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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여행

실크로드(11) 카슈가르, 신장 최대의 이슬람사원 아이티가르 청진사(이드 카흐)

by 모산재 2014. 8. 10.

 

카라쿨 호수에서 돌아오는 길, 314번 국도에서 카스시내로 진입하는 길은 서역대도. 서역대도는 다시 인민로와 만나며 5거리 로터리를 이룬다. 우리가 묵는 치니와크 호텔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1km쯤) 곳이다.

 

 

카스 시내를 따로 돌아볼 시간이 없어서 차창으로 보이는 오거리 주변 건물들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 보았다.

 

 

 

 

금좌호텔(신장 카슈가르 금좌대반점)

 

 

 

 

쇼핑몰 전해상성(前海商城)

 

 

 

 

 

 

그리고 호텔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를 한다.

 

 

 

 

 

그런데 나중에야 이 치니와크 호텔이 19세기 제국주의 시절 문화재 약탈범들의 활동 무대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랄 스타인, 스벤 헤딘, 르콕, 일본의 오오타니 등 제국주의 문화재 약탈꾼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카스를 거쳐갔다고 한다.

 

호텔 정원에 있는 여러 작은 건물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긴 했는데 그것이 과거 영국 영사관 건물인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으니 미리 알고 차분히 살펴보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신장 최대의 이슬람 사원이자, 제 2의 메카로 불리는 아이티가르 청진사(艾提尕爾淸眞寺)로 간다.

 

 

아이티가르 청진사는 카슈가르 시내 위구르 인들의 집단 거주지인 구시가 중심부의 해방로에 자리잡고 있다. 사원 오른쪽 골목과 길 건너편은 위구르인들의 민가들이 차지하고 있고 남쪽으로 난 인민로 건너편은 인민광장이 자리잡고 있다.

 

 

모스크 앞으로는 서울역 광장을 연상시키는 넓은 광장이 자리잡고 있다.

 

 

 

 

 

 

※ 카스 시내 안내 지도(구글지도를 바탕으로 표시함)

 

 

 

 

 

 

아이티가르는 이드 카흐(Id kah) 모스크, 에티칼 마스지드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드 카흐는 위구르어로 ‘기념일에 예배 드리는 장소’와 ‘축제의 광장’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 정도로 아이티가르 사원은 카스 위구르인들의 정신적 구심이 되고 있는 사원이라 할 수 있다.

 

동서 120m, 남북 140m로 약 2만여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황색의 문루와 양쪽에 솟아 있는 미나레트가 인상적이다.

 

 

 

 

 

1422년에 창건된 후 1872년에 대규모 보수공사를 거쳐 과거엔 이슬람교 대학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사원의 자리는 과거에 묘지였다고 한다. 9세기 경에 관료들이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이후 실크로드를 왕래하던 거상들과 아라비아인 등의 무덤으로 사용되었는데, 1442년 이 지방 통치자가 친구의 넋을 가리기 위해 사원을 세웠고 1538년의 확장 공사 등 여러 번의 보수와 확장 공사를 거쳐 1872년에 현재와 같은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문화혁명 때 홍위병들이 들이닥쳐 큰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 무슬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무리를 지어 드러누워 투쟁하여 사원의 파괴를 막았다 한다.

 

 

 

모든 이슬람사원이 그렇듯 이곳도 이슬람 여성들에게는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다만 외국인 여성에게는 머리카락과 팔다리를 가리면 들어가서 사원을 살펴보는 것이 허용된다.

 

 

마침 입구에서 서성대는 귀티나는 두 이슬람 여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사원은 평일에는 2,3천 명, 금요예배에는 6,7천 명이 찾아와 예배를 올린다고 한다. 그리고 이슬람 양대 축일인 라마단(람잔) 종료 축제인 이드 알 피트르(작은 축제)와 12월 희생제인 이드 알 아드하(큰 축제)가 시작되면 수만 명의 군중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다고 한다.

 

 

 

사원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정원이 펼쳐지고, 오아시스를 상징하는 백양나무들이 정원에 가득 들어서 숲을 이루고 있다.

 

 

 

 

 

 

마침 예배 시간이었는지 무슬림들이 들어와서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있다. 경건함이 흐르는 시간...

 

 

 

 

 

사원 내부는 녹색의 열주들이 서 있는 것 외에는 장식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어떤 우상도 존재하지 않는 건물엔, 오로지 메카를 향하는 벽감만 보일 뿐이다. 그래서 이들의 신앙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녹색의 기둥... 

 

사막을 삶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무슬림은 오아시스의 상징이자 생명의 색깔인 녹색을 숭상하는 듯하다. 녹색은 천신이 사는 하늘과 위구르인의 조상인 푸른 늑대의 빛깔을 나타낸다고 한다.

 

극히 제한적인 공간인 천정에 아름답고 정교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정원 한 구석에 유도화(柳桃花)가 아름답게 피었다. 잎 모양은 버들이요 꽃은 복사꽃을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나 보다. 정명은 협죽도(夾竹桃).

 

 

 

 

 

 

2014년 7월 30일, 이 사원의 이맘이 살해되었다는 뉴스를 접한다.

 

이드 카흐 모스크의 이맘인 쥐머 타히르(74)가 '종교적 극단주의에 물든 3명의 폭력배'에 의해 살해되었는데, 타히르는 중국의 이슬람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해 온 이슬람 성직자로 그 동안 위구르족의 폭력 저항을 비난해왔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임명한다는 이맘, 종교조차도 중국 정부에 의해 정치화되고 있는 현실이 위구르인들이 처한 현실이다. 이맘을 살해한 사람이 과연 '종교적 극단주의에 물든 3명의 폭력배'에 불과할까...? 최근 사처(莎車)현에서 경찰서와 정부청사를 공격하는 일이 잇따랐고 우루무치에서도 폭탄 테러가 연이어 발생했다. 위구르인이나 티베트인의 운명을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사원을 나오자 광장에 사람들이 운집해 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사람들을 비집고 살펴보니, 한 사내가 작두타기 묘기를 보이고 있다.

 

 

 

 

 

드넓은 광장은 위구르인들의 휴식 공간이다.

 

 

 

 

 

갑자기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 보니, 꽃과 리본 장식을 한 신혼 차량이 지나간다. 신혼 차량을 이끄는 용달차에 탄 청년들이 북을 치고 나팔을 불어댄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 우루무치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새벽 2시쯤 도착한다. 호텔에 짐을 풀고 도사님과 맥주 한잔 나누며 이야기하다 네 시 무렵에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