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13

통영 (11) 연화도 용머리바위, 환상적인 암릉 트레킹

전망 좋은 보덕암에서 용머리바위의 해안 절경을 감상한 다음 이제는 용머리로 향한다. 뒤로 멀어지는 연화봉 정상과 5층석탑을 돌아보면서... 연화봉을 지나니 키가 높지 않은 소나무 숲길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아직은 겨울이라곤 하지만 남도의 햇살은 봄볕이나 다름없이 따스하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도 부드럽다. 단조롭지 않은 능선길의 굴곡, 연이어 나타나는 다양한 해안 풍경이 걷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그리고 용머리바위가 손에 잡힐 듯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출렁다리에 이르른다. 출렁다리 너머로 보이는 동머리(동두) 마을. 그 너머로는 소지도,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아스라이 보이고... 돌아본 남쪽 해안 풍경. 이 해안 바위를 만물상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연화봉, 욕지도 전경 동두마을 전경 동두마을을..

우리 섬 여행 2014.03.28

통영 (10) 연화도 보덕암, 용머리 해안 절경

남쪽 까마득한 해안절벽에 그림 같은 용머리바위 해안을 바라보며 보덕암이 자리잡고 있다. 용머리바위 너머로 소매물도가, 그리고 앞바다 수평선에는 국도라는 섬이 떠 있다. ↓ 연화봉 아래 연화도인, 사명대사 토굴에서 내려다본 보덕암과 용머리바위 언덕을 내려서자 시주자 공덕비와 함께 약수터가 나타난다. 공덕비 앞 마당에서 내려다보니 용머리바위의 해안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덕암은 연화사에 딸린 5층짜리 큰 암자인데, 연화포구 마을 뒤편의 연화사는 1998년에 창건됐고 보덕암과 석불은 2004년에 조성되었다 한다. 이 모든 전각들은 모두 쌍계사 조실과 조계종 총무원장 등을 지낸 고산스님이 창건한 것이라 한다. 능선 쪽 다소 넓은 자리에는 해수관음상 석불입상이 조성되어 있다. 맨 위층을 들어서니 사방의 벽에는 ..

우리 섬 여행 2014.03.28

통영 (9) 연화도 트레킹, 연화봉 지나 5층석탑까지

천연기념물 모밀잣밤나무 군락지 숲을 잠시 살펴보고 여객선을 타고 연화도로 향한다. 연화도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지만 빼어난 해안 절경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트레킹 코스로도 멋지다 하여 돌아가는 길에 한 바퀴 돌아볼 생각... 배가 욕지도 해안을 벗어나면서 서쪽으로 상노대도와 하노대도, 그리고 주변의 작은 섬들이 수평선 위에 하나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왼쪽 절개지가 보이는 해안은 욕지도 북쪽 해안. 수평선에 일렬로 늘어선 작은 섬들은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추도, 납도, 막도, 비상도, 사이도. 모도는 하노대도와 겹쳐져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후 뱃머리에는 연화열도가 시야로 들어선다. 왼쪽의 작은 섬은 적도, 오른쪽으로 징검다리 같은 반하도를 사이에 두고 우도와 연화도가 나란히 떠 있다. 앞에 보..

우리 섬 여행 2014.03.27

통영 (8) 천연기념물 제343호, 욕지도 모밀잣밤나무 숲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밀잣밤나무 숲은 욕지도 선착장 부근에 있다. 천연기념물 제343호. 욕지항 북쪽에 시원한 상록수 숲이 눈에 띄게 넓게 자리잡고 있는데, 오랫동안 어부림(魚付林)의 구실을 하며 마을사람들의 보호를 받아왔다. 이곳엔 모밀잣밤나무만이 아니라 사스레피나무·보리밥나무·팔손이·생달나무·모람·자금우·마삭줄·광나무 등의 상록수가 자라고 있고, 개서어나무·굴참나무·굴피나무 등 낙엽 교목도 더러 자라고 있으며 해변싸리·애기등·민땅비싸리 등도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비석들 모밀잣밤나무는 참나무과의 늘푸른 큰키나무로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실잣밤나무와 많이 닮은 나무이다. 구실잣밤나무(C. cuspidata var. sieboldii)는 모밀잣밤나무(Castanopsis cu..

우리 섬 여행 2014.03.26

통영 (7) 욕지도, 노적마을 지나 통단 가는 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욕지도의 동쪽, 퍼덕이는 물고기 꼬리처럼 남북으로 길게 튀어나온 노적-통단-통구지 방면 트레킹에 나선다. 욕지항에서부터 고개를 넘을 때까지는 어제 걸었던 길 그대로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점차 환한 모습으로 부스스 깨어나는 항구의 풍경이 신선하면서도 평화롭기만하다. 입석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는다. 어제 일몰을 지켜보았던 고래강정에서, 이제는 아침햇살을 받고 환하게 깨어난 삼여와 양판구미의 눈부신 절경을 감동스럽게 지켜본다. 어제 오후 걸었던 삼여와 해안 일주도로와 새천년해돋이공원과 대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더욱 정겹게 느껴져 한동안 바라보고 섰다. 개미목. 절단된 듯한 절벽 사이, 역광이 강렬하여 삼여의 풍경이 잡히지 않는다. 목넘이 고개에서 내려다본 욕지항 전경 잠시 해안길로 접어들..

