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와 씨앗 252

범부채(Belamcanda chinensis) 열매

붉은무늬가 있는 꽃잎이 호랑이처럼 보이고 넓적한 잎이 부채살처럼 펼쳐져 '범부채'라 부른다. 서양 사람들도 독특한 표범 무늬의 꽃을 주목해 범부채를 'leopard flower'라고 부르는데, 한편 'Blackberry lily'라고도 부른다. 이는 꽃이 지고 난 뒤에 검은딸기처럼 달리는 열매에서 연상한 이름이다. 범부채는 부채처럼 펼쳐지는 날렵한 잎과 표범 무늬의 화려한 꽃, 머루송이처럼 달리는 검은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 도입 원예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자생종이다. 옹진군 등 해안에 인접한 산야지에 자생지가 있으나 산업화로 인하여 훼손되고 꽃이 남획되어 안타깝게도 자생지가 많이 사라져 버렸다. 매일 1~2송이의 꽃이 피었다가 그날로 시들고 다음날 다른 꽃이 피어나며, 감촉..

열매와 씨앗 2010.11.05

까치무릇(산자고) 열매, 녹색의 둥근 세모꼴

까치무릇은 줄기 끝에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씨방은 녹색의 세모꼴로 한 개의 암술대가 있다. 꽃이 지고 나면 이 씨방이 둥근 세모꼴의 삭과로 성숙하는데, 길게 자란 열매자루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열매는 땅바닥에 드러눕게 된다. 길이와 지름이 각각 1.2cm 정도로서 끝에 길이 6mm 정도의 긴 암술대가 뿔처럼 달려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이른 봄 산기슭 양지쪽 풀밭에서 예쁜 꽃을 피우는 까치무릇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알뿌리풀이다. 까치무릇이란 아름다운 이름 외에도 물구, 물굿이란 토종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표준 국명은 한자어 '산자고(山慈姑)'로 되어 있다. 민중들이 생활 속에서 오래도록 써온 이름을 '글 배운 사람들'이 무시하는 예의 하나로 안타까운 일이다. 까치무릇의 학명은 Tulipa e..

열매와 씨앗 2010.05.19

상산(常山) Orixa japonica, 씨방

절물오름에는 상산이 지천이다. 겨울이라 눈밭에 노란 씨방만 잔뜩 달고 있는 놈들만 실컷 본다. 그나마 까만 씨앗은 땅으로 떨궈 보내고 빈집만 남았다. 남부지방에 자라지만 서해안을 따라 덕적도 지역까지 군락을 이루고 자생한다. 주변을 지나가다가도 천지를 진동하는 향기로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상산이다. 4개의 꽃잎을 가진 꽃은 향기에 비해 자잘하여 그다지 볼품이 없는 편이다. ● 상산 常山 Orixa japonica | Antifebrile Dichroa ↘ 운향목 운향과 상산속의 낙엽관목 높이는 1.5∼3m에 달하고, 나무 껍질은 회색을 띤 갈색이며, 어린 가지에 털이 약간 있다. 잎은 어긋나고 한쪽에 2개씩 달리며 길이 5∼13cm의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

열매와 씨앗 2010.03.01

은행 열매, 은행나무 이야기

비내린 늦가을 청평사 절마당 앞의 아름드리 은행나무에 달린 은행 열매는 꼬마감이 조랑조랑 달린 듯 주황색 색감이 아름답다. 고즈넉한 산사에 우뚝 선 은행나무는 참 잘 어울리는 풍경을 이룬다. 살구를 닮은 열매에 씨앗에 흰 빛이 돈다고 해서 은행(銀杏)으로 불린다고 했는데, 과연 열매만 놓고 보면 살구를 닮았다. 영문 이름 또한 은빛 살구를 뜻하는 'Silver apricot'인 것이 동서양 사람들의 눈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천년을 사는 은행나무의 꽃말은 '장수 ·정숙 · 장엄함'. ↓ 청평사 은행나무는 겉씨식물로 침엽수로 분류한다. 고생대부터 빙하기를 거쳐 살아남은 화석식물로 식물계에서 연관종이 전혀 없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특별한 종이다. 식물계→은행나무문→은행나무강→은행나무목→은행나무과→은행나무속→..

열매와 씨앗 200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