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나주 서문 석등(보물 제364호) / 국립중앙박물관

모산재 2012. 2. 28. 01:30

 

 

전라남도 나주읍성 터 서문 안 절터에 파손된 채로 남아 있던 것을 1929년 옮겨온 것이다.

 

석등의 기둥 돌에는 읍성의 안녕과 부귀를 빌며 삼세불께 공양하고자 석등을 세운 내력과 함께 석등이 세워진 시기가 기록되어 있다.

 

석등의 본체인 화사석(불밝이집)은 파손되어 조선총독부 시절 옛 모습대로 만들었으며, 맨 꼭대기의 꽃봉오리 모양의 보주는 부서진 것을 옛 모양대로 새로 만든 것이다. 지붕은 처마 밑에 드림 장식을 하고 처마와 추녀 끝에는 귀꽃 장식을 하여 고려시대 중엽에 새로이 드러내는 매우 장식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지붕 위에는 현재 작고 아담한 덧지붕이 놓여 있다.

 

 

 

 

 

 

정사각형 지대석 위에 8각의 연화대인 하대석이 놓였다. 상대석은 간주넉을 사이에 두고 하대석과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연꽃이 새겨져 있다. 간주석은 8면으로 각 면마다 가는 2개의 우주를 새겼고, 위 아래에도 띠를 둘러 액자 모양을 하고 있다.

 

 

간석의 액자 모양 띠 안에는 1행씩 8줄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南贍部州高麗國羅州
中興里○長羅左堅應
迪孫○先月心光○○心
聖壽天長百穀登
錦邑安泰富貴恒存
願以燈龕一坐石造排立
三世諸佛聖永獻供養
大安九年癸酉七月日謹記

 

 

명문의 내용은 읍성의 안녕과 태평, 부귀(安泰富貴)가 늘 있기를 기원하고자 석등 1좌를 삼세불에 공양하기 위해 대안 9년 계유년, 곧 1093년(고려 선종 10) 7월에 조성하였다는 내용이다.

 

 

 

 

 

이 석등은 신라시대의 기본형인 8각을 이루고 있으나 각 부의 조각은 둔중하다. 옥개석의 형태는 공예적인 기법을 보이고 있으며 고려시대 문화의 전성기에 나타난 단아하고 격조 있는 팔각석등의 조형적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