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32

지리산의 가을 (4) / 은분취, 산오이풀, 산일엽초, 가문비나무, 사스래나무, 까마귀

구불구불 숲을 벗어나자 마당처럼 환하게 이어지는 좁은 등성이, 그리고 아침햇살 따뜻이 받으며 사람들로 붐비는 장터목산장이 고향의 집처럼 푸근하게 느껴진다. 그 뒤로 완만히 오르는 제석봉 길은 또 얼마나 정다우냐. 어제도 한신계곡 가내소폭포에서부터 혼잣길이었는데 오늘도 ..

풀꽃나무 일기 2009.11.02

지리산의 가을 (3) / 과남풀 산오이풀의 꽃, 나래회나무 명자순 다북고추나물 동자꽃 참바위취의 열매

밤이 기니 잠이 얕아져 잠이 드는 듯하다 여러 상념에 잠기고, 그러고 있노라면 늦게 도착한 산객들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러구러 자는 듯 마는 듯하다 다시 새벽 서너 시에 이르니 다시 옆에서 자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부시럭거리며 짐을 꾸리며 새벽 산을 향해 나선..

풀꽃나무 일기 2009.11.02

지리산의 가을 (2) / 함박꽃나무 까치박달 노린재나무 열매, 지리바, 뱀톱, 왜갓냉이

등산객이 없는 한적한 골짜기의 흐르는 물과 단풍 등 풍광을 즐기며 유유자적했으면 좋으련만 짧아진 해에 마음이 자꾸 바빠진다. 골짜기의 숲속길이 한없이 이어지면서 아직 오후 네 시가 채 안 지났건만 마치 해가 져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지 않는가... 갑자기 썰렁해진 날씨..

풀꽃나무 일기 2009.11.02

지리산의 가을 (1) / 물꽈리아재비 꽃무릇 까치고들빼기의 꽃, 배풍등 비목나무 회잎나무의 열매

추석 다음날 아침 일찍 고향을 떠난다. 두 밤은 함께 했지만 추석날 하루만 온전히 쇠고 노모를 두고 떠나니 맘이 짠하다. 다리께에 나와 자가용으로 한꺼번에 뿔뿔히 떠나는 아들 손자 며느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서 있는 어머니를 향해 손을 두어번 흔들고는 고개를 돌리고 만다. 마..

풀꽃나무 일기 2009.11.02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7) 물참대, 쥐털이슬, 죽대, 호골무꽃, 황세줄나비, 은판나비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7) 물참대, 쥐털이슬, 죽대, 호골무꽃, 황세줄나비, 은판나비 2009. 06. 28. 일요일 눈 앞에 제석봉과 천왕봉을 두고서 하산해야 하는 마음이 아쉽기만 하다. 막연한 기대이기는 하지만 꼭 만날 듯한 고산지대의 귀한 풀꽃나무들을 외면하고 그냥 발길을 돌리..

풀꽃나무 일기 2009.07.14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6) 털개회나무, 범꼬리, 왜우산풀, 참바위취, 백당나무, 누른종덩굴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6) 털개회나무, 범꼬리, 왜우산풀, 참바위취, 백당나무, 누른종덩굴 2009. 06. 28. 일요일 바위가 있는 작은 언덕을 올라서는 곳에서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털개회나무를 만난다. 서울 부근의 산에서 지는 꽃을 본 적이 있지만 활짝 핀 꽃을 제대로 만나기는 ..

풀꽃나무 일기 2009.07.14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5) 돌양지꽃, 나도옥잠화, 시닥나무, 금마타리, 산앵도나무, 쥐다래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5) 돌양지꽃, 나도옥잠화, 시닥나무, 금마타리, 산앵도나무, 쥐다래 2009. 06. 28. 일요일 아침결임에도 제법 따갑게 내리는 볕살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다행스럽게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지 않는가. 촛대봉을 등지고 서서 내려보는 구름바다는 환상적이..

풀꽃나무 일기 2009.07.14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4) 박새, 숙은처녀치마, 참꽃나무, 왜우산풀, 죽대, 산마늘, 종덩굴, 쥐오줌풀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4) 박새, 숙은처녀치마, 참꽃나무, 왜우산풀, 죽대, 쥐오줌풀 2009. 06. 28. 일요일 곤한 잠에 들었나 싶었는데 머리맡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다. 잠들고 난 뒤에 들어온 사람들이 야간 산행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한동안 짐을 챙겨 넣으며 비닐 봉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신경이 거슬려 잠이 달아나고 만다. 시계를 보니 한밤중인 한 시를 겨우 넘겼을 뿐이다. 그러구러 뒤척대다 보니 두세 시 쯤해서 배낭을 꾸리고 나서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칼잠을 자야 했던 잠자리는 휑하게 비기 시작한다. 새벽 3시까지는 야간 산행이 금지되었다지만 원칙일 뿐이다. 네 시쯤해서 산장 바깥으로 나서니 늦가을 아침처럼 서늘한 기운이 살갗을 파고드는데 이미 동쪽 하늘은 희끄무레 ..

풀꽃나무 일기 2009.07.13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3) 둥근산꼬리풀, 두메갈퀴, 왜갓냉이, 두루미꽃, 왜우산풀, 백당나무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3) 둥근산꼬리풀, 두메갈퀴, 왜갓냉이, 두루미꽃, 왜우산풀, 백당나무 2009. 06. 27. 토요일 작은 지류를 건너는 곳에서 약간 양지바른 풀밭이 보이길래 호기심으로 올라서 보니 호골무꽃으로 봐도 좋을 녀석들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다. 어두운 골짜기에서..

풀꽃나무 일기 2009.07.10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2) 피나무, 노각나무, 애기바늘사초, 함박꽃나무, 뱀톱, 쥐털이슬

초여름의 지리산 풀꽃나무 산책 (2) 2009. 06. 27. 토요일 바람폭포를 지났을 때였던가, 계곡 등산로에 커다란 피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가지를 골짜기로 드리우고 있었다. 햇살조차 은총처럼 환하게 내리는 골짜기에서 피나무는 신목처럼 빛난다. '시베리아의 푸른 눈' 바이칼에서 자..

풀꽃나무 일기 2009.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