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초가을, 불갑사 주변에서 만난 풀꽃들 (2)

모산재 2007. 9. 17. 23:26

초가을, 불갑사 주변에서 만난 풀꽃들 (2)

2007. 09. 08. 토요일

 

 

 

 

길가 풀섶에서 도사님이 뭔가를 발견하고 쪼그리고 앉았길래 보니

좀가지풀이 노란 꽃송이를 달고 있다.

 

 

 

 

어린 시절 논밭 언덕에서 무심히 보았던 잡초를 지금은 아름다운 소녀를 만난 듯 대한다.

세월이 가져다 준 선물인지...

 

 

 

별것도 아닌 이런 버섯에게까지 알뜰히 눈길을 주고 싶은 것도 같은 심사이겠거늘...

 

 

  

 

 

 

꽃무릇 뿌리인지, 아니면 다른 상사화 종류의 뿌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알뿌리 하나가 하얀 속살을 부끄럽게 드러고 있다.

 

 

 

 

주름조개풀 꽃도 제법 예쁘네.^^

 

 

 

 

나로서는 처음 보는 녀석인데, 아마도 나도물통이가 아닌가 싶다.

보통의 물통이들은 지금 꽃이 한창 필 때이지만

나도물통이는 5월경에 꽃대를 치켜들고 피니 이것은 그 이후에 다시 자란 것들이 아닐까...

 

 

 

 

 

멀리서 볼 때는 구릿대인가 했는데 궁궁이인가 싶기도 하다.

 

 

 

 

까마귀베개로 보이는 녀석의 열매가 제대로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파랑에서 노랑으로, 노랑에서 빨강으로, 빨강에서 다시 검정으로...

 

열매나 잎의 모양이 같은 갈매나무과인 망개나무와 아주 닮아서 혼동하기 쉬운데

망개나무의 잎은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인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꽃이 이렇게 큰 맥문동이 있나 싶게 꽃이 크게 피었다.

아마도 꽃송이가 몇 개되지 않아서 양분을 맘껏 섭취한 탓이지 싶다.

 

 

 

 

네잎갈퀴를 한번 더 담아 본다.

 

 

 

 

저수지 가장 안쪽에서 바라본 둑 너머 불갑사

 

 

 

 

내려오는 길에 뜻밖에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던 덩굴닭의장풀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

바람이 어떻게나 심하게 불어대는지 초점을 맞추느라 애를 먹은 끝에 겨우 몇 장을 건진다.

 

 

 

 

 

아두운 숲 언덕에 하얀 꽃을 피운 이 녀석은 참나물 종류로 보이는데...

2회 세잎나기겹잎이 있는 걸로 봐서는 노루참나물인 듯하다.

 

 

 

 

 

큰고비고사리로 보이는 녀석들도 많이 자라고 있다.

 

 

 

 

어두운 숲그늘에 무척 낯익은,

그럼에도 뭔가가 이상한 꽃이 보여 다가가 보니

 

전초의 모습으로 보아서는 뚝갈 같은데

꽃잎의 색깔이 마타리처럼 금색인 것도 뚝갈처럼 은색인 것도 함께 섞여 있어 나를 혼란에 빠뜨린다.

 

도대체 이 녀석의 족보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마타리꽃과 뚝갈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인지...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잡종의 이름이 버젓이 뚝마타리로 등록되어 있다.

 

 

 

 

플래시라도 터뜨리는 것이 나을 뻔했는데, 사진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심어 놓은 것이지 싶은 뻐국나리 몇 송이가 꽃을 피웠다.

 

 

 

 

 

진노랑상사화

 

 

 

 

철이 많이 늦은 듯한데 참꿩의다리 꽃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반가웠다.

자줏빛 꽃술에 흰 꽃밥이 특징이다.

 

 

 

 

 

이곳이 워낙 따스한 곳인지 무성한 큰땅빈대는 서울보다 훨씬 키가 높게 자랐다.

심한 바람 때문에 깨알처럼 작은 꽃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아미도 반다지치이지 싶은 녀석은 그 화려한 보랏빛 꽃을 떨구고 난 뒤의 모습은 메마르기만하다. 

 

 

 

 

새머루이지 싶은 덩굴이 무성한데, 열매라고는 찾을 길 없네...

 

 

 

 

고슴도치풀은 혼자 살기 좋아하는지 군락을 이루고 자라는 것을 보지 못한다.

줄기의 털도 저렇게 무성히 자라지만 

꽃이 진 뒤에 열매의 모습은 정말 고슴도치와 다름없다. 

 

 

 

 

 

불갑사를 돌아보고 호수(저수지)를 돌아보느라고 점심 때도 훨씬 지나고 있는 것도 잊고 있었다.

 

점심은 영광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경승인 백수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먹기로 하고

법성포 가까운  해안도로를 향해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