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12

부여 (13) 무왕의 설화가 서린 궁남지와 포룡정

부여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서동의 탄생 전설이 서린 궁남지(宮南池). 부여박물관에서 부여군청 쪽으로 가다가 보면 남쪽으로 빠지는 길을 만난다. 그 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시내를 벗어나 넓은 들로 들어선다. 거기에 궁남지가 있다. 커다란 인공호수 궁남지로 들어서는 길 주변은 온통 연꽃을 심어 놓은 습지로 조성되어 있다. 연꽃은 이미 지고 없지만 수련꽃은 아직도 환하게 피고 있다. 연꽃을 심었다고 연꽃만 자라는 게 아니다. 습지엔 온갖 물풀들이 깃들어 살며 갖가지 꽃을 피우고 있다. 자라풀은 점점이 흰 꽃을, 물달개비와 물옥잠은 보랏빛 꽃을 한창 피우고 있다. 물질경이도 때 늦은 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이고... 빅토리아연꽃은 이미 꽃철을 지났지만, 저 귀티나는 커다란 연잎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

부여 (12) 국립부여박물관 앞뜰의 두 보물 비석, 당유인원기공비· 보광선서비

정림사 옛터의 장중한 석탑을 돌아본 다음 동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니 국립부여박물관이 나타난다. 박물관은 계백장군 동상이 있는 부여군청 로터리의 동쪽 금성산 기슭에 기대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뒷산에는 계백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올해 개관한 공연장인 사비마루가 먼저 눈에 띈다 사비마루를 돌아 넓은 마당을 지나면 박물관 본관이 나타난다. 국립부여박물관은 그 뿌리가 1929년에 발족된 부여고적보존회로부터 시작된다. 부여객사 건물에 '백제관'이라는 간판을 달고 박물관이 개관되고 1939년 일제 총독부박물관 부여분관이 된다. 해방 뒤에 국립박물관 부여분관으로 되었다가 부소산 언덕에 건물을 짓고 1975년 국립부여박물관으로 승격하였다가 1993년에 지금의 건물로 이전하였다. 상설 전시실로 선사실· 역사실..

부여 (7) 고란사 벽화에 담긴 이야기와 수수께끼

많은 사람들이 고란사를 찾는다. 부소산 북쪽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등지고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을 바라보며 패망한 나라 백제와 낙화암에 몸을 던진 꽃 같은 삼천 궁녀의 비극을 떠올린다. 그리고 백제 왕들이 늘 마셨다는 고란 우물을 마시고 희귀하다는 고란초를 찾아 보며 고란사를 찾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 고란사 전경 여기서 끝나 버리면 아쉬울 거다. 조룡대가 보이는 선착장으로 내려가 황포돛대가 달린 유람선을 타고 백마강 강바람을 맞으며 까마득한 낙화암을 올려다본다면 더욱 좋겠지. 법당 극락보전. 왼쪽으로 회고루, 오른쪽으로 영종루를 거느리고 있는 정면 7칸 측면 4칸의 팔작집이다. 그런데 고란사에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법당 뒷벽에 그려진 벽화다. 고란정 우물 맛을 보기 위해 법당과 영종루 사..

부여 (6) 부소산 등지고 백마강 굽어보는 고란사

궁녀사 뒤 산길을 얼마간 오르니 급경사를 이룬 능선에 이른다. 바로 아래로 유유히 굽이쳐 흐르는 백마강(금강 물줄기가 보인다. 여기서 바로 내려가면 고란사로 이르는데, 먼저 조룡대(釣龍臺)를 보고 싶어진다. 조룡대는 소정방이 용을 낚았다는 바위다. 안내도를 보니 고란사 동쪽으로 떨어져 있는 듯하여 동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 보기로 한다. 그 길에서 종종 기와 조각이 발견된다. 백제 기와인지 아니면 고려나 조선의 기와인지 가려 볼 줄 아는 안목이 없으니... 동쪽 능선 아래로 내려 갔으나 백마강으로 이어지는 길은 없다. 발길을 되돌려 처음 오른 위치에서 오솔길로 내려가니 고란사(皐蘭寺)가 모습을 나타낸다. 백제문화제 기간이어선지 좁은 고란사 경내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부소산을 등지고 가파른 언덕에 터 잡..

부여 (4) 부소산성 아름다운 산책길, 영일루· 군창지· 움집터· 반월루

삼충사를 지나 부소산성을 오른다. 울창한 숲속으로 나 있는 산책길은 완만하게 산허리를 돌고 도는데 시원스럽고 운치가 있다. 그리 높지도 않고 평탄하지도 않은 이런 멋진 산책길의 혜택을 받는 부여 사람들이 부럽다. 길 아래로 몽촌토성처럼 흙을 쌓아 올린 산성이 보인다. 산 봉우리를 띠처럼 두르는 이런 모양의 산성을 테뫼형 산성이라고 하는데, 전형적인 백제형의 산성이다. 부소산은 부여의 진산으로 해발 106m의 낮은산인데, 동쪽과 북쪽 두 봉우리로 나누어져 있다. 부소산 남쪽은 완만한데 부여읍내가 자리하고 있고 북쪽은 급경사와 절벽을 이루며 금강이 흐르고 있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부소산성에서 만나게 되는 유적지와 볼거리를 알리고 있다. 안내 팸플릿에는 답사 코스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부소산문(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