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의 세계문화유산, 금당벽화의 호류지(法隆寺)
나라 / 2006. 01. 12
고구려 스님화가인 담징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금당벽화(사불정토도)와 백제관음상으로 널리 알려진 호류지(法隆寺)를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오사카 니혼바시역에서 나라로 가는 기차를 탄다.
긴테스 나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20 분 정도 더 가야 호류지에 도착한다. 아래 사진에서 멀리 푸른 숲이 보이는 곳이 '나라 공원' 지역이다. 고후쿠지(흥복사), 국립나라박물관, 나라현청 등은 5분 거리에 있고, 도다이지(동대사)는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긴테스 나라역
호류지 입구는 전나무 숲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과 함께 아스카 시대의 모습을 전해 주는 대표적인 사찰 호류지는 국보 및 중요문화재로 190종류 2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1993년 12월 일본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호류지의 창건 유래에 대해서는 요메이 천황이 자신의 병을 치유하기 위하여 절과 불상을 건립하도록 명하였으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죽자, 후일 스이코 천황과 쇼토쿠 태자가 요메이 천황의 유언을 받들어 607년에 절과 본존 약사여래상을 건립하였다고 전하여진다.
호류지는 백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한나라와 북위의 영향도 받아 세워졌다. 중국식 건축 방식은 백제를 통한 해상 무역으로 인해 일본으로 전래된 것이다. 백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시텐노지와는 다르게, 호류지는 정문 뒤에 탑과 금당이 각각 서쪽과 동쪽으로 배치된 동전서탑(東殿西塔) 구조를 보이고 있다.
호류지는 서원과 동원, 두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서원에는 금당벽화가 있는 금당(金堂)과 오층탑이 있고, 동원에는 백제관음상이 있는 몽전(夢殿)이 자리잡고 있다.
호류지 남대문. 15세기 말에 재건된 것이다.
중문과 좌우 회랑. 아스카 시대(6~8 세기)의 건축물이다. 왼쪽 뒤로 5층탑이 보인다. 중문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왼쪽으로 돌아들어가야 한다.
중문과 금강역사상. 아스카 시대의 조각상이다.
중문의 지붕 깊숙한 처마
※ 호류지 가람배치도
금당과 5중탑이 있는 서원,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대보장원, 몽전이 있는 동원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오층탑 .아스카시대(6세기 중기~8세기 초). 높이 약 31.5m
오층탑 1층 내부 소상. 유마거사와 문수보살의 문답(동쪽), 석존의 입적(북쪽), 석존의 사리 분할(서쪽), 미륵보살의 설법(남쪽)이 안치되어 있다.
금당과 오층탑
금당. 아스카 시대 쇼토쿠 태자를 위해 건조된 금동 석가 삼존상, 요메이 천황을 위해 건조된 금동 약사여래좌상 등이 있고, 1949년 해체 수리 중 화재로 불탄 금당 벽화를 재현한 모조 벽화가 있다.
재현된 금당벽화이지만 사진은 찍을 수 없다. 내부로 들어 가면 컴컴한 실내 벽면 왼편에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예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고구려 승려 담징이 금당 벽화를 완성하기까지의 고뇌를 그린 '금당벽화'라는 소설(작가 정한숙)의 현장이다.
1949년 불탄 벽화를 복원한 금당벽화
담징(579 ~ 631)이 금당벽화를 그렸다고 전해지기는 하지만, 호류지 건물이 실제로 670년에 재건된 것이라면 담징의 생몰연대와 맞지 않아 담징의 작품이 아니게 된다.
금당벽화는 1949년 호류사에 불이 났을 때 소실되었다. 불에 타고 남은 그림 두 조각과 타버린 원화는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20세기에 들어 벽화 머모가 상당히 진행되어 1940년 태평양 전쟁 직전에야 모사되었지만 서양화가가 동원되었다 한다. 현재의 복원 벽화는 1968년 일본 화가 14명이 1940년 모사된 그림 자료를 보고 그린 것이라 한다.
다음은 복원한 금당벽화이다.
금당 내부 불상
5층탑 전경
대강당. 헤이안 시대(8세기 말-12세기 후기)의 건물로 학문 연구나 법회를 목적으로 건립되었으나 925년 낙뢰로 종각과 함께 소실된 것을 990년 재건하였다.
약사삼존상. 990년 대강당과 함께 제작되었다.
대보장원. 서원가람의 동쪽에 있다. 1998년에 낙성식을 가진 백제(구다라)관음당의 백제관음상을 중심으로 각종 불상, 금당소벽화 등 일본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재들이 안치되어 있다. 들어서자 마자 한쪽 유리벽에 둘러싸인 금당 소벽화는 진품이라고 한다.
동원(東院)의 몽전으로 가는 길
동대문. 동원가람의 유메도노=몽전(夢殿) 가는 길
율학원태자당. 뭘 하는 곳일까?
길 옆 담장 너머에 선홍빛 열매가 아름다운 먼나무
동원의 중심, 유메도노=몽전(夢殿). 관음보살의 화신이라고 믿고 있는 쇼토쿠 태자를 추모하는 불당이다. 739년 쇼토쿠 태자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몽전 내부의 모습. 불당 중앙 감실 속에 비불구세관음상을 안치하고 주변에 보살상 등 여러 가지 소상을 안치하였다.
이 안에는 구세관음상을 모시고 있는데 일 년에 두 번 공개한다고 한다.
비불구세관음상. 비불구세관음상은 백제 위덕왕이 아버지 성왕의 모습을 실물 크기로 녹나무에 새겨 일본으로 보낸 것이라 한다. 그러니까 이 불상은 백제의 예술작품인데, 이곳 안내 팸플릿에서는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실물대의 쇼토쿠 태자상이라고 하는 설이 유포되어 있다.
동원(東院) 종각. 가마쿠라 시대(12세기 후기-14세기 전기). 건물 양식이 특이한데, 하카마고시(부채꼴) 양식이라 불리는데 왜병들 갑옷을 떠올리게 하는 극히 일본적인 양식이다. 나라 시대의 범종이 걸려 있다.
주구지(中宮寺). 쇼무 천황의 부인의 저택을 개조한 사찰
※ 호류지 안내 동영상
↓ 호류지 가람 배치도(팸플릿)
'일본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여행 (6) 일본의 신사(神社), 고도 나라의 상징 고후쿠지(興福寺) (0) | 2006.01.21 |
---|---|
일본 여행 (5) 나라, 세계 최대의 목조 대불전과 청동 불상의 도다이지(東大寺) (0) | 2006.01.21 |
일본 여행 (3) 한국 도자기로 가득 찬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 (0) | 2006.01.20 |
일본 여행 (2) 토요토미 가문과 도쿠가와 가문의 오사카성 (0) | 2006.01.19 |
일본 여행 (1) 오사카, 백제인이 세운 일본 최초의 절 시텐노지(사천왕사) (0) | 200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