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노우치 호수로 물이 흘러드는 긴 골짜기를 따라 한참 걸으니 산길로 접어든다. 그 골짜기에 저수지 둑방이 나타나고 둑방 언덕으로 올라서니 숲과 어울린 아름다운 연못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랑말 올레 표지판 옆에는 '산악유보도(山岳遊步道)'라 새긴 이정표가 서 있다. '산악을 유람하며 걷는 길'이라... 호수를 바라보며 숲속을 걷는 길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 연못은 반딧불이 서식한다 해서 '반딧불연못'이라 불린다. 뜬금없다고 해야 할지... 일본땅 규슈, 이곳에서 멀지 않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세의 생을 마감한 윤동주의 '반딧불'이란 시를 떠올렸다.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