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10

전주 여행 (11) 전주 동헌 풍락헌(豊樂軒), 장현식 선생 고택

■ 전주 동헌, 풍락헌(豊樂軒) 작년에 복원된 전주 동헌은 전주 향교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전주 동헌의 원래 자리는 이곳이 아니라 전주 객사의 동쪽에 있었다. 수령의 집무처가 객사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어 동헌이라 부르는데, 바로 그 공간은 현재 전주 우체국 네거리의 남동쪽 블록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있는 구역과 구 전북은행 본점이 있는 블록을 포함한 약 7천여 평이었다. 그러나 풍락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동헌은 일제가 강제로 철거되고 매각되었다. 완주군 구이면 전주 유씨 집안으로 팔려가 제각으로 사용되어 오던 것을 최근 전주시의 요청으로 기증받아 원래 자리가 아닌 이곳 향교 옆에 옮겨 세우게 된 것이다. 전주 부영에는 원래 형방청, 장방청, 작청, 군기고, 장청, 사령청, 통인청, 관노청..

전주 여행 (10) 전주 향교, 성균관을 본뜬 대성전과 명륜당

최명희 문학관을 나와 은행로를 걸어서 전주향교를 향한다. >다행히 '성균관 스캔들' 드라마 촬영팀이 철수하고 없고 만화루(萬化樓) 앞 거리는 한적하기만 하다. 정오에 가까워지는 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지 않아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어 좋다. ■ 전주 향교, 대성전과 명륜당 만화루(萬化樓)는 전주향교의 외삼문 역할을 하고 있는 문루이다. 1987년 전주향교를 대대적으로 보수할 때 이 자리에 있던 지경문을 철거하고 새로 세운 건물이다. 만화루는 향교의 문루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공자지도 만물화생(孔子之道 萬物化生)'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향교의 정면에 자리잡은 문루인 만화루는 내부공간의 성격을 띄고 있으면서 동시에 외부공간을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 이곳은 휴식 공간으..

전주 여행 (8) <혼불>의 작가, 최명희 문학관

경기전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았으니, 동문을 나가서 한옥마을 골목으로 들어선다. 700여 채의 한옥으로 들어선 거리는 예스럽다기보다는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까맣게 변색된 목재에서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옛 집들보다는 갈색의 나뭇결이 발랄한 새 집들이 더 많이 보이는 탓이다. 거기쯤에 있는 줄 알고는 있었지만 들를 마음이 별 없었던 '최명희 문학관' 뒤쪽 골목을 지나다가 그만 발길이 붙들리고 만다. 처마 아래 하얀 벽면에 최명희의 초상이 걸려 있는 걸 그냥 보고 만 것이다. 어찌 외면하겠는가.. 그리고 거기에 씌어 있는 최명희의 말,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라는 구절이 확 들어와 박힌다. 이어진 구절 "온 마음을 사무치게 ..

전주 여행 (7) 조경묘(전주이씨 시조묘), 전주사고, 예종대왕 태실

전주객사에서 나와 충경로 사거리에서 풍남문 방향으로 얼마간 걷다보니 '한국집'이란 식당이 나온다. 거기서 골목으로 들어서니 그곳에서 경기전 뒤편 후원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 들어선다. 바로 넓은 경기전 돌담길이 환하게 펼쳐지는데 담장 안으로 경기전 부속채 건물들 뒷모습이 시야를 채운다. 멀리 남쪽으로 전동성당의 첨탑도 보인다. 담장 너머로 제수 음식을 만드는 조병청과 제사를 관장하는 업무실인 전사청, 그리고 방앗간이 옹청(오른쪽)이 보인다. 가운데 문 너머로 어정과 제각인 동재, 서재가 어렴풋... 경기전 뒷모습이다. 정전과 잇달린 익헌의 지붕 윤곽이 드러난다. 후원에는 건물을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아마도 11월에 개관한 어진(御眞) 박물관인 모양이다. ■ 전주 이씨 시조묘 조선 왕조 그리..

