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통영 (9) 연화도 트레킹, 연화봉 지나 5층석탑까지

모산재 2014. 3. 27. 21:00

 

천연기념물 모밀잣밤나무 군락지 숲을 잠시 살펴보고 여객선을 타고 연화도로 향한다.

 

 

 

연화도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지만 빼어난 해안 절경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트레킹 코스로도 멋지다 하여 돌아가는 길에 한 바퀴 돌아볼 생각... 

 

 

 

배가 욕지도 해안을 벗어나면서 서쪽으로 상노대도와 하노대도, 그리고 주변의 작은 섬들이 수평선 위에 하나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왼쪽 절개지가 보이는 해안은 욕지도 북쪽 해안.

 

 

 

 

 

수평선에 일렬로 늘어선 작은 섬들은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추도, 납도, 막도, 비상도, 사이도. 모도는 하노대도와 겹쳐져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후 뱃머리에는 연화열도가 시야로 들어선다.

 

 

 

왼쪽의 작은 섬은 적도, 오른쪽으로 징검다리 같은 반하도를 사이에 두고 우도와 연화도가 나란히 떠 있다.

 

 

 

 

 

앞에 보이는 연화도의 가장 높은봉우리가 바로 연화봉. 오른쪽으로 네 개의 바위섬이 늘어서 있는 해안절경이 용머리라하는데, 통영팔경의 하나...

 

 

 

 

 

 

연화도에 가까워지자 앞쪽에 보이던 적도가 서쪽으로 물러선다. 바위가 붉어서 뽈개이라고 부르는 적도는  새끼섬과 이어져 있다. 적도 뒤 배경을 이룬 섬은 봉도(쑥섬), 그 왼쪽의 작은 섬은 납도.

 

 

 

 

 

 

 

길게 누운 우도(牛島). 왼쪽 끝에 바위섬을 '구멍섬'이라 부른다.

 

 

 

 

 

그리고 배는 금방 연화포구 선착장으로 들어선다.

 

 

 

 

 

 

선착장에서 내리니, 안내판에는 '불연의 섬 연화도'라고 하여 사명대사와 세 여승에 얽힌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연화도와 불교의 인연은 특별하여 연화도인, 사명대사, 자운선사 등 조선 시대 고승들이 이곳 연화도에서 수행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작은 섬인데도 연화사와 도덕암이라는 커다란 사찰이 있어, 불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허름한 식당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출발한다.

 

 

 

※ 연화도 안내도

 

 

 

 

 

 

연화포구 오른쪽에서 등산로는 시작된다.

 

언덕을 올라서니 아늑한 선착장 풍경이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징검다리 모양의 반하도를 건너 뛰면 바로 우도(牛島).

 

 

 

 

 

 

연화도(蓮花島). 바다에 연꽃처럼 떠 있는 섬이라는 뜻인데, 조선시대 고승 연화도사가 이 섬에서 열반에 들어 바다에 수장하자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남서해안 가까이에 있는 연화봉(蓮花峰, 212m)이 최고봉이며, 섬의 중앙은 분지를 이루고 있다. 연화포구가 있는 북동해안을 제외하면 해안에 급한 해식애(바다가 침식한 벼랑)가 발달하여 선박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24㎞ 해상에 위치하며, 북쪽에 우도(牛島), 서쪽에 욕지도(欲知島)가 있다. 통영군에 속하는 섬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했으며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 풍부하다고 한다.

 

 

 

등산로로 접어들자마자 눈에 띄는 모람과 자금우.

 

 

 

 

 

 

억새가 무성한 능선길에서, 남서쪽 바다에는 욕지도가 하나의 그림으로 떠 있다.

 

어제와는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초도와 외초도가 저리 컸나 싶게 작지 않은 섬으로 보인다.

 

 

 

 

 

뒤를 돌아보니 욕지도 북쪽에 상하노대도와 주변 섬들도 보인다.

 

 

 

 

 

연화포구가 정답게 바라보이는 정상에 가까워졌다.

 

 

 

 

 

 

드디어 연화봉 정상(212m)에 도착한다. 포구에서부터 1km 남짓한 거리, 느릿느릿 걸어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정상에는 커다란 아미타대불 입상이 조성되어 있다.

 

사명대사와 연화대사 등에 얽힌 전설 등 불교와 인연이 깊은 섬이라더니 작은섬 연화도 곳곳에 불교와 관련된 건축물들이 최근에 조성된 모양이다.

