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3일 일요일. 차카염호-시닝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꽈배기에 콩국, 삶은 달걀, 쌀죽)을 먹고 9시 15분 차카를 떠난다.
서쪽으로 달리면 거얼무-신장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하지만 동쪽 청해호 남쪽 난산산맥 남쪽 평원 G6징장고속도로(京藏高速)를 달린다.
10시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다. 하미과를 먹으며...
차카염호로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에는 사람 사는 마을이 거의 보이지 않고 이따금식 양이나 말떼들만 보일 뿐이다. 남쪽 저 멀리 가물거리는 쿤룬산맥과 북쪽의 난산산맥(靑海南山山脈) 사이로 이어지는 대평원은 사막과 초원의 중간쯤인 듯 메말라 보인다.
그리고 한 시간 쯤 지나 한 차례 더 휴식을 가진다.
칭하이 난산산맥이 아침 구름에 덮힌 채 살짝 살짝 근골들을 내보이며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670년 당과 토번의 역사적 대 혈전, 대비천(大非川)전투가 벌어졌던 절길(切吉)평원이 이곳 어디쯤 될 것이다.
가르동첸이 갑자기 죽자 그 아들들이 권력을 이어받는데, 가르친링이 우전, 쿠차 등 안서 지역을 점령하자 설인귀 등이 이끄는 10만대군이 침공해왔지만 절길 평원의 대비천에서 전멸에 가까운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당은 이로부터 청해 지역은 물론 옛 고구려 지역에 대한 지배력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던 것.
시선을 어디로 돌려도 그저 광막한 벌판만 보일 뿐, 이곳을 지나며 그날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있을까 싶다.
일월산을 비껴 넘어서 후이족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네 가지 면을 주문하여 나눠 먹는다. 지금까지 먹은 면 중에서는맛이 괜찮다.
오후 4시경에 시닝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고 시닝 시내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되어 있는데, 쇼핑을 위해 왕푸징백화점(王府井百货)이 있는 거리로 간다.
KFC 앞에서 바라본 왕푸징백화점
딱히 쇼핑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바로 수이징골목시장(水井巷市場) 구경에 나섰다.
첫번째 노천 골목은 꼬치구이와 마라탕(麻辣燙) 등으로 유명하다는 먹자골목.
괜찮은 양꼬치구이집이 있다 하여 가장 안쪽에 있는 가게를 찾아갔지만 아직 개시하지 않은 상태.
그리 크지 않은 시장 왔다갔다하며 구경한다.
구역별로 들어선 점포들.
이곳은 '수과구 토특산(水果區 土特産)', 과일과 농산물 시장인 듯...
여성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은 보석, 장신구 가게...
그리고 티베트 문화와 관련된 점포들...
한 바퀴 돌고 다시 꼬치구이 가게로 갔지만 여전히 장사할 맘이 없는지 좀 있다 오란다. 결국 다른 곳에서 꼬치구이를 시켰는데, 청진식당이라 사 들고 간 맥주를 마시지 못하게 한다.
저녁 시간이 되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식사를 하기로 한다. 대부분 일식집으로 회를 먹으러 가고 우리 몇몇은 주변을 찾아보다 화덕대하(华德大廈) 지하의 화덕미식(华德美食)이란 대형 푸드 센터로 간다.
중앙에 하나의 홀이 있고 주변에 수십 개의 음식 가게가 있는 곳.
그 중 한 가게에서 전가복(全家福)을 주문하여 맥주를 곁들여 먹는다. 이 푸짐한 요리의 값은 50위안쯤...
전가복(全家福)은 중국말로 '취안쟈푸'라 부르는 비교적 고급 요리로 이름처럼 '온 가족이 모두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해물 요리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하늘을 나는 것, 땅 위에 있는 것, 물속에 사는 것, 산속에서 자라는 것 중 좋은 재료들만 엄선해서 만드는 요리였다.
이 요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고 있다.
진시황 시절 분서갱유로 생매장되었다 운 좋게 살아남은 주현이란 사람이 산 속에서 숨어 연명하다 진시황이 죽은 뒤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집은 폐허가 되었고 아내와 자식은 사라지고없었다. 절망에 빠진 그는 목숨을 끊으려고 강물로 뛰어들었는데 어느 어부가 그를 구해주었다. 주현의 사연을 들은 어부는 홍수 때 자신이 구해주고 사위가 된 소년 이야기를 하며 만나보기를 권유해 만나보니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주현이 시장에서 고기를 파는데 낯익은 여인이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바로 아내였다. 어부는 이렇게 다시 만난 주현 가족을 위해 요리사를 불러 특별한 요리를 만들었는데 그들 가족의 행복을 기리는 의미에서 전가복(全家福 )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우리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던 예주, 지영 두 사람은 우리를 찾지 못하고 저녁을 굶는 사태를 맞는다. 주문한 전가복을 반도 못 먹고 남겼는데...
예주 님이 두리안을 사오는 바람에 호텔이 두리안 향기로 진동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다행스럽게도 중국의 호텔에서는 두리안 반입이 허용된단다) 개인적으로는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두리안 맛을 보기도 했고...
우리 방으로 대부분 모여들어 두리안도 맛보고 맥주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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