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32

지리산 한신계곡 (2) 까치고들빼기, 바위떡풀 꽃 만발한 계곡 따라 가내소폭포로

한신계곡의 백미는 첫나들이폭포에서 둘째 번 폭포인 가내소폭포, 그리고 세째 번 폭포인 오층폭포에 이르는 1km 남짓 되는 구간이다. 너럭바위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수없이 많은 크고작은 폭포와 푸른 소를 이루고 있는 풍광은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세석과 천왕봉 주능선을..

지리산 구룡계곡 (2) 용이 날아오르는 듯한 비폭동과 구룡폭포

지주대로부터 왼쪽으로 꺾이면서 북쪽으로 계곡은 이어진다. 폭포가 나타날 때까지 1km 정도 이어지는 계곡이 구룡계곡 제 7곡인데 등산로 아래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이 어렵다. 비폭동 못 미쳐 등산로 아래로 폭포 하나가 살짝 보이길래 길을 벗어나 잠시 폭포가 보이는 바위 위로 올라선다. 길에서 벗어나 있고 전망할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없다. 그래선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이름도 없는 듯 확인할 길이 없다. ↓ 폭포 위쪽에서 내려다본 모습 그리고 나타나는 '비폭동(飛瀑洞)'. ' 날아오르는 듯한 폭포가 있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층층의 암벽을 이룬 샛골짜기에서 구룡천 본류를 향해 여러 갈래의 하얀 물줄기가 떨어지는 광경은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반월봉이란 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구룡..

지리산 구룡계곡 (1) 폭포와 담소와 절벽이 어울린 비경

인월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구룡계곡을 향해 달린다. 운봉을 지나 고기리 삼거리에서 주천면 소재지로 넘어가는 산길이 이어진다. 하도 오랜만에 와보는 길이어서(16년 전인지 17년 전인지...) 처음 와 본 듯 낯설다. 오르는 길은 들길이나 다름없는데 얕은 고개를 넘어서니 낭떠러지 같은 깊은 협곡이 펼쳐지고 길은 협곡 위를 구비구비 돌며 내리막길을 이루고 있다. 이 협곡이 바로 구룡계곡이다. 정령치 아래 선유폭포로부터 분지인 운봉고원의 고기리로 흘러내린 물(구룡천)이 고원의 서쪽 급사면으로 물길을 터면서 절벽과 폭포와 소가 어울린 구룡계곡의 절경을 이룬 것이다. 계곡을 따라 길이 내려선 곳에 다리 삼곡교가 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탐방지원센터가 나타나고 맞은편 길가에 차를 세운다. 이른 아침이어설까? 계곡은..

지리산 둘레길, 실상사에서 금계리까지

2010년 4월 24일 오후 오후 네 시를 넘겨 예정에도 없던 지리산 둘레길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일단 둘레길에 올라서 인월까지 가 볼까 생각해 보는데, 해 지기 전까지 남은 세 시간으로 가능할지... 그건, 둘레길에서 사람을 만나 물어보면 될 일이다. '실상사작은학교' 방과후 교사가 일러준 대로 실상사에서 만수천을 건너 중황리 쪽으로 난 큰길을 따라 걷는다. 말이 마을이지 가파른 삼봉산이 흘러내린 기슭이어서 길은 지루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아마도 예전에는 큰길이 없었던 첩첩산중 오지 마을이었을 터인데 새로난 길은 포장이 되었다. ▼ 실상사에서 중황-상황마을을 지나 금계리 길로 걸었다. 만수천을 향해 너른 품으로 솟은 삼봉산(높이 1187m) 기슭을 따라 오르면서 차례대로 하황, 중황, 상황 세 개의 ..

퉁방울 눈에 벙거지 쓴 모습이 정겨운 실상사의 세 돌장승

실상사 입구 만수천을 가로지르는 해탈교 양쪽에는 벙거지를 쓰고 퉁방울 눈을 한 해학적인 표정의 돌장승 셋이 세워져 있다. 시골사람들은 이렇게 우두커니 서 있는 장승을 벅수라고 부른다. 장승은 천하대장군, 지하대장군처럼 보통 한 쌍으로 세우지만 이 곳의 장승은 남녀 구분이 되지 않고 모두 모자를 쓴 모습이다. 원래 돌장승은 만수천 양쪽에 한 쌍씩 모두 4기가 세워져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 오른쪽에 있던 돌장승이 1936년 홍수 때 떠내려 가 버리고 지금은 셋만 남았다. 돌로 만들었기 때문에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장승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세 돌장승은 중요 민속자료 15호로 지정되어 있다. 장승은 민간신앙에서 잡귀를 막고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마을 어귀에 세우는데, 이 돌장승을 실상사로 건너..

지리산의 가을 (5) / 정영엉겅퀴, 지리산꼬리풀, 송이풀, 지리강활, 은분취, 탑꽃, 꽃향유

제석봉 너른 구릉을 따라 바쁘게 내려가고 있는데, 앞에서 느릿느릿 내려가는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허~ 오늘 날씨가 좋으니 남해 바다가 다 보이네." 하고 주고받으며 물끄러미 먼 곳을 응시하고 있길래 내 눈길도 그곳을 좇아 간다. 과연! 첩첩으로 펼쳐지며 멀어지는 산줄기들 너머로 ..

풀꽃나무 일기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