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여행

실크로드(20) 달판성과 우루무치 사이, 아름다운 초원 풍경

모산재 2014. 8. 21. 16:31

 

둔황에서 유원역(둔황역)으로 가는 길, 황혼이 지고 있다.

 


우리의 여행도 이제 저물고 있다. 열흘을 넘는 사막 속의 여행에 모두들 많이 지쳤을 것이다. 어둠에 잠기는 사막을 바라보며 모두들 조용히 침묵에 잠긴다.

 


차창으로는 막막한 사막만 이어지고 듬성듬성 덤불을 이룬 낙타풀만이 살아 있는 것의 의미를 일깨운다. 우리가 사는 삶도 어쩌면 저 낙타풀 같은 것. 온 몸에 가시를 세우고 메마른 세상에 안간힘으로 삶을 이어간다.

 

 

 


 

두 시간 가까이 걸려 유원역에 도착한다.

 

사막의 관목인 홍류가 많아서 마을 이름이 유원이 되었다. 홍류의 우리 이름은 위성류, 타마리스크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우루무치로 돌아가는 긴 여정이 시작된다.

 

내일 아침까지 11시간 정도 달려가야 하는 밤 기차, 침대칸에 저마다의 자리를 정하고 모여서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다가 지치면 빈 자리에서 잠을 잔다.

 

 


하미쯤 지날 무렵일까.   

 

차창 밖으로 달이 환하게 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그리고 날이 밝아서야 눈을 떴다.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바깥 풍경을 보니 초원지대다. 아마도 투루판을 지나 달판성으로 들어선 모양이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S를 실루엣으로 차창 풍경을 담아본다.

 

 

 


시원한 물줄기 하나가 초지를 가로지르며 남동 방향으로 흘러 내리고 있다. 아마도 천산에서 발원한 백양하(白楊河)의 한 지류일 것이다. 백양하로 흐르는 달판성의 물은 해저인 투르판 분지로 흘러내리다 말라서 소멸해 버린다.

 

 


주변은 넓은 습지와 초원을 이루고 있어 소와 말, 양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

 

 

 

 

 


그리고 넓은 해바라기 밭이 펼쳐지는가 했더니, 서쪽으로 비탈진 지형으로 수계가 달라지면서 누런 물빛의 염호(鹽湖)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쪽으로 염호보다 좀더 큰 소금호수 차이워바오(柴窩堡) 호수가 이어진다.

 

 

 

황금빛으로 익은 밀을 베어 놓은 풍경이 정겹고 아름답다.

 

 

 


누른 물빛이었던 염수지대를 지나니 눈이 시리게 푸른물이 흐르는 풍경 속으로 들어선다.

 

아마도 우루무치 부근의 우라보 저수지(烏拉泊水庫)로 흘러드는 물줄기 우루무치강(烏魯木齊河)이 아닐까 싶다. 물가 초지에서 떼를 지어 풀을 뜯는 양과 낙타의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이 아름다운 초원 풍경을 보면서 우루무치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우루무치는 몽골어로 '아름다운 목장'을 뜻한다. 우루무치 주변에는 천산의 남산목장 등 아름다운 초원이 많다. 

 

 

 

 


우라보 저수지(烏拉泊水庫)로 보이는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내 우루무치에 도착한다.

 

기나긴 실크로드 여정의 마지막 하루, 천산 천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둔황 우루무치간 이동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