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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여행 (14) : 징홍 자전거 여행, 타이족 민가에서 결혼 잔치상을 받다

모산재 2007. 2. 15. 01:31

 

운남 여행 (14)  징홍 자전거 여행, 타이족 민가 결혼식 잔치상을 받다

 

2007. 01. 25

 

 

 

 

오후 4시 반에 이곳 징홍과 시솽반나를 떠나 리지앙으로 떠나기로 되어 있다. 그 시간까지 특별히 정해진 공식 일정은 없고 각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오늘도 아침은 김치찌개로 한다. 국물이 시원하다. 이곳에서 김치를 이렇게 맛있게 담그는 집주인의 솜씨가 대단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백주 한병도 곁들인다. 식사 후에는 길 건너편 열대과일 시장에서 탱자만한 감귤을 사 가지고 와서 비타민 보충도 한다. 맛도 아주 달고 시원해서 좋다.

 

 

 

개인 자유시간이지만 결국 두 팀으로 나뉜다. 몸상태가 좋은 남자들은 자전거를 빌려타고 타이족 민가를 한 바퀴 돌아보고 오기로 한다. 가족으로 온 분들과 여성들은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한다. 10시를 좀 넘긴 시간에 자전거 부대는 숙소 앞 큰길로 접어들어 징홍시 서쪽의 근교로 향한다.

 

 

 

시내에서 막 벗어나는 곳, 길가에 공원으로 보이는 호수에 수상가옥이 이채로워 담아본다. 혹시 만흔공원의 일부인지...

 

 

 

 

 

도로변 메마른 화단에 심어 놓은 콩과식물. 꼬마 땅콩으로 브라질 원산의 핀토땅콩(Arachis pintoi)인 듯...

 

 

 

10분을 좀더 지난 시간에 근교의 큰 마을 뒤편에 새로 짓고 있는 큰 절을 만난다. 맹륵대불사(勐泐大佛寺)... 불교문화원을 겸하는 모양인데 초대형 불사인 걸로 보아 문화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하는 듯하다.

 

 

 

 

 

이 마을 앞으로 우회전하여 큰 도로를 계속 달린다. 길가에 꽃 피어 있는 사데풀을 닮은 꽃. 

 

 

 

 

 

멀리 무논에서 한 여인이 혼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이곳은 삼모작까지 가능하다는데, 계절로 봐서 지금이 첫번째 모내기이겠지...

 

 

 

 

 

그리고 지나치는 한 마을의 한가로운 풍경. 트럼프놀이를 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동네 입구  공간이 있는 곳에는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들이 보인다. 이쪽 맞은편 가게에는 남자들도 돈을 걸고 이 놀이에 열중하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찍지 말라고 한다.

 

 

 

 

 

도로 맞은 편에는 타이족의 삶의 근거인 불사가 자리잡고 있다. 경내라고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따로 없고 그냥 건물 한 채에 부처님을 모셔 놓았다.

 

 

 

 

 

다시 이어지는 시골길로 자전거는 달리고, 길가에 드문드문 피어있는 신경초, 미모사꽃을 담는다.

 

 

 

 

 

그리고 이녀석은 툰베르기아(Tunbergia erecta)라고 하는 덩굴성 꽃인 듯싶다. 이곳 시솽반나에 흔하게 자생하고 있는지 자주 눈에  띈다.

 

 

 

 

 

 

앞마을에서 10여분 뒤 만진촌(曼眞村)이란 마을을 지난다.

 

 

 

 

 

마을을 돌아가는 길, 옆 언덕에서 만난 사데풀

 

 

 

 

 

 

그리고 만난 만경보(曼景堡)라는 마을.

 

앞의 만진촌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에 있는 꽤 커 보이는 마을이다. 마을 앞에 도착하고 보니 골목 저 안쪽에서 연기가 자욱하고 사람들의 소리가 시끄럽다. 들어가 확인해 보니 결혼 잔치를 하고 있단다.

