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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17) 퉁런 우툰스, 러궁예술의 진수 탕카의 아름다움

by 모산재 2014. 10. 25.

 

●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퉁런 우툰스(吾屯下寺). 러궁화원(热贡畵院)

 

 

 

 

하우툰스, 사원 안에 탕카(唐卡) 제작소가 있다.

 

우리 일행이 모두 들어서기에는 내부는 아주 좁다. 벽과 천정에는 그리 크지 않은 탕카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고 바닥에도 벽에 기대어 놓았다. 

 

 

 

동자승이 바닥에 앉아서 익숙한 듯 흘낏 눈길 한번 주고는 탕카 밑그림 그리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탕카(唐卡)는 불보살이나 신중(神衆)을 그린 불화로 우리의 탱화(幀畵)와 발음도 비슷하고 의미도 비슷하다. 다만 탱화가 법당에 걸어두는 그림이라면, 탕카는 사원은 물론 가정에서 일상 예배에 사용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탕카는 1300여 년 전 10세기 무렵에 티베트에 불교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탕카의 기원은 유목 생활을 하는 티베트인들이 수시로 예불을 드리기 위해 휴대하기에 편리한 불단(佛龛)을 차리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탕카는 '이동하는 불상'으로서 티베트인들의 일상적 종교 활동을 위한 생활 예술이었던 것이다. 최초의 탕카는 송첸캄포가 자신이 흘린 코피로 그린 바이라무(白拉姆女=吉祥天母)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의 탱화는 랑다르마 왕의 불교말살 정책으로 사라지고 현존하는 탕카는 대개 17~19세기의 것이 많다.

 

 

 

 

 

청해성 퉁런은 7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러궁예술(热贡艺术)"의 발상지로 암도(安多) 티베트의 문화중심이다. 탕카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조각(雕塑), 퇴수(堆绣), 도안(图案), 건축장식(建筑装饰) 등 불교예술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퇴수'는 여러 색깔의 비단을 잘라 붙여 속에 양털이나 솜을 넣어 입체감 있게 만든 티베트 특유의 수공예품이다.)

 

 

탕카제작소의 탕카 작품들

 

 

 

 

 

그런데 이들 작품 중 하나가 내 눈길을 끈다.

 

걸려 있는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비닐을 씌워 보호하고 있는 탕카 하나. 아마도 백색타라(白度母)를 그린 것이 아닌가 싶은데, 아름다운 타라에도 마음이 끌렸지만 그보다도 그를 둘러싸고 있는 16위의 섬세한 신상들에 눈길이 더욱 쏠린다.

 

 

 

 

 

내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내가 잘 볼 수 있도록 그림을 내리고 씌워둔 비닐도 걷어내 준다.

 

 

 

 

 

그냥 아름답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저걸 붓으로 어떻게 그렸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도 섬세한 그림. 두 달쯤 걸려서 그린 그림이라 한다. 

 

 

 

 

 

내가 워낙 관심을 가지니 가격을 제시하는데 2만 몇 천 위안인가 그랬다. 우리 돈으로 300만 원대의 가격인데, 견물생심이라 가격 흥정을 한 다음 내질러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냥 자제하고 말았다. 남은 여행 내내 가지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옆방에는 평상복 차림의 두 청년이 맞이한다. 승려가 아닌 화공이 작업하는 모양이다.

 

들여다보니 뒤쪽의 청년이 V자를 그리며 웃는다. 티베트에서 좀체로 기대하기 힘든 모습이다. 그만큼 티베트인들은 외지인에 대해 경계하고 사진촬영을 피하려고 한다. 한족에 대한 피해의식이 워낙 큰 탓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마음을 열고 대해주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하우툰스를 떠나 전문적인 탕카를 생산하는 러궁화원(热贡畵院)으로 간다. 상우툰스(吾屯上寺)를 스쳐 지나간다.

 

 

빗속 차창으로 보이는 러궁화원

 

 

 

 

 

러궁화원 정문

 

 

 

 

 

러궁화원 탕카 전시관 오르는 계단에 걸려 있는 탕카, 사비관음(四臂观音)

 

 

 

 

 

불을 켜지 않은 전시실이 어둡다. 플래시를 터뜨리지 못하게 해 사진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아쉽다.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팔상도

 

 

 

 

 

돋보기로 들여다 봐도 머리카락보다도 더 섬세해 보이는 광배 부분의 붓터치.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들도 균일하고 정확하게 찍혀져 있다.

 

이렇게 섬세한 그림을 그리다보니 러공 화사(畵師)들은 40대가 넘으면 시력이 몹시 나빠지고 실명에 이르기까지 한단다. 

 

 

 

 

 

어두운 실내에서 플래시 없이 찍은 사진이라 영 엉망이지만, 탕카예술의 아름다움이 어떠한지는 느낄 수 있으리라.

 

 

 

 

 

탕카를 그리는 데 사용하는 물감은 천연 염료라 한다. 염료가 되는 재료들이 그릇에 담겨져 있다.

