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125

동티베트(6)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후,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점심 식사 후 랑무스를 향하여 출발. 허쭤에서 랑무스까지는 162km. 구글맵에서는 자동차로 3시간 40분 걸린다고 나온다.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글맵으로 오늘의 여정을 확인해 본다. 오전에 샤허에서 허쭤까지 올 때에는 하천을 끼고 들판이 제법 넓게 보이기도 했지만, 허쭤에서부터는 경작지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초원만 펼쳐질 뿐이다. 간혹 숲을 이룬 곳이 없진 않지만 높이 솟은 산들조차 온통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초원이다. 산의 능선에도, 낮은 평원에도, 곳곳에 유목민들의 여름 천막이 자리잡고 주변에는 오색의 타르촉이 만국기처럼 펄럭이고 있다. 유목민들의 땅, 티베트인들의 삶의 터전에 들어섰다는 것을 실감한다. ..

동티베트(5) 허쭤, 티베트의 최고 성자 밀라레빠 불각(佛閣)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전, 허쭤 밀라레빠불각 고산 속에 자리잡은 동티베트, 샤허의 하룻밤은 길었다. 긴 밤 새벽녘에 눈이 뜨이더니 더는 잠이 오지 않고 많은 상념에 잠기며 아침을 맞이한다. 햇살이 비쳐드는 아침,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마을 곳곳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어릴 때 보았던 정겨운 풍경, 가슴이 뭉클해진다. 샤허와 라부렁스는 몇 년 전만 해도 찾아가는 길조차 편안하지 않는 외진 시골이었다고 한다. 최근 랑무스와 함께 이름이 알려지며 급속히 관광지로 변모되고 있긴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태고적 고산 초원이 펼쳐지는 티베트의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하지만 호텔 바로 앞에는 대형 크레인이 동원되어 신축 건물을 짓는 공사 중이다. 라부렁스는 티베트인들의 것이지만 이 거리를 ..

동티베트(4) 샤허 라부렁스(라브랑스) 공당보탑

● 2014년 7월 26일 토요일 오후, 샤허 라부렁스 공당보탑은 라부렁스 사원 남쪽, 다샤허(大夏河)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공당보탑의 '공당(궁탕, 贡唐)'은 '공당창활불(贡唐仓活佛)'에서 나온 말로 라부렁스에 주석하는 겔룩파 활불의 수장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청나라 때는 '贡唐呼图克图'라 불렀는데, 이는 '장생불로하는 사람', 또는 성자(聖者)를 뜻한다. 지금은 공당창활불(贡唐仓活佛)'이라 부른다. (원래 '궁탕'은 네팔 국경 지역에 있는 지역으로 카규파의 성자인 밀라레빠의 출생지이기도 한데, 밀라레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아니면 이 지역과 관련이 있는 명칭이 아닐까 싶다. 공당보탑을 조성할 때 네팔인들이 참여하였다는 것이 그런 추측을 가능케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찾지는 못했다.)..

동티베트(3) 샤허 라부렁스, 코라를 돌며 대경당까지

● 2014년 7월 26일 토요일 오후, 샤허 라부렁스 린샤를 지나 샤허에 가까워질 무렵부터 날씨가 잔뜩 흐려지더니, 숙소에 배낭을 놓고 라부렁스(拉卜楞寺) 남서쪽 주차장에 도착하니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비치더니 이내 거세게 비가 내린다. 비가 올 거란 생각을 못해 우산도 비옷도 준비 못한 채 차에서 내렸는데 난감하다. 라부렁스는 감숙성 간난장족자치주 샤허현 따샤허 강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청해성과의 접경지인 중국의 감숙성에 속해 있지만 이곳은 엄연히 티베트 영토인 암도에 속해 있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티베트보다, 한족들이 많은 티베트보다 더 티베트다워서 '리틀 티베트'라 부르는 샤허 라부렁스. ※ 구글 위성지도 이용 표시함 라부렁스는 본래 이름이 '噶丹夏珠卜达吉益苏奇贝琅'이라는 긴 이름으로 간..

