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24) 차카염호, 협궤열차가 달리는 고원의 소금호수

모산재 2014. 11. 11. 19:30

 

2014년 8월 2일 토요일 오후. 차카염호

 

 

 

 

5시 30분에 차카염호에 도착한다.

 

 

풍광 아름다운 푸른 호수를 상상했던 터여서 눈 앞에 펼쳐지는 뜻밖의 소금 세상에 얼떨떨해진다. 늦은 오후에 구름까지 두껍게 덮고 있는 흐릿한 날씨라 소금 세상이 빛나보이기보다는 다소 우중충하게 다가온다. 기온도 많이 낮아서 으슬으슬하다.

 

그렇다, 차카염호의 첫인상은 마치 늦가을 서해안을 찾은 듯 을씨년스런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입구에는 불상과 화려한 타르촉이 티베트땅임을 알려주고 있다.

 

 

 

 

 

 

 

길은 호수를 향하여 나 있다.

 

길은 소금으로 만들어져 있다. 서해안 소래포구의 옛 염전으로 들어서는 듯한 그런 기분으로 소금길을 걷는다.

 

 

 

 

 

소금길.

 

차카(Chaka)가 무슨 말일까. 찾아보니 '소금의 바다'라는 뜻을 가진 몽골어란다.

 

 

 

 

 

그리고 펼쳐지는 거대한 소금 조각작품들....

 

'염황 2제'라는 제목의 조각.

 

염제는 불의 신이요 황제는 염제를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해 국가를 세웠다는 신화상의 군주. 이 두 신화적 인물들을 중국인들은 조상으로 여기며 자신들을 '염황자손(炎黃子孫)'이라 부른다. 약방 감초처럼 중화사상을 강조하는 상징이나 기념물로 사용한다.

 

 

 

 

 

 

부처님 열반상, 작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인데 완성해가고 있는 중인 듯...

 

 

 

 

 

그리고 견우 직녀상...

 

 

 

 

 

 

가장 거대한 작품, 칭기즈칸상

 

 

 

 

 

 

 

 

이렇게 걷다보니 마치 눈이 내린 겨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소금조각 공원을 지나면 호수를 가로지르는 협궤열차 선로와 만나게 된다.

 

 

 

 

 

 

 

 

호수 가장자리, 물이 증발한 자리에 넓게 펼쳐진 소금 평원... 

 

 

 

 

 

 

 

그리고 협궤열차 선로를 만난다. 

 

소래염전과 군자 염전의 소금을 실어 날랐던 예전 우리의 수인선 협궤열차를 떠올리게 한다.

 

호수 가운데로 이어진 이 철길은 차카선(茶卡線)이라 부르는데, 소금 생산이 활발하던 시기에 중국 각지로 소금을 날랐던 산업철도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했던 것 같다.

 

 

 

 

 

 

이곳은 시닝으로부터 310km 떨어진 우란(烏蘭)현 차카(茶卡)진. 청해성의 차이다무(柴達木) 분지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청해호와 비슷한 해발 3200m 정도의 고원 호수이다.

 

 

 

보란 듯이 관광객을 태운 협궤열차가 나타난다.

 

 

 

 

 

 

 

예전에 소금을 나르던 협궤열차는 이제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소금 광산이 퇴락하면서 한때 당 간부들의 휴양지로 이름이 높았던 이곳은 건물들조차 텅 비어 버렸다.고 하는데, 관광업으로 산업 형태를 바꾸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게 되었다. 중앙 정부의 힘을 빌려 예술가들이 조형물을 만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사진 작가들이 풍광을 찍으러 오게 된 것이다.

 

 

 

 

 

 

선로 양쪽으로 잔잔하게 펼쳐진 호수는 호수라기보다는 소금 창고라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차카염호는 표면만 호수로 보일 뿐 바닥은 거대한 암염 지대로 수백만 년 동안 증발한 호수는 거대한 소금바위가 퇴적되어 있다고 한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차카염호는 멀리 쿤룬산맥을 배경으로 본래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만히 드러낸다.

 

 

 

 

 

소금 호수!

 

멀리서 보면 마치 예수가 갈릴리 바다를 건너는 듯한 모습이다.

 

 

 

 

 

 

 

차카염호는 청해성 차이다무(柴達木) 분지의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차이다무 분지는 알툰산과 쿤룬산 사이, 동서 800㎞, 남북 350㎞에 걸쳐 있으며 평균 고도가 3000m를 넘는 중국의 고원 분지이다. 원래는 하나의 거대한 호수였던 것이 건조 기후로 물이 증발하면서 거대한 분지 곳곳에 크고 작은 염호를 남겼다. 차카염호 외에도 차르한(察爾汗)염호, 커커(柯柯)염호 등 크고 작은 소금의 호수가 100여 개나 있다.

 

차카염호는 길이 15.8km, 폭 9.2km, 면적 105k㎡로 전체가 거대한 소금창고나 다름없다. 염창(鹽廠)이 있어 식용 소금이 생산되고 있는데, 소금은 질이 좋고 맛이 깨끗하다고 한다. 수정처럼 단단한 암염을 수정염이라 하는데 모양과 결정의 강도에 따라 진주염, 산호염, 설화염 등으로 불린다. 차카염호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청염(靑鹽)이라 하는데, 수정 같은 암염이 푸른색을 띠기 대문이다. 청염은 성질이 차고 독이 없어 명치가 아픈 것을 멎게 하고 신장을 도우며 정기를 더해주고 온갖 혈병을 없앤다고 하여 민간 약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3천여 년 전부터 유목민들이 소금을 채굴하였고, 18세기 청나라 강희제 때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해 차카염호는 240여 년 동안 중국 서부에 소금을 공급하던 중요한 생산지였다.

 

소금을 캐는 배들이 물을 뿜고 소금을 토해내는 풍경도 흥미롭고, 잔잔한 호수 위로 펼쳐지는 일출과 일몰이 화려하며, 물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형성되는 소금 꽃들이 신기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운이 좋으면 소와 양떼가 호수에서 수영하는 듯한 호수 위의 신기루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차카염호 구경을 마친 다음에 차카진에서 가장 좋은 숙소라는 청염빈관(靑鹽賓館)에 도착하여 짐을 푼다. 숙소는 리모델링한 뒷건물로 1층은 식당 2, 3층은 객실이다. 

 

 

 

7시 30분 저녁 식사를 한다. 맥주라도 한 잔 할까 했는데 숙소에 들어와 씻자마자 잠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