 

 

 

 

 

모두 몰려가서 담 안으로 결혼 잔치하는 모습을 들여다 본다. 내 어린 시절 전통 혼례를 치르던 시골 모습과 다름없는 정겨운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듯하다.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병규씨를 통해 자리를 같이해도 되는지 알아본다. 아주 환영이란다.

 

 

 

 

 

마당 안으로 들어가서 인사를 나누는데, 돌연한 이방인 남자들의 출현에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빙 둘러서며 시선이 모두 우리에게 향한다. 멋적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너무도 따스하여 참 기분 좋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위한 잔치상이 성대하게 차려진다.

 

 

이 아저씨 두분이 호스트가 되어 우리 일행에게 술을 권하며 접대한다. <

 

 

 

 

 

여인들은 우리 상을 자주 살피며 요리와 음식을 연신 내놓으며 많이많이 먹으라고 성화다. 처음에는 맥주(란창강)를 대접하더니, 따로 종이마개를 한 병을 꺼내더니 한잔씩 따라 주는데, 집에서 담은술이다. 누룩향이 기막히게 좋은 술이다.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고 대접하는 거란다.

 

 

 

 

 

한가득 차린 잔치상. 손에 들고 있는 하얀 비닐 봉지에는 참쌀밥이 담겼다. 찰진 맛이 좋아서 맛있게 먹는다. 메밀묵도 국물에 말았는데 우리의 묵과 맛이 비슷하다. 상차이(향채)가 좀 거북하긴 하지만... 

 

 

 

 

 

 

서쪽 부엌 앞마당에서는 여인네들이 채소를 다듬거나 음식을 차리느라 부산한데,

 

 

 

 

 

나무 그늘 아래 동쪽 마당에서는 남정네들이 불에 그슬린 소가죽고기를 두드리며 잘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 (저것이 안주가 되는데, 위의 음식상에도 올랐다. 질긴 것이 맛이 좀 낯설다.) 우리네 동네 잔치의 풍경과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지... 남녀 구분없이 잔치집에서는 일을 나눠 맡아 부조하는 것이다.

 

 

 

 

 

술자리 흥이 도도해지자 여인네들이 와서 돌려가며 술을 한잔씩 건넨다. 원샷하며 머리 위에서 잔을 뒤집으니 폭소를 터뜨린다. 이젠 반대로 여인네들에게 술잔을 건네니 여인네들도 원샷을 한다. 

 

 

 

 

 

그리고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하는 여인네들... 오선생이 나서서 '성주풀이'를 열창한다.

 

 

 

 

 

엊저녁 술자리 마이크 앞에서는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 버벅거렸던 친구가 이곳 시골마을 잔치마당에서는 멋드러지게 불러제끼니 여인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신부의 우인들인지 한떼의 여인들이 등장하고... 

 

 

 

 

 

흥에 겨운 우리들은 호스트인 두분이 자꾸만 권하는 술을 마다하지 않고 받아 마신다. 그리고 타이족 식으로 "써~!"라고 외치며 모두 함께 잔 비우기를 몇번이나 했던가...

 

 

결혼식은 내일 있다고 하는데, 잔치를 이렇게 미리부터 하는 것이란다. 그러면서 여기서 하룻밤 자고 내일까지 있으란다. 한꿔런(한국사람들)에 대해서는 대단히 호의적이었다. 이곳에까지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 것인지 '대장금'의 곡도 알고 있다.

 

 

 

 

 

모두들 여기서 하루 더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일정은 일정이다. 2시까지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 형편이라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결혼 축하금으로 인민폐 100원을 넣은 봉투를 전달하고 마을을 나온다.

 

 

나오다가 바로 잔치집에서 함께했던 아주머니와 기념 사진 찍어 보았다. (이거 내가 너무 애교 떠는 것 같군.^^* 내 사진을 올리기는 처음인가...)

 

 

 

 

 

꼬마아이들을 본 일행들 우루루 사진 찍겠다고 달려간다.

 

 

 

 

 

이렇게 다시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벗어나는 길이다.

