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풍기는 청순미인 같은 꽃, 누린내풀(Coryopteris divaricata)
어여쁜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고 했던가. 풀꽃 중에도 이처럼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 있다. 누린내풀이 바로 그러한데, 아래에서 보듯 바람에 하늘거리는 푸른 꽃들의 자태가 청순하고 가냘픈 미인에 못지 않은데, 손길이 살짝 닿기만 해도 고약한 냄새에 코를 감싸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어찌 보면 액취가 심각한 청순미인이라고나 할까... 바이칼의 물빛이나 하늘빛보다 더 파란 꽃잎, 뱀이 혀를 낼름거리는 듯 내밀고 있는 기다란 꽃술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꽃술을 가만 들여다 보면 암술 하나가 수술 둘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마편초과의 나무로 역시 고약한 냄새를 풍기면서도 어여쁜 꽃을 자랑하는 것으로 누리장나무가 있으니, 풀을 대표하는 누린내풀과 나무를 대표하는 누리장나무는 냄새 풍기는 청순미인으로..