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21

태고총림 승주 선암사에는 세 가지가 없다

승선교와 강신루를 지나면 비로소 절의 경내에 들어섰음을 느낄 수 있다. 눈 앞에는 나무 숲 사이로 언덕을 오르며 서 있는 산사의 건물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태고종의 총본산인 대가람 태고총림 선암사에 절집이 눈앞에 보일 정도로 가까이 왔는데도 일주문이 보이지 않는다. 주차장 매표소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는 곳쯤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도 아니면 부도밭 못 미쳐 삼나무 숲이 있는 곳쯤에는 있어야 했는데... 그런데, 일주문은 생각하지 못한 곳에 있었다. ↓ 삼인당 못 미쳐 눈길을 끄는 아름드리 서어나무 한 그루 그리고 이제 비탈을 이루며 오른쪽 언덕의 가람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조그만 연못이 나타난다. 삼인당! ● 선암사 삼인당(三印塘) 신라 말기인 경문왕 2년(862년)에 도선국사가 축조하였..

선암사 승선교와 강선루

승선교 밑으로 보이는 강선루 여러 나무들이 우거져 숲을 이루었다. 주차장에서부터 산사를 향하여 가는 호젓한 길은 참나무, 서어나무, 나도밤나무, 정금나무, 삼나무 등 온갖 나무들의 무성한 가지들이 울울이 하늘을 가리고 섰다. 여러 나무들이 우거져 덤불을 이룬 숲을 총림(叢林)이라 하는데, 지금 찾는 선암사가 바로 총림이다. 많은 수행승들이 한곳에 머물며 좌선하며 수행하는 모습이 나무들의 숲처럼 고요하니 그것이 바로 총림이다. 총림은 선승(禪僧)이 좌선을 수행하는 도량으로 엄밀히는 강원(講院)·선원(禪院)·율원(律院)의 3개 교육 기관을 모두 갖춘 큰 가람을 가리키는데 선림(仙林)이라고도 한다. 최대 종파인 조계종은 5개의 총림을 거느리고 있는데 영축총림(靈鷲叢林) 통도사, 가야총림(伽倻叢林) 해인사, 조..

해학미 넘치는 낙안읍성 두 장승의 표정

장승만큼 편안한 예술이 또 있을까. 언젠가 목아박물관에서 박찬수 선생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데 장승을 만드는 데 열중하는 이유가 장승은 손이 없기 때문이란다. 손은 소유이고 소유가 탐욕을 낳는데 불상의 손도 결국 탐욕의 표현에 다름 아니니 손이 없는 장승이야말로 모든 것을 비운 존재가 아니냐... 낙안읍성에도 장승은 '쌔고 쌨다'할 정도로 눈에 많이 띄었는데 요 두 녀석만 데리고 왔다. # 밝구나, 얼마나 편안한 웃음이냐~~~.^L^ 세상의 모든 욕망으로부터 초탈한 모습이면서도 그 어떤 욕망도 다 받아들일 듯 '알뜰한 구속'의 표정, 성(聖)과 속(俗)이 하나되니 모든 경계가 부질 없어라~. # 온통 일그러진 얼굴, 그러나 즐거움은 어쩔 수 없어라... 그리고 저 땅바닥에 불끈, 저 원초적 본능과 에너..

낙안읍성의 대장간

내 어릴 적 살던 마을에도 대장간이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대장간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고 '성냥간'이라 불렀다. 무쇠덩어리를 풀무질한 불에 달구고 모루에 올려놓고 메(쇠망치)로 두드려 날카로운 날을 벼리어 칼, 낫, 호미, 괭이 등 온갖 연장을 만들어내던 곳, 풀무 외에 모루, 정, 메, 집게, 대갈마치, 숫돌 등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진다. 자급자족하는 큰 마을에서 대장간은 필수적, 대장간이 없는 마을에는 떠돌이 대장장이가 다녔다. 웬만한 시골 마을마다 쉽게 눈에 띄던 대장간, 근대화 물결에 밀려서 이젠 사라진 풍경이 되었다. 용인민속촌의 대장간 풍경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낙안읍성, 낙안객사와 동헌