 

 

 

 

 

 

 

 

연화도에는 연화사와 보덕암, 아미타대불과 해수관음상, 오층석탑 등 불교 건축물이 모두 근래에 지어졌는데, 절집과 암자는 모두 쌍계사 조실과 조계종 총무원장 등을 두루 지낸 고산스님의 손으로 창건된 것이라 한다.

 

 

 

 

 

 

 

 

 

연산군의 억불정책에 쫓겨 이 낙도까지 찾아와서 은신했다는 전설의 주인공, 연화도사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연화도에는 큰 흔적을 남겨 놓았다.

 

연화도사가 열반한 를 봉양하던 제자들이 떠난 후 도사의 불심을 계승하기 위해 이 섬에 들어온 사명대사가 연화 도사의 뒤를 이어 수도했다고 한다. 

 

연화도인이 입적한 지 70여 년 뒤 사명대사가 연화도로 찾아들어 연화도인이 수행하던 토굴 아래에 움막을 짓고 수도한다. 그 뒤 사명대사의 누이 보운과 대사를 짝사랑하던 보월, 대사가 정혼했던 보련 등이 찾아와 출가한다.

섬 사람들은 훗날 섬을 찾아든 사명대사가 연화도인의 환생이라 믿었다. 사명대사의 연화도 행은 기록으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이곳 섬 주민의 구전뿐만 아니라 1974년에 발간된 전남 순천의 마을기록에도 연화도에 얽힌 도인과 사명대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사명대사는 육지에서 승군을 일으켜 왜군을 물리쳤으며, 난중일기를 마지막으로 쓴 곳으로 알려지고 있는 승주 신성포에는 충무공의 휘하에는 비구니 보운 보련 보월 등 세 선사가 있어 신출귀몰하는 전법으로 작전을 세워 충무공을 도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 세 비구니가 거북선 만드는 법을 알려주어 거북선이 건조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한다. 충무공은 이 세 비구니를 통틀어 자운선사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바라본 반하도와 우도. 왼쪽에는 두 개의 섬이 짝을 이룬 적도와 봉도(쑥섬) 그리고 납도가 나란히 보이고, 오른쪽 뒷편으로는 추도가 보인다.

 

 

 

 

 

연화도 정상(212m ) 표지석 너머로 연화도의 최고 절경, 통영 8경의 하나인 연화도 용머리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용머리해안으로 이르는 길은 편안한 내리막길이거나 아기자기한 능선길. 지금부터는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굽어보며 한껏 느긋한 발걸음으로 옮기면 된다.

 

 

 

 

 

용머리바위는 네 개의 바위가 점점이 이어지고 있어서 '네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너머로 보이는 가까운 섬은 소지도이고, 그 뒤로 보이는 섬은 왼편부터 각각 어유도, 매물도, 소매물도와 등대섬이다.

 

 

 

 

 

연화봉에서 내려서는 곳에는 연화도인 토굴과 사명대사 수도처가 복원되어 있다.

 

 

 

 

 

 

그런데, 본래 토굴은 연화봉 반대편 쪽의 암벽에 있는데, 섬 사람들이 성황당을 짓고는 연화도인이 불상 대신으로 삼았다는 매끄러운 둥근 돌을 모셔두었다 한다. 성황당 옆에는 연화도인이 섬사람들을 위해 손가락으로 '富 吉 財'라 써 준 돌판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신령스러운 토굴의 훼손을 우려해 반대하면서 엉뚱한 곳에 토굴을 복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토굴 입구에서 용머리바위와 함께 해안 절벽의 보덕암이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능선의 언덕 위로 5층석탑 하나가 나타난다.

 

 

 

 

 

보덕암 내려가는 길가 공터에 큰개불알꽃들이 무더기로 꽃을 피웠다.

 

 

 

 

 

법당 마당이 아닌, 산의 능선이나 봉우리와 다름없는 곳에 석탑을 세운 것이 참으로 이색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연화봉 정상의 아미타대불을 법당으로 생각한다면 이곳을 법당마당으로 삼아 탑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본다면 연화도라는 섬 자체가 '연화장 세계'가 되는 셈이다. 연화장은 이상적인 불국토, 아미타불의 극락 세계를 가리키는 이름이니까...

 

 

 

 

 

 

 

연화포구 쪽으로 깊고 아늑한 골짜기가 이어진다. 작은 섬이지만 이렇게 깊은 아늑한 골짜기를 가졌으니 식수가 풍부할 수밖에 없겠다. 

 

가운데 보이는 건물은 바로 연화사라는 절이다.

 

 

 

 

 

연화봉의 북쪽에는 연화사가, 남쪽에는 보덕암이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해안절벽에 세운 보덕암을 보기 위해 내려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