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통영 (7) 욕지도, 노적마을 지나 통단 가는 길

모산재 2014. 3. 26. 23:12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욕지도의 동쪽, 퍼덕이는 물고기 꼬리처럼 남북으로 길게 튀어나온 노적-통단-통구지 방면 트레킹에 나선다.

 

욕지항에서부터 고개를 넘을 때까지는 어제 걸었던 길 그대로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점차 환한 모습으로 부스스 깨어나는 항구의 풍경이 신선하면서도 평화롭기만하다.

 

 

 

 

 

 

 

입석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는다.

 

 

 

 

 

어제 일몰을 지켜보았던 고래강정에서, 이제는 아침햇살을 받고 환하게 깨어난 삼여와 양판구미의 눈부신 절경을 감동스럽게 지켜본다.

 

 

 

 

 

 

 

어제 오후 걸었던 삼여와 해안 일주도로와 새천년해돋이공원과 대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더욱 정겹게 느껴져 한동안 바라보고 섰다.

 

 

 

 

 

 

개미목. 절단된 듯한 절벽 사이, 역광이 강렬하여 삼여의 풍경이 잡히지 않는다.

 

 

 

 

 

목넘이 고개에서 내려다본 욕지항 전경

 

 

 

 

 

잠시 해안길로 접어들자 무덤 너머로 보이는 좌사리제도와 가동섬

 

 

 

 

 

 

통단마을로 가는 해안길을 오르다가 돌아본 남쪽해안 풍경

 

갈도, 양판구미, 대기봉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

 

 

 

 

 

앞에서부터 뒤로 광주여와 검등여, 갈도, 양판구미

 

 

 

 

 

북쪽으로 관청마을이 훤하게 시야로 들어온다, 오른쪽 끝 건물은 지중해펜션?

 

 

 

 

 

 

 

관청(觀淸)은 한자식 이름인데, 이곳 사람들은 '옥섬안'이라 부른단다. 마을 앞에 있는 작은 섬 이름이 옥섬(玉島)이어서 옥섬의 안쪽 해안이라는 뜻으로 부른건데, 한자 지명은 전혀 엉뚱한 이름으로 바뀐 셈이다.

 

 

노적마을로 넘어가는 가파른 고개.

 

이 고개를 '잿고닥'이라 부르는데 이름이 참 특이하다. 입석마을에서부터 가파른 언덕을 올라와 노적마을로 넘어가기까지 그야말로 숨이 '꼴까닥' 넘어갈 만큼 길고 힘든 고개라서 붙은 이름이지 싶다.

 

 

어라... 언제부턴가 강아지 한 마리가 졸졸 따라온다.

 

 

 

 

 

 

※ 욕지도 안내도

 

 

 

 

 

잿고닥 고개를 넘어 산 모퉁이를 하나 돌자 눈 아래로 노적마을이 그림처럼 나타난다.

 

 

 

 

 

바로 아래에 보이는 집들은 노적마을의 위뜸일 뿐이고, 해수욕장을 낀 노적마을은 저 가파른 길을 따라 해안까지 한참 내려가야 한단다. 

 

 

 

 

 

바로 앞에는 초도와 외초도가, 멀리 우도와 연화도 등 섬 풍경이 그림처럼 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욕지도에서 가장 조용한 마을, 그래서 휴양마을이란 이름이 붙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마을이란다.

 

 

 

 

 

 

노적이란 마을 이름은 마을 앞 해안에 곡식을 쌓아 둔 노적가리의 형상의 구미(곶)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정작 한자 이름은 '이슬 로'자 노적(露積)으로 적혀 있다. 이곳 사람들은 '노적구미'라 부른단다. 

 

 

노적마을 가까운 해안 갯바위 풍경.

 

바다 가운데 작은 섬은 녹운도라 한다. 감성돔 낚시터로 유명한 모양이다.

 

 

 

 

 

 

 

 

길의 끝이 통구지, 그 직전에 통단마을이 있다는 것만 알고 무작정 길을 가는데 포크레인이 동원되어 길은 어지러운 공사중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 

 

 

노적마을 방향의 해안 풍경

 

 

 

 

 

바닷가 언덕의 붉은 황토밭과 푸른 바다, 민가와 섬이 어울려 멋진 풍경을 이루었다.

 

 

 

 

 

 

해안의 비탈밭에서 나물을 캐고 있는 여인들

 

 

 

 

 

 

 

초도, 좌사리제도

 

 

 

 

 

 

 

 

시간이 빠듯할 듯하여 통단, 통구지까지 가는 걸 포기하고 돌아서기로 한다. 

 

통단은 통개(桶浦)와 단촛개(丹草浦) 두 마을을 합쳐서 부른 이름이라 한다. '통개'로 불렸던 통포는 해안 기슭에 으름덩굴(通草)이 많아서, 단촛개로 불렸던 단초포는 '단초(丹草)'라는 풀이 많어서 붙은 이름이라니 호기심조차 많았는데 아쉽기만 하다. '단초'는 '활혈단초(活血丹草)'라 부른 병꽃풀을 가리킨다.

 

 

시간이 있었더라면 통구지를 돌아 북쪽 해안의 대장간 마을 야포(冶浦·불멧개)를 돌아 왔으면 좋았을 것을...

 

미완성인 채로 다음 여정인 연화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린다.

 

2014. 03. 27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