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125

동티베트(16) 퉁런 우툰스 사원, 아름답고 장엄한 천수관음상과 미륵불상

●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퉁런 우툰스(吾屯下寺) 우툰스(吾屯下寺)에 도착하자 빗방울은 조금 더 굵어진다. 아직 우리 나라에선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원, 우툰스! 이 사원은 황난티베트족자치주 퉁런(롱우진)에서 7km쯤 북쪽으로 떨어진 시골마을 우툰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우툰스는 10분쯤 거리를 두고 상, 하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가 도착한 곳은 하우툰스. 하우툰스는 탕카, 퇴수, 조각 등 티베트 불교 예술의 정수로 알려진 '러궁예술(热贡艺术)'의 발상지로 유명한 곳이다. '러궁(热贡)'은 티베트어로 '금빛 골짜기(金色谷地)'를 뜻하는말로 퉁런현 롱우허(隆务河) 언덕을 가리키는 말이니 퉁런의 원래 이름인 티베트 말이다. 우툰스 사원은 니안도후스(年都乎寺), 가샤르스(尕沙日寺), 궈마르스(郭麻..

동티베트(15) 샤허에서 퉁런 우툰스 사원으로 가는 길

●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샤허에서 퉁런으로 라부렁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서 고산병을 앓던 사람들이 모두 많이 호전되었다. 영주 샘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감기가 낫지 않은 정도... 감숙성 라부렁스를 떠나 청해성 황난 티베트족자치주 퉁런(同仁) 우툰스(吾屯寺)로 향한다. 우툰스는 탕카로 유명한 티베트 사원이다. 샤허의 서쪽, 상커초원 쪽으로 가다 퉁런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데 도로가 막혀 린샤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다.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여섯 시간 이상 가야 한단다. 6시에 일어나 7시에 아침 식사를 한 다음 8시 20분쯤에 라부렁스를 떠난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윈드자켓을 옷장 속에 놔두고 나왔던 모양이다. 그 속에 아파트 키와 카메라 메모리 카드 하나도 넣어둔 사실도 모르고... 다..

동티베트(14) 샤허, 쇄불대에서 바라본 라부렁스 사원

●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오후. 샤허 오후 세 시쯤 샤허에 도착. 배낭을 숙소(616호)에 내려 놓고 네 시쯤 라부렁스로 향한다. 그저께 미처 보지 못한 라부렁스 사원 전경을 본 다음 각자 자유롭게 사원을 돌아보고 하룻밤을 머물게 된다. 사원까지는 도보로 이동, 입구에서 수박을 사서 나눠 먹고 천변 도로를 따라 코라를 돈다. 마니차 회랑 바깥의 도로에는 매끈한 바닥돌을 깔아 놓은 바람에 차량들이 달릴 때마다 먼지가 심하게 인다. 그냥 흙길로 놓아 두는 게 좋았을 것을 사원을 지나치게 현대화하면서 먼지가 날리는 사원이 되었다. 코라를 돌며 내내 마니차를 돌린다. 어느 사이 우리가 티베탄 정서에 젖어들었나 싶다. 사원 복원 공사를 벌이는 현장. 출입문의 정교한 목조 조각 무슨 건물인지... 안내 팸..

동티베트(13) 허쭤, 시내를 내려다보는 그림 같은 천장터

●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오후, 허쭤 천장터(天葬垈) 허쭤에 도착하자마자 '국색천품(國色川品)이란 식당에 다시 들러 점심을 먹는다. 그저께 이곳에서 밀라레빠 불각을 돌아본 다음에 점심을 먹었던 곳. 그 땐 가지 요리와 김치콩나물국처럼 시원하던 탕이 인상 깊었는데, 오늘은 이 얇게 저민 돼지고기 요리가 입맛을 개운하게 만든다. 식사 후 그저께 멀리서 바라보았던 허쭤의 천장터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마을과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있는 랑무스의 천장터와는 달리, 이곳의 천장터는 높지 않은 구릉에 자리잡고 9만 인구가 살고 있는 간난티베트자치주 정부 소재지 허쭤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양들이 풀을 뜯는 목가적 풍경... 돌아보니 허쭤 시내가 그림처럼 앉아 있다. 오토바이가 달리고 자동차..

동티베트(12) 간난초원의 최대 호수, 가하이(尕海)

●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오전, 가하이(尕海) 호수 아침부터 교통이 번잡할지 모른다고 경모 씨가 일찍 출발하자고 하여 6시 30분에 일어나 7시 아침식사를 한다. 숭늉 같은 멀건 쌀죽에 삶은 달걀과 옥수수만두를 간단히 먹고 7시 반에 호텔을 출발한다. 오늘은 허쭤의 천장터를 보고 샤허로 돌아가 하루를 머물게 된다. 랑무스를 벗어나는 길, 카하이 호수가 있는 분지의 초원을 향하여 좁은 골짜기를 따라 오른다. 랑무스가 있는 이곳은 장강(長江) 수계로 골짜기의 모든 물은 홍성향으로 흐르는 백룡강(白龍江)을 이룬다. 모두 황하 수계인 이번 여행에서 이곳 랑무스만 유일한 장강 수계에 속한다. 이른 아침 골짜기의 초원은 더욱 싱그럽고 아름답다. 장강 수계를 벗어나 분지로 들어서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

