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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12) 간난초원의 최대 호수, 가하이(尕海)

by 모산재 2014. 10. 13.

 

●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오전, 가하이(尕海) 호수

 

 

아침부터 교통이 번잡할지 모른다고 경모 씨가 일찍 출발하자고 하여  6시 30분에 일어나 7시 아침식사를 한다. 숭늉 같은 멀건 쌀죽에 삶은 달걀과 옥수수만두를 간단히 먹고 7시 반에 호텔을 출발한다. 오늘은 허쭤의 천장터를 보고 샤허로 돌아가 하루를 머물게 된다.

 

 

랑무스를 벗어나는 길, 카하이 호수가 있는 분지의 초원을 향하여 좁은 골짜기를 따라 오른다. 랑무스가 있는 이곳은 장강(長江) 수계로 골짜기의 모든 물은 홍성향으로 흐르는 백룡강(白龍江)을 이룬다. 모두 황하 수계인 이번 여행에서 이곳 랑무스만 유일한 장강 수계에 속한다.

 

 

 

이른 아침 골짜기의 초원은 더욱 싱그럽고 아름답다.  

 

 

 

 

 

 

 

장강 수계를 벗어나 분지로 들어서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고개를 올라서자마자 드넓은 가하이 호수의 분지가 펼쳐진다. 간난티베트자치주 전체가 초원이라도 과언이 아니지만 가하이 호수의 습지 초원은 규모가 정말 대단하다. 샤허의 상커초원, 허쭤의 탕저우초원에 비해서 규모가 훨씬 커 보인다.

 

 

 

출발한 지 한 시간쯤 지나 가하이(尕海) 호수에 도착한다. 안개가 워낙 자욱하여 호수를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서니 안개가 많이 걷힌 모습이다. 

 

 

 

 

 

 

 

몇 년 전부터 입장료를 받는다는데, 우리는 호수로 들어거지 않고 밖에서 구경하기로 한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원에 손꼽힌다고 하는데, 안개로 시계가 흐릴 뿐만 아니라 차를 세운 입구가 호수에서 먼 곳이라 호수의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가하이 호수는 해발 3,480m의 동티베트 고원 분지에 자리잡은 간난티베트자치주의 최대 호수. 철새자연보호구로 지정되었고 2011년에 람사르 협약에 주요 습지로 등록되었다고 하는데, 중국에서 41번째로 감숙성에서는 첫 국제 습지가 되었다.

 

 

 

 

 

 

 

가하이 호수는 호수만이 아니라 주변의 드넓은 습지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 정부에서는 습지 보호를 위해 이곳의 목축민 전부를 전출시키고 학교도 이전시켰다고 한다. 한때 가하이 호수는 황폐화되어 토양이 유실되는 등 3년간 물이 마르기도 했다는데, 최근 과거에 만든 관광 잔도(棧道)가 물에 잠길 정도로 수역 면적이 사상 최고로 양호한 모습으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가하이 호수의 풍광은 매우 아름답다고 하는데, 우리가 찾은 계절과 시간대에는 그런 아름다움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아무래도 가을 풍경이 멋진 모양인데, 검색 사진으로 아쉬움을 보완하기로 한다.

 

 

 

 

- 출처 : http://blog.163.com/sheyq_my2007/blog/static/22760280201291474120614

 

 

 

 

가하이 호수에도 아름다운 전설이 전하는데, 서사 구조가 다소 엉성해 보이기는 하지만 소개해본다.

 

<전설 1>

아주 오래 전 가하이 물가 아름다운 초원에 7선녀가 경쾌한 음악과 우아한 춤 들꽃들을 따고 있을 때 비취 하나가 떨어졌다. 갑자기 푸른 물결이 만 이랑이나 일어나 안개가 자욱하게 낀 수면이 한 없이 넓게 펼쳐졌다. 이로써 가하이 호수는 촉촉한 가하이 초원의 생령의 원천이 되었다.

 

<전설 2>

가하이는 여신의 화신인데, 산신의 신하의 아내이자 수룡왕의 딸의 화신이다. 당초 산신이 대신을 파견하여 이 초원을 관할하러 왔는데, 초원의 수초를 무성하게 하고 생령을 흥왕하게 하였다. 대신의 아내, 수룡왕의 딸 '륵가수모(勒加秀姆)'는 이 초원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가졌고 깊디깊은 그리운 정이 생기데 되었다. 뒤에 대신이 떠나게 되었을 때, 수룡왕의 딸은 남편을 포기하고 땅을 사랑하여 이곳에 남아 넓고 깊게 고이는 맑은 샘이 되어, 가하이 초원의 만물생령을 촉촉히 적셨다. 이것이 현재 가하이호수로 사람들이 이를 사랑스레 ‘륵가수모(勒加秀姆)’라 부른다.

- 출처 : http://baike.baidu.com/view/1418570.htm

 

 

 

루취(碌曲)를 지나 타오허(洮河)의 샛강에 접어드는 곳, 개울을 건너는 타르촉이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곳에 특이한 풍경이 보여 얼른 카메라를 셔터를 눌렀다. 그런데 수동 모드 상태에서 광량이 너무 많아 바래게 나왔다.

 

 

 

 

 

빵모자를 쓴 후이족들, 아침 시간인데 잔치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게 뭘까 했는데, 라마단이 끝나고 벌이는 축제 행사란다. 무슬림들은 라마단이 끝난 다음날부터 성대한 음식을 마련해 3일간 축제를 벌인다고 하는데, 이를 '금식을 끝내는 축제'라는 뜻의 '이드 알 피트르'라 부른다고 한다. 올해는 어제 시작되어 내일 끝난단다. 아마도 오늘과 내일, 회족 마을을 지나면 이런 풍경을 종종 보게 되겠지...

 

 

 

차창 밖으로 스치는 낯익은 초원 풍경, 랑무스로 올 때 봤던 초원이지만 다시 봐도 지루하지 않다.

 

 

 

 

 

 

수천 년을 목축을 통해 삶을 이어왔을 유목민들...

 

이 아름다운 풍광이 유지되고 있는데는 티베트인들의 그 '끔찍한' 천장 문화 덕이라는 것도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나라는 어디를 가더라도 산이란 산은 묘지의 천국 아니던가.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자연에 티베트인들이 남긴 흔적은 오직 예나 다름없는 그들의 소박한 주거지뿐...

 

 

 

 

 

 

 

다만 이 초원을 달리는 도로와 전신주가 티베트를 관통하는 중국 자본주의의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구불구불한 옛길을 넓히고 직선화하면서 초원은 도막이 났는데, 지금 다시 더 넓은 도로를 건설하느라 곳곳에서 땅이 파헤쳐지고 산이 뭉개지고 있다.

 

 

 

중국 정부에 의해 주택 개량사업도 크게 이루어지고 있음도 엿볼 수 있다.

 

티베트 지역의 정착 마을들은 이 마을처럼 유리창이 많이 달린 주택들, 그리고 벽돌로 지은 집들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러구러 점심때쯤 허쭤에 도착한다.

 

 

허쭤에서 천장터를 구경한 다음, 샤허 라부렁스로 가서 1박을 하게 되는 것이 오늘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