 

 

 

 

 

러궁(热贡)은 탕카의 고향으로 국가급 문화생태보호 실험 구역이다. 탕카가 집중된 세 마을은 거의 집집마다 탕카를 그리고 있고 화원(画院)이 있다고 한다.

 

러궁이 티베트 불교 예술의 고향이 되도록 하는데는 제1세 자무상활불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1715년 자무상 활불은 회화와 조소에 정통한 차배(次培) 화사를 초빙하여 라부렁스 대경당 등 여러 불전의 벽화와 소상을 제작하는 한편, 러궁(熱貢)에 면당화풍(勉唐畵風)을 보급하였다고 한다.

 

초기의 탕카는 랑다르마의 불교 말살로 인하여 이미 찾아볼 수가 없다. 현존하는 탕카는 일부 송 · 원 시기의 작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달라이라마 5세 시기의 것이라고 한다. 그 이전의 탕카는 민간의 화사(畵師)가 사원에 봉헌했으며 달라이라마 5세 때부터 화원(畵院)에 상당하는 기구가 설립되어 전문적으로 탕가를 창작하게 되었고 달라이라마 7세 때 관방 성격의 화원(畵院)을 두어 탕카는 전향적으로 발전하였다 불교가 융성함에 따라 탕카도 번영하여 교파에 따라 화파가 형성되었다. 겔룩파는 면당파(緬唐派), 카규파는 가마가쥐파(噶玛噶举派)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큰 화파로는 친제파(欽澤派)와 시강파(希崗派)가 있었는데, 끊임없는 변화를 겪으며 전장(前藏)화파, 후장(後藏)화파, 안다(安多)화파(면당파에서 발전하여 형성됨), 강구(康區)화파, 한풍(漢風)화파를 형성하였다. 또한 지역적인 예술회화중심과 문파가 출현하였는데, 간즈(甘孜)회화예술, 더거(德格) 판화예술, 러공(熱貢)예술 등이 그것이다.

 

탕카는 지역에 따라 다른 풍격을 보인다고 한다. 웨이장(卫藏) 지역은 전통적이고, 러궁과 라부렁스의 암도(安多) 지역은 한족의 영향이 깊으며, 캉바(康巴) 지역은 간쯔(甘孜)의 가마가쥐(噶玛噶举) 풍으로, 네팔은 대개 작고 남아시아 풍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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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카 예술의 여러 화파

 

탕카는 장기간의 발전을 통하여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장점을 널리 채용하여 풍격이 서로 다른 많은 유파를 형성하여, 분류하기가 복잡하다. 풍격이 다른 탕카는 각각 서로 다른 화파를 대표하는데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Gazhi파> : 갈지는 장족 회화조소의 한 유파이며, 전하는 말에 의하면 Gamamojueduojie이 저술한《도상도량경圖像度量經》의 화풍을 계승하여 고요하고 선량한 인물상의 묘사에 뛰어나다고 한다.

<흠택파欽澤派> : 흠택파의 창시자는 서장 Gonggarduo 지방의 흠택흠무欽澤欠茂이다. 만당파曼唐巴화파에서 탈태하여 나왔으므로, 비교적 만당파曼唐派의 화풍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

<Gaerre파> : 까얼러파는 난무카짜시 활불活佛이 서장화의 도량度量과 중국화의 색칠하는 방법 및 경물의 배치를 결합한 화파의 하나이다. 그 특징은 화면이 크고 표현된 내용이 많으며 인물의 표정이 청수淸秀하고 웃는 모습을 감추어 드러내지 않는다.

<걸거필파杰居畢派> : 걸거필(Jiejubi)파는 Gamaquangduojie가 서장화의 기초 위에 캐시미르화풍을 흡수하여 창립한 화파이다.

<단로파旦魯派> : 학자인 지가智嘉와 만탕차카 등의 화풍을 단로파라 하며, 이 화파에는《신상도량여의보주神像度量如意寶珠》등의 미술저작이 있다.

<대열파代熱派> : 대열(Daire)파는 갈이열파와 만당파 화풍이 서로 융합된 화파이다. 주요 특징은 인물의 조형과 신태神態 및 내함內涵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 파의 비교적 저명한 화사로는 딴청누얼뿌, 롱빠쑤오난지에빠오, 쯔라푸르오차이랑, 탕라차이왕 등이 있다.

<희강파希崗巴> : 희강파활불希崗巴活佛의 화풍 및 이러한 화풍을 보유한 화파를 희강파라 한다. 이 화파는 네팔회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므로 네팔화파라고도 한다.

<만낭파曼娘派> : 만낭(Manniang)파는 서장지구 최초 화파의 하나로서, 창시자는 14세기의 만라뚱쭈이며, 특징은 분노상憤怒像이 분노하는 가운데 미소를 머금고 있으며, 체형이 날렵하고 의복이 화려하며 담아淡雅하게 채색하고 신태가 핍진하며 신체 각 부위의 비례가 적당하다는 등이다.

<만로파曼魯派> : 만낭曼娘과 만살이曼薩爾 화파의 총칭이다.