동티베트(11) 학승들의 사원, 사천성 랑무스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후, 사천성 랑무스 큰불이 일어나 백성들을 구하려던 용이 두 눈에서 흘린 눈물이라는 백룡강은 힘차게 북쪽을 향해 흐른다. 이렇게 흘러내린 물은 사천 랑무스 앞을 지나 감숙 랑무스 앞에서 동류하면서 마침내 장강의 물줄기로 합류할 것이다. 돌아서서 바라본 나모대협곡 입구 사원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원형의 깊고 커다란 연못이 나타는데, '용담(龍潭)'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백룡강의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인 듯하다. 그리고 용담과 백룡강 사이로 높이 솟은 언덕에는 삼나무로 보이는 숲이 솟아 있는데, 바로 얼마 전까지 학승들이 시끄럽게 흔히 '변경(辯經)'이라고 말하는 경전 교리 토론('체니')를 벌인 곳('최라')이다. 최라를 여는 이 숲을 '변경림(辯經林)', 또는 '문사림..

동티베트(10) 나모대협곡, 랑무스의 유래가 서린 전설의 계곡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후, 사천성 랑무스와 나모대협곡 점심 식사를 마친 뒤 호텔 로비에서 만나 사천성 랑무스를 돌아보기로 하였는데,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지영 샘은 천장터에서 일행과 따로 떨어진 뒤 점심도 못 먹은 채로 왔다. 오후의 일정은 현옥, 예주, 지영 세 분과 함께 하게 되었다. 뜨거운 해가 천중에 솟아 있는 한낮이라 사원 앞 언덕을 지나 초원 구경을 하며 랑무스대협곡을 먼저 돌아보고, 오후 늦은 시간에 사원을 돌아보기로 한다. 멀리 우뚝 솟은 냔칭산(念靑山, 4100m)과 화카이산(华盖山, 4200m)에 벋어 내려온 초원의 구릉을 배경으로 백룡강 계곡 언덕에 자리잡은 사천 랑무스 사원은 승사(僧舍)에 둘러 싸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 되어 ..

동티베트(9) 화려한 금빛 사원, 감숙성 랑무스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전, 감숙성 랑무스(郞木寺) 처음 본 천장터는 내 영혼을 오래도록 아리게 했다. 나는 왜 천장에 담긴 그 성스러운 의미에 마음이 움직이지 못하고 신체의 절단이라는 시각적 끔직성에만 전율하는 것일까. 게다가 나보다 두어 달 전에 다녀간 어느 블로거가 올린, 제대로 해체되지 않고 버려진 섬뜩한 인골 사진을 본 다음에 마치 영혼이 망치에 얻어맞은 듯한 둔중한 아픔이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마음의 무거움을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멀리 평화로운 풍광을 바라보는 것! 그나마 천장터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들을 만나는 기쁨에 이런 전율을 진정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었다. 천장터를 내려오면서 나는 자꾸만 건너편 사천 랑무스와 그 뒤로 대협곡을 거느린 '중국의 알프스'를 바라보았다...

동티베트(8) 눈 시리게 푸른 하늘 아래, 랑무스 천장터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전, 랑무스(郞木寺) 천장터 자고 일어난 새벽, 창을 여니 서늘한 공기가 기분 좋게 얼굴을 어루만지며 매캐한 연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민가 여기저기서 아침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마도 말린 소똥을 연료로 쓰겠지... 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고, 투명한 햇살은 사원과 바위봉우리와 초원을 따뜻이 어루만지고 있다. 아침 식사(쌀죽, 짠지, 만두, 삶은 달걀)를 마치고 천장터(天葬垈)로 출발한다. 주검을 독수리에게 먹게 하는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들은 새에게 몸을 먹힘으로써 땅, 물, 불, 바람이라는 우주의 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신의 사자'라고 믿는 독수리에게 육신을 보시하는 이 장례의식을, 그래서 조장(鳥葬)이라 일컫..

동티베트(7) '중국의 알프스', 랑무스!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후, 랑무스(郞木寺) 저녁 6시. 거세게 내리는 비를 뚫고 랑무스에 도착하였는데, 숙소에 이르자 거짓말처럼 비는 그치고 점차 하늘이 맑게 개기 시작한다. 숙소에 들어가 짐을 내려 놓고 창 밖을 내다보니 어느 새 햇살이 환하게 빛나고 하늘은 파란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사천 랑무스 사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씻은 듯 투명한 풍경! 사천 랑무스의 중심 전각, 문사학원(聞思學院) 사찰 주변으로 보이는 집들은 전부 승려들이 거주하는 곳! 미륵해탈탑. 오래된 목제탑이다. 저녁 식사 시간까지 한 시간이나 남아 있어 그냥 시간을 보내기 아까워 룸메이트 홍식 씨와 주변 산책을 나섰다. 숙소에서 바라보았던 사원 뒷산 언덕 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사원 뒤 초원의 언덕으로 올라서자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