 

 

 

 

 

다시 마을 앞으로 나가 징홍시내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같은 길을 달린다.

 

도로 중간에서 자전거 체인이 벗겨져 체인을 걸기 위한 지렛대가 필요해서 나뭇가지를 찾으러 도로변 언덕으로 내려가니 란타나가 지천으로 피었다.

 

 

 

 

 

플루메리아(지단후아 = 鸡蛋花 ; 계란꽃이라는 뜻의 중국말) 꽃도 향기롭게 피었다.

 

 

 

 

 

징홍 시내를 향하여 달려가고...

 

 

 

 

 

 

징홍 시내

 

 

 

 

 

 

숙소로 돌아와 다시 리지앙으로 떠날 차비를 한다. 시간이 남아서 발마사지로 잠시 피로를 푼다.

 

 

 

드디어 징홍에서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징홍 서쪽에 있는 시솽반나 공항으로 향한다. 호도협 트래킹이라는 우리의 마지막 일정을 위해 우리는 리지앙으로 날아간다.

 

 

시솽반나 공항 

 

 

 

 

 

7시 조금 지난 시간에 비행기는 리지앙(麗江)을 향해 이륙하고...

 

 

 

 

 

 

 

리지앙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리지앙 고성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지지난해 여름에 와서 사흘간이나 묵었던 곳인데도 새삼스럽게 마음이 설렌다. 2층으로 된 고가 처마들이 마주보는 골목들이 편안하고 인간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젊음들이 넘치는 활기찬 거리... 

 

 

 

 

 

사쿠라 까페에 가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용원객잔)으로 돌아와 우리 방에서 몇몇이 맥주 몇 잔 나누다 잠들었다.

 

 

<참고 자료>  타이족의 결혼 제도

 

타이족의 결혼은 일부일처제이고, 남녀간의 교제는 매우 자유스러운 편이다. 일반적으로 13살부터 마을 사회활동에 참석하며, 17살 이후부터 정식으로 결혼을 위한 교제를 한다. 연애 이후 정식으로 결혼을 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예물을 보내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역마다 다르나 시솽반나(西雙版納)의 경우, 먼저 결혼의사를 양쪽 부모에게 알리고 난 후 남자의 부모가 결혼에 동의하면 친지 중 한 사람을 여자 집에 보내 정식으로 청혼을 한다. 이때 남자 쪽에서는 노래로 청혼을 알리고 동의를 기다리며, 여자 쪽에서도 역시 노래로 대답한다. 동의가 이루어지면 이어 남녀 서로간의 궁합을 맞춰본다. 만약 궁합이 맞으면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맞지 않으면 도중에 중단된다. 

 

최종적으로 여자 쪽의 동의가 이루어지면 남자 쪽에서는 미리 준비한 예물을 여자 부모에게 주는데, 이때 일반적으로 사탕이나 파초, 담배, 술등을 준다. 특히 사탕을 주는 의미는 ‘사탕을 먹고 기분이 좋아라.’는 뜻을 내포한 것이다. 

 

타이족의 결혼 의식은 민족적 특색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열기 또한 대단하다. 결혼식이 있기 전 신랑과 신부는 먼저 사원에 가서 불상에게 절을 한다. 그리고 난 후 집으로 돌아와 결혼 의식을 행한다. 결혼식은 먼저 신부 집에서 거행된다. 

 

신랑이 신부 집 앞에 도착할 때가 되면 신부측에서는 미리 통로를 막고 문을 닫는다. 이때 신랑측에서는 돈을 주며 그때야 비로소 여기저기에서 폭죽이 터지며 문이 열린다. 신랑이 집안으로 들어갔을 때, 신부측에서는 다시 한번 길을 막는다. 이때 신랑측에서는 또 한번 돈을 주면서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한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신랑은 신방에 들어가게 된다. 

 

<출처> 한중우호협회 http://www.korea-china.or.kr/sub02/sub02-contents.asp?table=report21&id=211&no=2004.%201%20??&j=21&page=1&newpage=1&old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