 사 가지고 와서 비타민 보충도 한다. 맛도 아주 달고 시원해서 좋다. 개인 자유시간이지만 결국 두 팀으로 나뉜다. 몸상태가 좋은 남자들은 자전거를 빌려타고 타이족 민가를 한 바퀴 돌아보고 오기로 한다. 가족으로 온 분들과 여성들은 ..

중국 운남 여행 (13) : 시솽반나 타이족의 민속춤과 발수절(潑水節)

중국 운남 여행 (13) 시솽반나(西雙版納) 타이족의 민속춤과 발수절(潑水節) 2007. 01. 24 ● 타이족의 민속춤 공연 태족원 공연장의 공연은 오후 3시 반에 시작되었다. 공연은 매일 이루어지는데 오전 9시에도 있는 모양이다. 40여분 간에 걸쳐서 70~80여 명의 타이족 처녀들이 추는 민속춤은 엊저녁 징홍의 대극장 멍바라나시의 세련되고 스케일 있는 무대와는 사뭇 다른 풋풋한 감동을 준다. 조명도 없이 밝은 햇살 아래 춤을 추는 자연스런 표정들이 맑고 아름답다. 신체적으로 골반이 작은 타이족 처녀들이 날씬한 몸매와 허리를 드러낸 채 몸에 꼭 맞는 긴 치마를 입고 우산춤을 추는 우아한 동작은 육감적이면서도 청순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 공연에는 남성들의 출연은 거의 없다. 멍바라나시..

중국 운남 여행 (12) : 타이족 민속마을 감람파(깐란바)의 풍경과 풀꽃나무들

중국 운남 여행 (12) 타이족(傣族) 민속마을 감람파(橄欖垻) 2007. 01. 24 오늘은 일정이 널널해서 9시나 되어서야 일어났다. 엊저녁 술자리가 과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에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먹는다. 거북한 속을 편하게 해 줄만큼 시원한 것이 괜찮다. 그런데 진경형이 백주 타령을 하고 나도 추임새를 넣으면서 해장술이라고 백주를 두 병이나 비웠다. 뭐 그렇다고 취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여행이 주는 묘한 해방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오늘 일정은 오전은 자유시간, 오후에는 감람파(깐란바)라고 하는 타이족 민속마을을 다녀오는 것이다. 흙토변에 조개패를 쓰는 '파(垻)'는 '둑' 또는 '방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란창강 사이의 푸른 숲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