동티베트(2) 라부렁스 가는 길, 화얼(花儿)의 고향 린샤

● 2014년 7월 26일 토요일 오전, 라부렁스 가는 길 6시에 일어나 7시에 호텔에서 식사를 한다. 채소볶음 요리 몇 가지에 쌀죽과 달걀프라이를 곁들인 간소한 식단. 식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서 창밖을 보니 금륜광장은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엊저녁처럼 여러 그룹들이 저마다의 단체 운동을 하는 모습이 참 건강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8시반, 오늘의 목적지인 샤허(夏河)의 라부렁스(拉卜楞寺) 티베트 사원을 향해 출발한다. 오늘 우리가 탐방할 라부렁스(拉卜楞寺)는 '여름강'이라는 뜻을 가진 샤허(夏河)에 있는 티베트 사원이다. 8만 명의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해발 3천m의 고산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주민의 80%가 티베탄인데, 한족이 더 많이 살고 있는 티베크자치구보다도 더 티베트다워서 리..

실크로드(21) 우루무치, 두번째 찾는 천산 천지와 홍산공원

8월 8일 화요일 / 우루무치 천산 천지, 홍산공원 우루무치에 도착한 시간은 9시 30분 경. 먼저 아침 식사를 하고 천산 천지(天山 天池)로 향하였다. 우루무치는 천산산맥을 양단하며 준가르 분지와 연결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천지는 우루무치 시내에서 동쪽 약 110㎞ 지점, 천산산맥의 보그다봉(5445m) 기슭 해발 1,980m 지점에 있는 고산 호수이다. 천지 가는 길은 오른 편으로는 보그다봉의 구릉들이 솟아 있고, 왼편으로는 준가르 사막의 대평원이 펼쳐진다. 고속공로로 1시간 20분쯤 달리면 천지 푸캉나들목(阜康立交橋)에서 천산 천지행 도로로 접어든다. 길은 천지에서 발원한 계곡을 따라 거슬러오른다. 이미 2,000년에 한번 와 본 곳이라 길이 낯익다. 계곡 입구에서 바라보는 하천은 수량이 별로 ..

실크로드(19) 둔황 막고굴, 불교 예술의 최고 성지

♣ 8월 7일 월요일 / 둔황 막고굴 2,000년에 이어 두번째로 막고굴(莫高窟)을 찾는다. 당시에는 불교미술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고 관심도 별로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박물관을 찾는 것도 흥미로워지고 불교미술이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둔황시 남동쪽 외곽지대로 나서자 목화와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차가 시내에서 멀어지자, 둔황이 있는 오아시스 지대가 마치 지평선 끝에 바다처럼 푸르게 보인다. 막고굴은 둔황 남쪽 25km 지점, 명사산 동쪽 끝 당하(党河: 치렌산맥과 쿤룬산맥의 동북쪽에서 발원하여 둔황을 지나 고비사막에서 사라지는 강)가 흐르는 강가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막고굴 바로 앞에는 당하 강줄기를 따라 띠 모양의 긴 오아시스지대가 펼쳐지고 백양나무와 느릅나무가 한껏 자라고 있다. 자작나무처럼 하..

실크로드(18) 둔황, 명사산과 월아천

♣ 8월 6일 일요일 저녁 / 둔황 명사산 가벼운 저녁 식사를 한 뒤 둔황시 남쪽 5㎞ 지점에 있는 명사산(鳴沙山)으로 향한다. 명사산은 거대한 모래산으로 동쪽은 막고굴(莫高窟)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수불산(睡佛山, 부처가 누워 있는 듯한 산) 아래의 당하(党河) 저수지까지 40여 ㎞에 걸쳐 있다. 남북으로는 약 20여 ㎞, 최고 높이는 1,715m라고 한다. 둔황팔경(敦煌八景)의 하나로 고운 모래로만 퇴적된 수십 미터 높이의 아름다운 모래산이다. 바람에 쓸려 모래가 구를 때 악기의 소리처럼 울린다고 하여 명사산이라 부른다. 명사산의 능선을 걸으며 바라보는 월아천과 저녁 일몰 풍경은 명사산을 찾는 최고의 들거움이다. 두번째로 찾은 명사산, 수없이 많은 관광객과 낙타의 발자국이 지나갔음에도 모래구릉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