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29

규슈 (5) 규슈올레 다케오 코스, 반딧불 연못-산악유보도-다케오신사와 3000년 녹나무-다케오온천 누문

이케노우치 호수로 물이 흘러드는 긴 골짜기를 따라 한참 걸으니 산길로 접어든다. 그 골짜기에 저수지 둑방이 나타나고 둑방 언덕으로 올라서니 숲과 어울린 아름다운 연못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랑말 올레 표지판 옆에는 '산악유보도(山岳遊步道)'라 새긴 이정표가 서 있다. '산악을 유람하며 걷는 길'이라... 호수를 바라보며 숲속을 걷는 길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 연못은 반딧불이 서식한다 해서 '반딧불연못'이라 불린다. 뜬금없다고 해야 할지... 일본땅 규슈, 이곳에서 멀지 않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세의 생을 마감한 윤동주의 '반딧불'이란 시를 떠올렸다.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일본 여행 2015.03.06

규슈 (4) 규슈올레 다케오 코스, 다케오온천역-기묘지-이케노우치 호수

규슈의 아침은 마치 비가 오기라도 할 듯 흐리다. 짧은 여행 기간이었지만 매일 그랬다. 셋쨋날은 오후에 결국 비가 내리고 말았지만 다른 날들은 오전이 지나면서부터는 활짝 개었다. 가라츠에서 정남향에 자리잡은 다케오로 가는 길, 버스 차창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은 비가 올 듯 흐릿하다. 차창으로 보이는 일본의 시골 풍경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집들은 대개 이층집들이 많고 산은 원시림처럼 울창하다. 마을을 지나는 개울은 맑고 강변에는 오염물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주 간혹 비닐이 관목의 가지에 걸려 나풀거리긴 하지만 눈여겨 찾아봐야 보일 정도다. 깨끗하다! 약간 꾸물댄 팀이 있어서 아침 출발 시간이 예정보다 20여 분 늦어졌다. 가이드가 오늘 일정에 대해서 안내하면서 일본인들이 목숨 거는 세 가지를 말한다. ..

일본 여행 2015.03.04

규슈 (3) 사가현 가라츠성, 일본 3대 송림 니지노마츠바라(무지개송림)

여행의 둘쨋날 아침이 밝았다. 여행 일정과 코스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때문에 또 아쉬운 일이 생겼다. 이곳 가라츠(唐津)는 하룻밤 잠만 잘 뿐 바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다께오(武雄) 올레로 이동하는 것임을 몰랐다. 엊저녁 어둠에 잠긴 마츠우라(松浦) 강변을 따라 호텔로 들어오면서 멀리 아름다운 불빛으로 보였던 가라츠성(唐津城) 천수각(天守閣)이 오늘 올레 일정 속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막연히 가라츠(가라쓰)가 다께오와 가까이 있는 곳이려니 생각했던 것. 가라츠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 두었더라면 한두 시간쯤 빨리 일어나 천수각과 해변 송림을 다녀왔을 것을... 예습 없이 여행을 떠나면 이렇게 챙길 수 있는 것을 많이 놓치게 된다. 숙소, 가라츠로얄호텔 전경 자고 일어난 아침, 커튼..

일본 여행 2015.03.02

규슈 (1) 요시노가리유적, 야요이시대 최대의 환호취락과 옹관묘

10년만의 일본 여행! 새벽같이 일어나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7시 35분에 미팅을 하고 10시 20분에 이륙한 비행기는 11시 30분에 후쿠오카공항에 착륙하였다. 처음 타보는 티웨이(t-way)항공, 2011년 연말에 후쿠오카에 취항한 저가 항공이다. 주스 한 잔에 감자, 고구마, 당근 등 뿌리채소 건 스낵 기내식이 독특하다. 후쿠오카공항에서 입국 수속이 너무 더뎌서 짜증스런 시간이 되었다. 모든 입국자의 얼굴을 촬영하고 집게 손가락 지문을 등록하는 등 지나친 절차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게다가 이런 장면을 촬영하지 말라는 경고 팻말까지 버젓이 세워 놓고 있어 조폭스런 느낌조차 든다. 한 시간도 더 걸려서야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점심은 후쿠오카(하카다)의 명물 우동집이라는 미네마츠본가(峰松本家..