● 낙안객사 영빈관인 낙안 객사(客舍)는 읍성의 중심부에 있어 조망이 좋은 곳이다. 좌우 대칭인 객사는 정면 7칸, 측면 3칸으로 가운데 본사는 맞배지붕으로 마루 중앙에 임금을 상징하는 궐패(闕牌)를 안치하고 있고 양쪽의 익사(翼舍)는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데 사신을 대접하던 곳이다. 이 건물은 1909년 이후로 낙안초등학교 교사(校舍)로도 활용되었다고 한다. 1451년에 건립되어 두 차례의 중수가 있었고 1982년 현재의 모습으로 보수되었다. ● 낙민루(樂民樓) 왼쪽 끝 은행나무 아래로 보이는 건물이 낙민루이고, 오른쪽이 동헌이다. 동헌 앞에 2층으로 세워진 건물인데 커다란 북을 걸어 놓았다. 한국전쟁으로 소실되었던 것을 1987년에 복원하였다. 동문인 낙풍루와 비슷한 구조의 건물로 1층은 12개의 사각..

낙안읍성과 민속마을

연말이면 종종 아이들과 함께 찾던 낙안읍성을 몇 년만에 찾는다 폐허가 된 해미읍성이나 호젓한 고창읍성(모양성)과는 달리 사람들이 살면서 현대를 호흡하는 옛성이라 더욱 정겹다.> 관청 건물을 빼고는 초가집으로만 기득한 성 안 풍경은 기와집 일색인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양동민속마을과는 얼마나 다른 분위기인가... 대장간도 있고 옛날 장터도 있어 손두부도 팔고 동동주도 파는 정겨운 옛 마을 모습에 금세 마음이 푸근해진다. ● 낙안읍성 안내도 낙안읍성으로 들어가는 길은 대개 동쪽 문인 낙풍루(樂豊樓)이다. 낙풍루 성문의 성벽은 원상태로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다. 낙풍루 입구에는 '석구(石狗)'라 하여 돌로 조각한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서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이곳에만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

순천시를 중심으로 하여 동쪽의 여수반도와 서쪽의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호수와 같은 만이다.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으며 크고 작은 섬과 주변의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넓은 갈대밭과 붉은 칠면초 군락 너머로 하얀 철새가 날아 오르는 광경은 전국에서 가장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벌교 갯벌은 고막과 짱둥어 등 다양한 수산자원의 보고이다. 순천만 보성 벌교 습지는 2006년 국내에서는 4번째이며 세계에서 1594번째로 람사협약에 따른 습지보호구역으로 등록되었다. 연안습지(갯벌)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록되었다. 이곳에는 관람객들을 위해 자연생태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조류관찰장, 생태연못, 관찰데크, 전망대, 갯벌체험지구가 들어서 있다. 공원 입구의 멀구슬나무 이곳은 오염원이 별로 없다. 잘 발달한 ..

완도수목원의 겨울나무들/ 감탕나무, 삼지닥나무, 후피향나무, 흰낙상홍, 팔손이나무, 완도호랑가시

청산도를 다녀 나오는 길, 멋져라, 우리 여행의 총무 님께서 오늘 일정은 완도수목원으로 채운단다. 짬봉으로 점심을 때우고 나니 세 시를 훌쩍 넘겨 너무 짧은 겨울 햇살에 채 2시간을 돌아볼 시간도 없다. 그런데 안내도를 보니 수목원의 크기가 생각보다도 훨씬 넓어서 약초식물원까지..

풀꽃나무 일기 2008.01.12

청산도 여행 (6) 한겨울에 쑥부쟁이 꽃이 환하게 핀 화랑포 해안 언덕

얼핏 바다를 향하는 악어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거북 같기도 한 화랑포곶을 한 바퀴 도는 길은별나게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당리 '서편제' 촬영지와 '봄의 왈츠' 촬영지를 지나 한 바퀴 일주하는 동안 바다와 나란히 달려서 좋고 한적한 길이어서 더욱 유쾌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쉽고도 의아한 것은 당리에서 들어가는 길은 한동안 좁고 호젓한 길인데 갑자기 잘록한 등성이에서 일주도로가 갈라지는 곳부터는 느닷없이 넓은 아스팔트길이 펼쳐지는 것... 아마도 최근에 도로확장 공사를 벌인 것임에 틀림없어 여기저기 확인을 해보니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인된다. 멀리서 보아도 뚜렷한 일주도로 확장 공사 흔적으로 자연 생태와 경관의 훼손이 적잖이 있었던 듯... 호젓한 산책길로 남아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데 이 도..

우리 섬 여행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