<만살이파曼薩爾派> : 만살이(Manshaer)파의 창시인은 짱빠 취양지아추오로서, 만낭파의 화풍에 가깝다. 그 특징은 선이 굵고 표정이 위맹하며 색을 진하게 칠하고 키가 약간 크며 필획이 세밀하다는 등이다.

<팽파화파彭波畵派> : 화풍의 엄밀하고 근엄함과 工筆의 세밀함 및 재료사용의 신중함으로 유명하다. 츠딴랑지에는 이 파의 제17대전인으로 당대當代에 성취가 가장 뛰어난 저명한 민간예술가이다. 그의 작품은 국내외에서 많은 환영을 받고 있으며, 탕카를 발양광대시키기 위하여 제자 10여명을 성심으로 가르쳐 이 화파의 계승을 위한 기반을 다져놓았다.

또 다른 방법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서로 다른 많은 유파가 존재하며 그 가운데 전장화파前藏畵派와 후장화파後藏畵派와 서강화파西康畵派 및 한풍화파漢風畵派가 영향력이 가장 크다. 전장화파와 후장화파는 모두 면당화파緬唐畵派를 계승하였다.

<전장화파>는 구도가 근엄하고 인물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데 뛰어났다. 민족문화궁박물관 관장인 14세 달라이라마 단증가조丹增嘉措가 모택동에게 증정한《금변모주석상金邊毛主席像》탕카는 모택동의 미소를 절묘하게 표현해 내였다.

<후장화파>는 필법이 세밀하고 색채가 농염하여 공필중채류工筆重彩類에 속한다. 15세 판첸대사가 모택동에게 증정한《사비관음상四臂觀音像》탕카는 후장화 풍격의 역작이다. 이 작품은 구도가 복잡하고 구륵선이 정밀하며 색채가 농염하고 화려하며 세밀한 풍격을 드러내고 있다.

<한풍화파>는 중국의 회화풍격을 모방한 유파이며, 서장의 화사畵師가 중국의 사의화寫意畵의 풍격을 모방하여 전통적인 탕카재료를 사용하여 창작한 것이다.《십팔라한상十八羅漢像》탕카는 이 유파에 속한다. 넓은 화면에 정밀한 구도 및 간결한 필법으로 인물과 산석山石과 조수鳥獸 등을 구륵하고 점염点染한 것이 명청明淸의 사의화법寫意畵法과 매우 흡사하다.

<서강화파西康畵派>는 서장의 전통적인 면당파를 학습한 기초 위에, 한풍화파의 일부 풍격을 흡수하여 형성된 것이다. 화풍이 양자의 사이에 있는 유파이다. 내용의 배치와 위치를 중시하고 사의풍격의 필묵筆墨정취와 착색의 운치를 추구한다. 청대淸代《적송덕찬상赤松德贊像》탕카는 이 파의 작품이다.

 

- 출처 : http://www.loveantique.com/study.htm

 

 

 

화사(畵師)에게는 직함이 있으며, 최고의 화사는 '우친(烏欽)'이라 불리운다. 티베트의 마지막 우친은 탕카의 대가인 자시츠렌(紮西次仁)이다.

 

 

많은 고승들이 회화의 고수이기도 하였다. 거루파 창시자 총카파도 회화에 정통하였다고 하는데, 그가 유학할 때 백발을 잘라보낸 모친을 위로하고 자신의 그리운 심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자신의 피를 안료와 섞어서 자화상을 그려 드렸다고 한다. 그 자화상은 청해성 민화(民和)현 객덕객사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탕카는 인도 불교 예술을 흡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네팔과 한족의 회화 예술의 영향도 받아들였다. 시짱의 어느 화사(畵師)는 "상(像)을 그리는 법은 시짱에서 배우고, 경물을 그리는 법은 중원에서 배운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탕카 몇 점을 감상해보기로 한다.

 

 

● 만다라(壇城) 형식으로 그린 것

 

기하학적인 모양 가운데 작은 존상(尊像)을 그린 것이 일반적이다.

 

 

 

시륜금강단성(時輪金剛壇城)

 

 

 

석가모니 단성

 

 

 

 

● 존상(불, 보살, 명왕, 신중 등)을 그린 것

 

 

백색타라(白度母)

 

 

 

녹색타라(綠度母)

 

 

 

묘음불모(妙音佛母)

 

 

 

시륜금강(时轮金刚)

 

 

 

사비관음(四臂观音)

 

 

 

11면관음

 

 

 

 

● 다수의 존상을 그린 것

 

 

연사팔변(莲师八变)

 

 

 

'연사'는 '연화생'으로 불리며 '구루린포체'로 더 잘 알려진 파드마삼바바로 티베트와 부탄에 불교를 전하여 '두번째 부처'로 숭배된다. 그가 여러 이적을 행한 것을 표현한 탕카.

 

 

오방불(五方佛)

 

 

 

삼호주(三怙主=加翁边松)

 

 

 

'삼호주'는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말인데, 티베트에서 '삼신(三神)'이나 '삼불보살(三佛菩薩)'을 가리키는 말인 듯하다.

 

 

 

● 생사륜, 중유도(中有圖), 성신도(星辰圖) 등 이야기를 그린 것

 

 

석가모니성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