일본 여행 2015.02.27

일본 여행 (13) 오사카 신사이바시, 도톤보리의 낮과 밤

오사카 신사이바시, 도톤보리 그리고 교토 기온의 낮과 밤 오사카, 교토 / 2006. 01. 11-14 ● 오사카 신사이바시 한 마디로 패션과 쇼핑의 거리라고 하면 되겠다. 일장기가 내걸렸는데, 처음엔 지레 무슨 일본의 극우 애국주의적 물결이겠거니 오해했는데, '성인의 날'을 대대적으로 축하하는 뜻으로 내건 것이라 한다. ● 오사카 도톤보리 우리 같으면 먹자골목이라고나 할까. 신사이바시 거리가 끝나는 곳, 도톤보리 강을 따라서 화려한 불빛의 먹자골목이 펼쳐진다. 주로 스씨를 즐길 수 있지만, 한식집도 꽤 있고 또 중국음식점이 몰려 있는 거리도 있다. 모든 경비는 한국의 3배로 보면 맞다. 밤 늦은 시간 술 한잔 일본에서는 우리처럼 편한 생맥주집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술 파는 집도 대부분 옹색하여 불..

일본 여행 2006.01.23

일본 여행 (12) 교토, 일본 법상종 총본산 기요미즈데라(청수사)

● 기요미즈데라(淸水寺) / 교토, 2006. 01. 13 다른 곳과는 달리 6시까지 문이 열려 있다는 정보로 오늘 일정의 마지막으로 잡아 놓았다. 그래서 해가 질 무렵에야(날씨가 흐려 해도 없었지만) 도착했다. 그것도 택시를 타고 허겁지겁... 기요미즈데라는 마루야마공원(円山公園)에서 올라간 산 기슭에 있다. 꼬불꼬불 좁은 골목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야 한다. 이 절은 780년 나라에서 온 승려 엔친(延鎭)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798년 백제계 도래인 후손으로 헤이안 시대의 위대한 무사로 숭배되는 사카노우에 다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가 세웠다는 설도 있다. 일본 법상종의 총본산으로 법상종은 유식사상과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성립된 종파이다. 여러 번의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대웅전을 포함해 1633년에 ..

일본 여행 2006.01.23

일본 여행 (11) 조선인 20만 명의 코무덤과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토요쿠니신사

일본 여행 (11) 교토타워-33간당-이총(코무덤) 교토, 2006. 01. 13 금각사에서 교토역으로 이동한 후 산주산겐도(33간당)를 찾느라고 잠시 역 주변을 방황하다. 역에서 가까운 줄 알았는데 가쓰라가와라는 강의 지천을 하나 건너 15분 정도 걸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가까이 지하철이 연결되는 곳이었다. JR 교토역, 킨테츠 지하철 교토역이 함께 있다. 참신한 건축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 교토타워 높이 131m 되는 전망대이다. 각종 위락 시설이 있다. ●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 교토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절 앞에 해자가 보인다. 뒷편 서쪽으로 니시혼간지와 이어지는 절인데, 일정이 부족해 들르지 못했다. 원래는 하나의 절이었지만 도쿠가와 바쿠후가 세력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

일본 여행 2006.01.22

일본 여행 (10) 교토, 킨가쿠지(금각사)와 극우 민족주의자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

킨가쿠지(金閣寺)와 미시마 유키오 / 교토, 2006. 01. 13 입장권을 부적으로 대신하는, 금빛 찬란한 누각과 연못의 조화가 아름다운 절이다. 1397년에 건립된 선종 사원으로, 절의 정식 명칭은 '로쿠온지(鹿苑寺)'인데, 연못 위 2,3층에 금칠을 한 누각이 유명하여 '금각사'라 부른다. 본래 무로마치막부 시대의 장군 아시카가 요시미쓰(足利義滿)가 1397년 지은 별장이었으나, 그가 죽자 유언에 따라 로쿠온지(鹿苑寺)라는 선종 사찰로 바뀌었다. 금각은 무로마치시대 전기의 기타야마문화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이 절이 유명하게 된 것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금각사'(1956)의 배경이 된 때문인다. 금각사는 1950년에 한 사미승의 방화로 소실된 것을 1955년에 복원되었다. 1994년 유네스코세계문..

일본 여행 200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