우리 섬 여행 2014.03.26

통영 (6) 욕지도항 풍경, 욕지도 일몰

천왕봉 등산을 마치고 마을로 접어드니 뒤편 언덕에 그림 같은 황토밭 풍경이 펼쳐진다. 이 황토밭이 그 유명한 욕지도 밤고구마밭일 것이다. 메마른 마사토와 황토밖에 없는 욕지도에는 벼농사를 지을 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여느 섬에서 전하는 속담이 이곳 욕지도에도 전한다. "욕지 처녀 시집 갈 때까지 쌀 서 말도 못 먹는다." 이 메마른 황토밭에 욕지사람들은 100년 세월을 훌쩍 넘겨 고구마를 재배해 왔는데, 지금은 욕지도를 대표하는 농산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물빠짐이 좋은 황토밭에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염분 머금은 시원한 바닷바람이 명품 고구마를 생산하는 데 최적의 자연환경을 이루었다. 욕지에서 많이 재배된다는 신율미라는 고구마 품종은 붉은 껍질에 속살이 노란 밤고구마라는데, 같은 품종이라도 다른 ..

우리 섬 여행 2014.03.24

통영 (5) 천왕봉 오르며 바라보는 욕지도 절경

일주도로를 따라 욕지도 남쪽 해안 절경을 돌아본 뒤 새천년기념탑에서 시작되는 천왕봉 등산로로 접어든다. 선택한 코스는 새천년기념공원-대기봉-천왕봉-태고암-상수원지-욕지항. 욕지도는 작은 섬이지만 주봉 천왕봉(392m) 외에도 대기봉(355m), 약과봉(315m), 일출봉(190m) 등이 솟아 있고 등산로로 잘 나 있어서 찾는 등산객들이 많다. 욕지도의 최고봉을 '천황봉'이라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이름이라고 한다. 본래 이름은 사천왕에서 유래한 '천왕봉'이었는데 일제 때 천황봉으로 바뀌었던 것을 최근에 제 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 지금도 동항마을 위 상수원 저수지 기슭에는 산신당이 있는데, 예로부터 섬사람들이 천왕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왔으며 거기서 산의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한다. 능선에 올라 서자 빼어난..

우리 섬 여행 2014.03.21

통영 (4) 욕지도 가는 길, 욕지도 남쪽 해안의 절경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처음으로 해수욕을 갔던 남해 상주해수욕장에서 들은 이름이 욕지도다. 송창식의 '왜 불러'와 '고래사냥'이라는 노래가 젊은이들이 넘실거리던 해수욕장을 점령했던 낭만의 시기. 남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이 묘한 이름의 섬은 미지의 낭만의 섬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지나 어느 이른봄, 추억 속의 이름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욕지도는 통영항에서 30킬로미터 거리 남해섬과 거제섬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다. 동서 7킬로미터, 남북 4킬로미터 정도의 섬에는 1천2백 가구 2천8백 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통영항에서 미륵산을 돌아 배는 출발했고 한산도 비진도를 지나 넓은 바다로 들어섰다. 욕지도 가는 길목, 어느 덧 연..

우리 섬 여행 2014.03.20

통영 (2) 김춘수 시비, 남망산 국제조각공원, 청마 시비, 초정시비

동피랑에서 내려와 강구항 동쪽으로 솟은 산언덕의 남망산 국제조각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에는 세계의 조각가들이 만든 조각 외에도 통영이 낳은 예술가들을 기리는 시비와 화비 등이 자리잡고 있다. 통영은 예술가들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문인으로는 유치환, 박경리, 김춘수, 김상옥이 있고, 음악인으로는 윤이상이 있으며 미술가로는 전혁림이 있다. 이분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통영은 더욱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공원으로 들어서는 입구 삼거리에는 '꽃'이라는 시를 새긴 김춘수 시비가 서 있다. '존재의 의미'를 이처럼 잘 나타낸 시가 있을까. 명작 중의 명작인 이 시, 하지만 이 시를 쓴 김춘수는 내게 참으로 마뜩찮고 거북한 이름으로 남았다. 1980년 민주화의 봄을 짓밟고 광주를 포위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통영 (1) 올 봄 새 단장하는 동피랑, 주민들을 위한 벽화마을로 거듭나길

통영에서 먹은 꿀빵 중에서 최고의 맛,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 카페에서 꿀빵을 먹은 뒤 통영항 쪽으로 향한다. 욕지도와 연화도 가는 길 동피랑을 둘러보기 위해서이다. 벽화마을 동피랑을 가려면 중앙시장 활어시장을 지나야 한다. 통영항을 두르고 있는 건물에는 꿀빵 가게와 충무김밥집들이, 길가에는 겨울 찬 바람에 잘 말린 온갖 생선을 늘어놓은 가판대가 차지하고 있다. 꽃처럼 늘어 놓은 빛깔 고운 건어물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벌서 넉넉하다. 동피랑 꿀빵 가게 옆 골목으로 동피랑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전봇대 뒤 석축 위의 건물들이 바로 동피랑 벽화마을... '동쪽 벼랑'에 있는 마을이라 동피랑이라 불려왔다는 이 마을은 통영항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언덕 꼭대기에는 충무공이 설치한 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