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31

<보물 제1166호> 여주 출토 동종, 두번째로 오래된 고려시대의 종

여주 동종은 1967년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상품리라는 동네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고철을 수집하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다고 한다. 크기는 높이 84㎝ 입지름 55㎝로 중간 크기인데, 천흥사 동종 다음으로 오래된 고려시대 종이다. 종을 매다는 고리인 용뉴는 한마리의 용이 신라범종의 용두..

<국보 제92호>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기타 물가풍경무늬 정병

정병(淨甁)은 원래 인도에서 승려들이 마실 물을 담던 휴대용 수행 도구였다. 그런데 5세기 초 관음보살이 중생에게서 받은 버드나무 가지와 맑은 물로 그들의 병을 치료해 주었다는 의 내용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부처나 보살에게 깨끗한 물을 담아 바치는 불교 의식구가 되었다. 맑은 물과 버들가지로 중생의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관음보살의 자비의 상징물이 된 것이다. 이후 정병과 버드나무가지를 든 '양류관음보살상'이라는 불교조각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에 정병이 전해진 것은 7세기 말 경이지만 몇몇을 제외하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정병들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현존하는 인도의 정병은 첨대가 짧은 꼭지처럼 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정병과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 북송의 서긍이 남긴 기록에 의하면 고려의 정병은 "물을..

국립중앙박물관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경주 삼릉곡 석조약사불좌상

■ 석조비로자나불좌상 / 미지정문화재, 통일신라(9세기) 지권인을 한 것으로 비로자나불임을 알 수 있는 이 불상은 한 대좌와 광배를 온전히 감춘 통일신라 하대의 전형적인 석조불좌상으로 출토지가 알려져 있지 않다. 9세기에는 부처 모습을 한 비로자나불상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땅딸막한 신체와 촘촘한 층단식의 옷주름 등 예천 청룡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425호)과 양식적으로 같다. 낮은 육계와 나발의 머리, 단정한 얼굴 모습, 대좌와 광배의 형태가 경상도 지역에서 나온 다른 상들과 유사하다. 중대석에는 부처에게 공양하는 다양한 천인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둔화된 불신에 비해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광배와 대좌로 보아 통일신라 후반기의 석불의 특징을 보인다. ■ 경주 삼릉곡 출토 석조 약사불 좌상 / 미지정문..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세계적 반가사유상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교대로 전시하고 있는데, 지금은 78호를 전시하고 있는 중이다. 보살상의 높이는 80㎝. 의자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오른팔을 무릎 위에 고이고 손가락을 뺨에 대고 미소지으며 생각에 잠긴 모습…. 이 미륵보살상은 우리 나라 최초의 반가사유상으로, 6세기 중엽 광대뼈가 나온 얼굴 가득 미소를 띤 한국적 보살상을 성공적으로 나타낸 우아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1912년에 어느 일본인이 안동 지역에서 입수했다고 전해지는데, 조선총독부에 기증했던 것을 1916년 총독부박물관으로 옮겨 놓았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머리에는 화려한 관을 쓰고 있으며, 여기에서 나온 2가닥의 장식은..

<국보 제119호> 금동 연가7년명 여래입상(6세기 고구려 불상)

국보 제 119호 '금동 연가7년명 여래입상(金銅 延嘉七年 銘 如來立像)'은 6세기 평양에서 만들어진 고구려 불상이다. '연가 7년(延嘉七年)'이라는 새김글이 남아 있는 이 금동불상은 뜻밖에도 옛 신라 땅인 경남 의령에서 발견되었다. 전체 높이 16.2㎝, 상 높이 9.1㎝, 광배 높이 12.1㎝, 대좌 높이 4.1㎝이니 손가락 크기의 아주 작은 불상이다. 손·발·얼굴 등이 신체에 비해서 유난히 크다. 머리에는 아주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나발)과 큼직한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있고, 다소 작고 길쭉한 얼굴은 옅은 미소가 감돌고 있다. 오른손은 손바닥을 펴고 앞으로 든 시무외인(施無畏印), 왼손은 손바닥을 앞으로 내민 여원인(與願印)의 수인을 하고 있다. 왼손의 세번째와 네 번째 손가락을 구부리고 ..

국립중앙박물관의 금동불상,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 3층 조각 공예관은 불상 등 불교조각과 공예품, 도자기 등 국가대표급 문화재를 대거 전시하고 있다. 사진의 왼쪽 3층 전시실이 조각공예관이고 오른쪽 3층 전시실은 아시아관이다. 이 중 국보 제7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비롯한 주요 금동불상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조명이 어두운데다 불상이 너무 작아 사진 찍기가 어려웠는데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문화재청 자료를 쓰기로 한다. ■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 국보 제119호 / 삼국시대(6세기 후반, 고구려) 옛 신라 지역인 경남 의령에서 발견된 6세기 후반의 고구려 불상이다. 광배(光背) 뒷면에 남아있는 글에 따르면, 연가 7년 기미년(539년추정) 평양 동사(東寺)의 승려들이 천불(千佛)을 만들어 세상에 널리 퍼뜨리고자 만들었던 불상 가운데 2..

<국보 제100호> 개성 남계원지 칠층석탑 /국립중앙박물관

경기도 개성 부근의 남계원터에 남아 있던 탑으로, 예전에는 이 터가 개국사(開國寺)의 옛터로 알려져 '개국사탑'으로 불려져 왔으나, 나중에 남계원의 터임이 밝혀져 탑의 이름도 '남계원칠층석탑'으로 고쳐지게 되었다. 1915년에 탑의 기단부를 제외한 탑신부만 경복궁으로 이전하였다. 이후 원 위치에 대한 조사 결과 2층으로 구성된 기단이 출토되어 추가 이전해 석탑 옆에 놓았다가 다시 복원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겨 세워져있다. 고려시대의 석탑으로는 규모가 크다. 기단이 낮아지고 층단받침이 얕아지며 처마곡선이 부드러워지고 5층 이상으로 많아지는 탑신 등이 고려석탑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신라석탑을 계승했다기보다는 개경을 중심으로 중부 이북 지역에 새로이 등장하는 고려 석탑의 양식으로 볼 수 있다. 탑은 2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