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 30

운남 여행 (19) 쿤밍, 운남 민족촌의 소수민족 춤 공연

샹그릴라로부터 쿤밍에 도착해서 병규 씨는 일 때문에 돌아가고 김동현 씨가 안내를 맡아 주었다. 오늘은 운남 여행의 마지막 일정, 운남 민족촌과 서산 용문을 돌아보는 것으로서 끝난다. 운남 민족촌의 대형 찬청(餐廳)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는데, 속이 여전히 좋지 않아 닭국물만 마신다. 심한 탈수로 기력이 빠져 소수민족촌을 돌아보는 것조차 포기해야 했다. 길거리 삥랑나무 아래서 갑자기 거리 공연을 벌이는 이들. 하이난 섬의 원주민이라는 리족(黎族)이라고 한다. 오 선생 부자와 호수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긴다. 코끼리차를 발견하고 마침 나타난 동현 씨의 도움을 받아 일주하며 시간을 보낸다. 사진도 찍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공연 시간이 되어 코끼리 공연장에서 코끼리 쇼를 보고... 그리고 소수 민족 공..

운남 여행 (18) 중뎬(샹그릴라), 송찬림사와 나파하이 호수

3000m를 넘는 고산 분지의 드넓은 평원에 자리잡은 중뎬. 샹그릴라는 운남성 티베트인(장족)의 중심지이자 티베트 땅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나파하이(纳帕海) 호수는 이 드넓은 분지의 북서쪽에 있는 호수다. 중뎬은 차마고도를 오가는 마방들에게는 최고의 휴식처였다. 드넓은 능토로 농산물이 풍족하고, 나파하이 호수 주변에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말들도 배불리 먹일 수 있었다. 이 초원을 '의라초원(依拉草原)'이라 부른다. 나파하이 의라초원 가는 중간에 동쪽으로 보이는 이 길은 송찬림사로 연결되는 길인 듯하다. 초원에는 말과 소는 물론 돼지들도 자유롭게 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소는 황소와 야크의 잡종인 편우(犏牛)가 많다. 편우의 젖은 장족에게 없어서는..

운남 여행 (17) 중뎬(中甸), '마음 속의 해와 달' 샹그릴라 옛 마을

샹그릴라(香格里拉)는 티베트어로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이다.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이 1933년에 발표한 에 나오는 지명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로 묘사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인도와 파키스탄 내전 중에 인도 주재 영국 영사인 콘웨이는 세 명의 백인들과 함께 여객기에서 납치되어 티베트의 오지에 도착한다. 해발 8천 미터 가량의 험난한 산맥을 넘어서 그들이 이끌려 간 곳은 크고 장엄한 라마 사원. 마을은 푸른 달의 산’이라는 8,400미터의 카라칼라 산과 험준한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 세계와 단절된 불가사의한 땅으로,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탈출하기가 어려우며 세월도 느리게 흐르는 불로장생의 땅이다. 이곳..

운남 여행 (16) 중뎬(샹그릴라), 3500m 고산 호수 비타하이의 야생 풀꽃들

8시쯤 일어났다. 쌀죽과 쌀국수, 삶은 계란, 만두, 빵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9시경 비타하이(碧塔海) 호수를 향해 출발한다. 하늘은 잔뜩 찌푸린 모습이다. 농가 주변 들판에는 노란 유채꽃, 희고 붉은 감자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파란 이삭을 내민 밀밭이 출렁이고 있다. 소와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 초원을 지난다. 소들은 야크와 황소의 잡종인 '티벳 편우(犏牛)', 장족말로 조(Dzo)라는 잡종이라 한다. 편우의 젖으로 만든 수유차(酥油茶)는 최고로 친단다. 9시 45분쯤 비타하이 입구에 도착한다. 비가 내리고 있어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 이동하여 투어 버스에 오른다. 우리 일행이 거의 전부인 버스에서 중국어 안내가 시작된다. 안개까지 잔뜩 끼어 호수를 제대로 볼수 있을까 걱정... 비타하이는..

운남 여행 (14) 더친, 매리설산의 일출, 밍융빙천 트레킹

매리설산의 일출을 잔뜩 기대하였는데 깨끗한 얼굴을 보이던 엊저녁과는 달리 짙은 구름에 덮여 설산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잠시 구름 사이로 극히 일부 모습만 드러낼 뿐이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는 빙하인 빙융빙천(明永氷川) 트레킹, 오후에는 샹그릴라로 돌아가는 것. 쌀죽, 계란, 만두 등으로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한 후 밍융빙천으로 향한다. 숙소의 서쪽 도로를 따라 가다가 란창강을 건너서 한 시간 가량을 가야 한다. 저 길을 보라. 허리로 가는 길이 불가능해 산봉우리를 지그재그로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는다. 그리고... 다시 계곡을 향해 지그재그로 내려서는 길은 이런 모습이다. 낭떠러지와 다름없는 이런 초급경사 비탈에도 염소떼들이 몰려다니며 풀과 나뭇잎을 뜯어 먹고 있다. 계곡 저 너머로 우리가 가야할 밍융빙..

운남 여행 (13) 더친, 비래사(페이라이스)와 매리설산의 일몰

백마설산(白馬雪山=白芒雪山) 고개를 넘어서자 더친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이다. 얼마쯤 달리다 보니 서쪽 멀리 아까 보지 못했던 설산이 저녁 햇살을 배경으로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매리설산(梅里雪山)이라는 걸 직감한다. 옥룡설산이나 백마설산과는 느낌부터 다르다. 환호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차창에다 대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차는 멈춰선다. 매리설산 전망대에 이른 것이다. 운남에서 가장 높다는 매리설산(梅里雪山), 최고봉 카와보그봉(卡瓦博格峰)은 해발 6,740m라고 한다. 구름에 덮여 있는 봉우리로부터 만년설이 빙하가 되어 흘러내린 모습이 이 먼 곳에서도 또렷이 보일 정도로 장관이다. 티베트인들이 일생에 한번은 반드시 다녀오고 싶어하는 성지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6000m 급 봉..

운남 여행 (12) 금사강제일만-동죽림사, 4292m 백마설산을 넘다

번쯔란(奔子栏=奔子欗)은 티벳어로서 '아름다운 강둑'을 의미한다고 한다. 번쯔란은 남쪽으로 금사강을 따라 비옥한 농지가 펼쳐지는 일종의 오아시스 마을이다. 북쪽으로는 메마른 고산지대로 이어지니 일종의 곡구 취락으로 평지와 산지의 생산물이 거래되는 중심지 역할을 하며 발달한 마을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고개 위에 있는 동죽림사(东竹林寺)와의 관계를 본다면 사하촌이라 할 만하다. 차마고도의 마방들은 이곳에서 묵으며 험준한 백마설산을 넘을 채비를 단단히 했을 것이다. 번쯔란에서 더친까지는 102 km. 백마설산을 넘는 차마고도의 가장 험한 산길이다. 금사강을 따라 비교적 평탄하게 달려오던 길이 번쯔란(奔子栏)을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길고 긴 오르막길은 설악산을 넘는 한계령을 연상시킨다. 길 곳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