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통영 (6) 욕지도항 풍경, 욕지도 일몰

모산재 2014. 3. 24. 09:46

 

천왕봉 등산을 마치고 마을로 접어드니 뒤편 언덕에 그림 같은 황토밭 풍경이 펼쳐진다.

 

 

 

 

 

 

이 황토밭이 그 유명한 욕지도 밤고구마밭일 것이다.

 

메마른 마사토와 황토밖에 없는 욕지도에는 벼농사를 지을 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여느 섬에서 전하는 속담이 이곳 욕지도에도 전한다. "욕지 처녀 시집 갈 때까지 쌀 서 말도 못 먹는다."

 

이 메마른 황토밭에 욕지사람들은 100년 세월을 훌쩍 넘겨 고구마를 재배해 왔는데, 지금은 욕지도를 대표하는 농산물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물빠짐이 좋은 황토밭에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염분 머금은 시원한 바닷바람이 명품 고구마를 생산하는 데 최적의 자연환경을 이루었다.

 

욕지에서 많이 재배된다는 신율미라는 고구마 품종은 붉은 껍질에 속살이 노란 밤고구마라는데, 같은 품종이라도 다른 지역에서 재배하면 맛이 달라진다고 할 정도로 욕지도 자연 환경이 이 고구마에는 최적인 모양이다.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삶은 고구마나 생고구마를 얇게 썰어 말리는데, 이를 '고구마빼때기'라 부른다. 쌀이 귀하던 시절, 욕지도 사람들은 '빼때기죽'을 끓여 먹었다고 하는데 빼때기에 팥 강낭콩 조 찹쌀까지 넣고 2시간 이상 푹 끓여서 먹었다고 한다. 지금은 이 빼때기죽은 욕지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영양 만점의 자연 건강식으로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가 점차로 기울어사는 시간, 욕지항의 풍경을 감상하며 마을 외곽길을 걷는다.

 

건너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밀잣밤나무숲이 유난히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망망대해 남해에 노출된 섬이지만, 욕지항은 사방 이 산을 이룬 섬의 줄기들로 둘러싸여 있어 천혜의 어항을 이루고 있다.

 

 

 

 

 

 

쟁기질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비탈 고구마밭. 이 녀석은 아마도 욕지도 고구마밭을 일구는 데 일등공신일 거다.

 

 

 

 

 

 

욕지항의 남쪽엔 '옥섬(玉島)'이란 이름의 둥글게 생긴 작은 섬이 떠 있다. 옥처럼 어여쁜 섬이란 뜻일 게다.

 

 

 

 

 

 

옥섬의 남쪽에 자리잡은 마을을 '관청(觀淸)'이라 부르는데, 원래 이 마을 이름은 옥섬(玉島) 안쪽 해안에 있다고 해서 '옥섬안'이라 불리었다 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어서 일몰을 보기 위해 개미목을 넘어 고래강정 쪽으로 넘어가기로 한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시작되는 일몰...

 

삼여도 너머, 양판구미 유동마을 너머로 조용히 하루가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