전주 여행 (6) 전주객사, 가장 큰 현판에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객사

전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식사를 하러 나선다. 전주를 찾을 때에는 당연하다는 듯 아침식사는 콩나물국밥이다. 고부간에 운영하는 남부시장의 '현대옥'을 갈까 하다가 오늘은 소문으로만 듣던 '왱이집'을 가보기로 한다. 콩나물국밥 전문집 '왱이집'은 경기전 뒤쪽으로 한블록 떨어진 골목, 전주객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9시를 훌쩍 넘어 10시간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고소한 보리 튀밥을 한줌 집어 맛보며 10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자리가 나 식사를 한다. 왱이집의 콩나물국밥은 현대옥과 거의 비슷하다. 먼저 수란에 국물을 몇 숟가락 넣어서 먼저 먹고, 다음에 펄펄 끓이지 않은 간장맛 나는 편안한 국물에 육질이 느껴지는 콩나물과 밥을 말아 놓은 콩나물국밥을 먹는다. 다..

전주 여행 (5) 한벽당과 한벽굴, 석양의 전주천 풍경, 남천교

전주 여행지도 속에 견훤 왕궁터가 표기되어 있어 찾아 보기로 하고 이목대에서 기린로로 내려서서 한벽당 방향으로 걷는다. 여행지도에는 길 표시가 분명하지 않아서 막연히 방향만 잡고 걷는데, 동쪽으로 넘어가는 길은 좀체로 나타나지 않는다. 기린로가 전주천을 만나 다리를 건너는 지점에서 터널 하나가 나타난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벽굴'이라고 하는 터널이다. 기린로로 이어지는 그 옛날의 전라선 철길 터널이다. 지금은 동쪽 산 너머로 철길이 옮겨가고 기린로와 전주천 상류 천변길을 잇는 사람들과 차량의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다. 여행 지도로 보면 이 부근에 한벽당이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산기슭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지나면 견훤궁터로 가는 길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전주 여행 (3) 경기전,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전각

민속놀이를 구경한 뒤에 바로 경기전(慶基殿) 입구로 향한다. 경기전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을 모신 전각인데, 이곳을 찾기 전에는 이런 전각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나만 이리 무식한 것이었을까. 주말에다 한글날을 맞아 문화축제까지 벌여서인지 경기전에는 몰려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단체로 찾은 어린 학생들로 해서 더욱 붐빈다. 왕조 창업자의 초상을 모신 곳, 예전 같으면 그 누구도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지엄한 공간이지만 세월이 바뀌어 지금의 경기전은 모든 이들이 찾는 공원이 되었다. 전주는 태조 이성계의 본향으로 그 선대들이 살았던 조선 왕조의 발상지라고 하여 '풍패지향(豊沛之鄕)'으로 부른다. '풍패'는 한나라 고조 유방의 고향인데, 고려 왕조를 뒤업고 조선 왕조를 창업한 이성계를 ..

전주 여행 (2) 한옥마을 전통놀이, 쌍륙· 고누· 쌍륙· 승경도· 장치기

전동성당에서 나와 경기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길 건너편 경기전 담장 밖 너른 마당에는 하얀 천막이 줄 지어 있고 판소리 창 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린다. 한바탕 축제가 벌어진 모양이다. 호기심에 끌려 마당으로 들어서니 중앙 무대 위에서 고수의 장단에 '춘향가'를 부르는 소리꾼의 아니리가 신명이 붙고 있다. 무대 뒤에는 '2010 전북시민문화축제'라는 축제 이름이 새겨져 있다. 마침 토요일과 맞아 떨어진 한글날을 기념하여 마련한 축제인 듯 싶다. 천막은 무대 앞 양쪽으로 늘어섰는데, 한쪽으로는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는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른 쪽으로는 여러 가지 만들기 체험 공간으로 꾸며 놓았다.

전주 여행 (1) 풍남문, 전동성당

한글날이 주말과 겹쳐진 날 아침 전주 여행을 떠났다. 이보다 더 좋은 날씨가 있을까 싶은 가을날이다. 전주 막걸리에 맛들려 사내들끼리 수차례 전주를 들락거리긴 했지만, 전주의 역사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있던 터였다. 효자동의 막걸리집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남부시장의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아침 해장을 즐기면서도 바로 곁에 있는 한옥마을을 찾으려고 했던 적은 없었으니... 고속터미널에서 내리니 마침 점심 때... 전주비빔밥 맛보자고 성미당(서신점)을 찾았다. 놋그릇에 담긴 비빔밥 한 그릇에 만원, 육회를 넣은 육회비빔밥은 만이천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맞지 싶다. 비싸다는 느낌이다. 식사를 한 뒤 고속터미널 입구의 관광 안내 부스에서 얻어 온 '전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